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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오바마 바레인 황태자 비공개 면담


미국 사회의 이모저모를 알아보는 ‘워싱턴 24시’입니다. 중동 국가 바레인의 황태자가 워싱턴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 등 미 정부 당국자들을 만났습니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원조 노력이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의회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밖에 40년 만에 모든 기밀이 해제되는 베트남전쟁 관련 국방 문서, 웨스트 버지니아 광산터에서 벌어지는 환경 운동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문) 반 정부 시위와 유혈 사태로 논란이 일고 있는 바레인에서 황태자가 워싱턴을 방문했군요?

답) 그렇습니다. 바레인의 하마드 알 칼리파 황태자가 미국을 찾아 7일 오바마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을 만났습니다. 그간 바레인에서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는 국민들에 대한 유혈 진압으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것이 사실인데요. 따라서 불편한 만남이 됐을 텐데, 결국 언론에도 비공개로 면담이 이뤄졌습니다.

문) 어떤 얘기들이 오갔습니까?

답) 우선 오바마 대통령은 칼리파 황태자에게 바레인의 안정을 위해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바레인 국민들의 보편적 권리를 존중해 줄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따라서 정부 차원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중동 정책을 발표하면서도 바레인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 부분 들어보시죠.

바레인이 안정을 찾는 길은 오직 정부와 반대파가 대화를 갖는 일이라며 진정한 대화를 위해서는 강제 연행된 반대파들을 석방하는 일이 전제돼야 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은 주문했습니다.

문) 그렇다고 바레인 황태자를 몰아붙이기만 한 것 같지는 않은데,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황태자의 업적을 추켜세웠죠?

답) 네. 칼리파 바레인 황태자는 앞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도 만났는데요. 클린턴 장관은 의외로 황태자가 하는 일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죠.

클린턴 장관은 그간 황태자가 진행 해 온 국정 개혁조치들은 중요한 것들이었고 또 국민들과 대화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 같은 기조가 계속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바레인 정부는 최근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다음달 개혁 분야에 대한 회담을 갖기로 결정한바 있습니다.

문) 정작 칼리파 황태자가 어떤 입장을 보였는지 궁금하군요.

답) 네. 칼리파 바레인 황태자는 우선 미국과의 동맹을 재확인했습니다. 나아가 바레인 정부는 현재 개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는데요. 칼리파 황태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칼리파 황태자는 지금 바레인은 비록 어려운 상황이지만 분명 국가가 밝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미국방문을 계기로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재확인하고 양국 관계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문) 바레인 황태자가 동맹에 대한 언급도 했지만 미국 입장에서도 바레인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요충지라고 할 수 있죠?

답) 그렇습니다. 바레인에는 현재 미국의 제 5함대가 상주하고 있는데요. 바레인은 중동 평화의 중요한 길목이자 테러 대항전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란에 대응하기 위한 보루가 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바레인은 미국의 이 같은 군사 정책에 잘 협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반정부 시위자들을 유혈 진압하면서 24명의 시위대가 목숨을 잃고 수백명이 강제 구금되는 등 인권 유린 사태가 발생해 미국 당국을 당혹케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인권단체들의 규탄은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지원 문제와 철군 규모 등을 놓고 미 의회에서 정당 간에 점차 견해차가 크게 드러나는 분위기죠?

답) 맞습니다. 민주당 측은 이제 아프간에서의 최초 철군 규모에 대한 방향을 거의 잡아가고 있는데요. 당초 알려진 5천명 수준보다 많은 1만5천명 정도가 돼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반면 예산 문제로 그간 큰 목소리를 내지 않던 공화당 측에서도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는데요. 일차 철군 규모는 3천명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해 민주당 측과는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문) 이런 가운데 군사비 비출 이외에 지역 개발과 관련한 원조 역시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군요?

답) 네.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회가 8일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인데요. 미국 정부가 지난 10년간 아프가니스탄에 사상 최대규모의 해외원조로, 총 190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국가 재건을 위한 시설복구 등 전반적 성과는 미미했다는 분석입니다. 이는 한 달에 약 3억2천만 달러에 달하는 원조로 아프간 경제의 97%를 점할 만큼 막대한 규모입니다. 의원들은 그러나 이 같은 지원금이 잘못 쓰이는 바람에 아프간 시장이 왜곡되고 부패만 부추기는 등 아프간의 안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문) 미 상원에서는 또 미군의 완전 철군이 이뤄지는 오는 2014년 이후에 대한 상황도 우려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이 주축이 된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들은 현재와 같은 무분별한 지원이 계속될 경우 미군 등이 완전히 철수하는 2014년 이후 아프간에서는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여기에 미국민의 부정적인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와 ABC가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아프간 전쟁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54%였고 아프간에서 미군을 철수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73%가 그렇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 국방부가 다음주에 베트남전쟁과 관련한 기밀문서들을 모두 해제할 예정이죠?

답) 그렇습니다.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각종 기밀 문서가 오는 13일 완전히 해제됩니다. 미군의 베트남 참전 기간 중 이뤄졌던 각종 군사 정책과 비화들이 일시에 공개되는 것인데요. 그동안 여러가지 음모론과 비밀 폭로 등이 미국 현대사를 뜨겁게 달구기도 했었는데요. 게 중에는 민감한 사안들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어떤 파장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미 국방부가 이번에 기밀문서를 해제하는 날짜에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네. 지금으로부터 꼭 40년 전인 1971년 6월 13일은 한 군사분야 전문가가 베트남 전쟁과 관련 국방부 기밀들을 폭로하면서 미국 사회에 일대 파란을 불러일으켰던 날입니다. 그 주인공은 지금은 80세 고령이 된 다니엘 엘스버그 박사인데요. 당시 이 사건으로 엘스버그 박사는 일약 반전 운동의 기수로 등장했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자유와 평화를 갈구하던 미국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입니다. 이로 인해 미 국방부는 물론 미국 정부가 큰 홍역을 치렀을 것이 분명한데요. 그런데 40년 만에 이 날을 기념해 국방부가 관련 기밀문서를 모두 해제한다고 하니 감개무량이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것 같습니다.

문) 다니엘 엘스버그 박사와 그의 활동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답) 네. 지금 폭로 전문 매체 위키리크스의 줄리언 어산지가 있다면 1970년대 초 다니엘 엘스버그는 그 이상으로 화제가 됐었는데요. 하버드대학교 출신 경제학자로 해병대에서 군 복무를 하기도 했던 엘스버그는 캘리포니아주 랜드(RAND)연구소 재직 시절 미 국방부 전략문제 고문으로 활동했습니다.

문) 그 같은 신분으로 베트남 전쟁 관련 1급 기밀 문서들에 큰 어려움 없이 접근할 수 있었군요.

답) 그렇습니다. 엘스버그는 7천 쪽 분량의 이 같은 기밀 문서들을 당시 뉴욕타임스 등 일간지들에 폭로했는데요. 이로 인해 엘스버그는 12건의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115년형 선고 받았지만, 2년 만인 1973년에 무혐의로 풀려나게 됐습니다. 그 후 엘스버그는 자신의 체험과 베트남 전쟁 등에 관한 여러권의 책을 집필했습니다. 엘스버그는 또 지난 2006년에는 ‘올바른 인생상’이라는 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볼까요. 미국의 수도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서 이색적인 환경 운동 집회가 열리고 있죠?

답) 네. 웨스트 버지니아주는 천혜의 자연산천을 자랑하는 셰난도어 국립공원을 낀 애팔래치안 산맥으로 아직도 미개발 지역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곳 블레어 마운틴에는 오래 된 탄광이 위치하고 있는데요. 이곳은 미국 제1의 탄전 지대로 손꼽히는 곳이었습니다. 환경 운동가들은 그러나 더 이상 산림을 훼손하는 탄광 산업을 용인할 수 없다며 이에 반대하며 같은 뜻으로 모여든 환경보호 운동가들이 이 일대 75킬로미터를 행진하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이 행사는 오는 10일까지 닷새 동안 계속됩니다.

문) 그런데 그 탄광 지역이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하는데 어떤 사연이 담겨 있나요?

답) 네. 워낙 큰 광업 지역인 만큼 1900년대 초반에 수많은 탄광 업체와 광부들이 몰려 들었었는데요. 그러던 1921년 무렵 탄광의 노동자들이 근로 개선과 백인 노동자들과의 평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이는 급기야 경찰과 충돌해 16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결국 미국 노동권 확립에 중요한 분수령이 됐는데요. 미국 연방정부의 최소 임금과 주 5일 근무를 보장하는 노동법 제정의 근간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환경론자들은 이 지역을 사적지로 지정해 광산업을 폐지하고 보존될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 때 마침 애팔래치안 산맥 광산업의 문제점 등이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다뤄지고 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유명한 환경 운동가 고 바비 케네디의 아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영화 제작을 맡았는데요. 영화 제목이 대 탄광이라는 제목의 ‘Big Coal’ 입니다. 영화에서는 과거 무분별한 석탄 채굴 작업으로 애팔래치안 산맥 4천여 킬로미터가 훼손되고 그로 인한 심각한 환경 오염 실태 등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이달에 미 전역 영화관에서 일제히 개봉됩니다.

문) 오늘 마지막 소식인데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조금 전 워싱턴 인근 한 대학을 방문해 제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죠?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 제조업 분야를 재건해야 만 미국은 미래에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주의 커뮤니티 칼리지, 약칭 NOVA2년제 전문 대학 자동차 훈련 센터를 찾아 이같이 연설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가 침체에 빠져 있는 동안 수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며 개인과 산업계, 교육계가 협력해 숙련된 기술자들이 일자리를 채울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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