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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1] “북한 대학생들 졸업하려면 영어 꼭 이수해야”


북한 당국이 학생들의 영어 교육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학 과정에서 영어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가 하면, 인민학교에서는 영어 수업을 확대했는데요,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오늘부터 두 차례에 걸쳐 북한의 영어교육 현황을 살펴보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원어민 강사 초빙 등 북한 내 영어 열기를 전해드립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공교육에서 영어수업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영국문화원 소속 강사인 앤드루 카트 씨는 평양에서 ‘미국의 소리’ 방송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2008년부터 북한의 모든 대학생들은 학위를 따기 위해서 영어를 제 2 외국어나 제 3 외국어로 선택해 꼭 이수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영문학 전공자들에게는 말하기, 듣기, 쓰기, 문법 등 세분화된 기능 교육 과정이 마련돼 있고, 비전공자들에게는 통합된 교과 과정이 도입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카트 씨는 또 “현재 북한에서는 학생들의 영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교사들은 특히 말하기 강습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당국은 초등 교육에서도 영어 수업을 확대했습니다.

2008년부터 전국의 인민학교에서 영어를 정규수업으로 도입하기 시작된 것입니다. 일본 내 친북단체인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종전에 중학교 1학년부터 가르치던 영어와 컴퓨터 수업이 2008년부터는 전국의 소학교에서 3~4학년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은 이같이 영어 수업을 늘리는 한편, 영어교원들의 자질을 높이기 위해 2000년대 초부터 서방국가들에서 원어민 교사들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영국문화원과의 협력입니다. 영국 정부 산하 영국문화원은 2002년부터 북한에서 영어교육을 실시했는데, 현재 3명의 전문강사들과 이들을 지도하는 1명의 선임강사가 평양에 파견돼 있습니다.

영국문화원 전문강사들은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기 보다는 주로 영어교원들을 지도합니다. 김일성종합대학과 평양외국어대학, 김형직 사범대학에서 각각 1백50명의 교원들을 지도하는 한편, 북한 전역에서 평양으로 모인 중학교 영어교사들도 별도로 훈련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하월 영국 외무차관은 최근 의회에 출석해, 올해 안에 북한 내 교원 영어교육을 6개 대학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캐나다의 민간단체들도 북한 영어교원 훈련을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트리니티 웨스턴 대학의 언어학과장을 지낸 필 거젠 전 교수가 원어민 교사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 중이며, 오는 8월까지 현지에서 영어를 가르칠 예정입니다. 트리니티 웨스턴 대학은 캐나다의 영어교육 기관인 ELIC(English Language Institute in China)와 공동으로 2004년부터 비정기적으로 평양을 방문해 영어교원들을 훈련해 왔습니다.

또, 캐나다의 한인 민간단체인 대광투자기금은 지난 해 4월 개교한 평양교원강습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강습소에서는 이번 달부터 중학교와 대학의 영어교원들을 위한 원어민 강습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광투자기금의 한 관계자는 앞서 ‘미국의 소리’ 방송에 평양교원강습소에 대한 소문이 지방에까지 퍼질 정도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습니다.

“지방까지 벌써 다 소문이 났더군요. 굉장히 아주 관심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해요. 거기 영어 열기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하거든요. 굉장히.”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메노나이트 중앙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내년 7월까지 북한에 파견할 영어 교사 2 명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두 차례 교원들을 훈련시키는 한편, 매일 학생들을 상대로 3~4시간씩 영어를 가르칠 예정입니다.

뉴질랜드의 민간단체인 ‘뉴질랜드-북한 사회’(NZ-DPRK Society)의 경우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간 북한에 영어교사를 파견하려 했지만 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계획을 취소했다고 이 단체 관계자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습니다.

‘뉴질랜드-북한 사회’가 2006년과 2008년 파견한 원어민 강사는 북한에서 교원이 아닌 수재들을 가르쳤습니다. 당시 평양 금성학원, 금성 제1중학교, ‘6월9일 대성 제1고등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친 팀 컨즈 씨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 내 영어 학습에 대한 열의가 대단하다고 전했습니다.

"One of the teachers told me, English first computer second in our school. Such is the.."

컨즈 씨는 특히 금성학원의 한 교원이 자신에게 “우리 학교는 영어가 제일 중요하고 컴퓨터가 두 번째로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자신이 가르친 학교의 교장들과 관리자들은 “영어 교원들이 최신 영어교습법을 익히고 적용하길 매우 바랬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 캐나다의 구호단체 `게인’ GAIN, 미국의 구호단체 ‘글로벌 리소스 서비스’ GRS와 ‘국제전략화해연구소’ ISR 등이 한때 북한에 영어 교사들을 파견했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마련한 북한의 영어교육에 대한 기획특집, 내일은 현지에서 가르친 경험이 있는 외국인들이 전하는 영어교육 실태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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