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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6.25 미국인 종군기자에게 훈장 수여


한국 정부는 올해 6.25 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유엔군으로 참전한 미국 등 20여개국 참전용사 수 천 명을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어제 (2일)는 6.25 전쟁의 참상을 생생하게 세계에 전했던 종군기자에게 수교 훈장을 수여했습니다. 000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2일 6.25 전쟁 종군기자인 미국인 마거릿 히긴스 여사에게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의 하나인 수교훈장 흥인장을 수여했습니다. 훈장은 이미 사망한 히긴스 여사를 대신해 딸과 손자에게 전달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히긴스 여사가 6.25 전쟁의 참상과 한국이 당면한 국가 생존의 어려움을 전세계에 알린 용기와 공로를 인정해 훈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히긴스 여사는 전쟁 당시 미국의 `뉴욕 헤럴드 트리뷴’ 소속 기자로 전장을 누비며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해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히긴스 여사는 이에 대한 공로로 1951년 미 언론인 최고의 영예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히긴스 여사의 딸인 린다 반더블릭 씨는6.25 전쟁에 관한 어머니의 책을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읽은 뒤 어머니의 이야기가 세상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의 이야기는 언론인들 외에는 잘 알지 못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뜻밖에 책을 읽고 초청까지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반더블릭 씨는 이 대통령의 초청이 자신과 형제, 가족에게 엄청난 영예라고 말했습니다.

히긴스 여사가 6.25 전쟁에 관한 취재를 시작했을 당시 미군 사령관은 여성이 전선에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외로 나가라고 명령했습니다. 히긴스 여사는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상급자인 더글라스 맥아더 사령관에게 호소해 결국 종군 취재를 허가 받았습니다.

히긴스 여사의 딸 반더블릭 씨는 많은 한국전쟁 참전용사들이 전선에서 함께 했던 어머니를 상기하는 얘기를 여러 해에 걸쳐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참전용사들은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선에서 어머니가 여자의 몸으로 벼룩과 생활하며 자신들처럼 땅바닥에서 누워 자는 모습에 놀라면서, 당시 어머니를 자신들의 마스코트처럼 여겼다는 겁니다.

엿새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반더블릭 씨와 20살 난 그의 아들 오스텐 군은 비무장지대 등 6.25 전쟁 관련 시설들을 견학하고 있습니다.

반더블릭 씨는 한국이 전쟁의 폐허에서 회복해 활기찬 민주주의와 세계 15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현실을 어머니가 본다면 매우 놀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휴전 이후 한국에 민주주의가 싹트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반더블릭 씨는 어머니와 참전용사들이 놀랍게 발전한 오늘의 한국을 도왔다는 데 큰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히긴스 여사는 베트남 전쟁 취재 도중 걸린 열대성 질병으로 지난 1966년에 사망했습니다. 오늘, 3일은 히긴스 여사의 90회 생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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