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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아시안컵 UAE전 졸전 끝에 무승부


북한이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졸전 끝에 0-0 무승부에 그쳤습니다. 이날 경기장에는 2백여 명의 북한 단체 응원단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아시안컵 8강 진출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중동의 카타르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컵 대회에 출전한 북한은 12일 새벽 끝난 D조 조별리그 1차전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는데 그쳤습니다.

이로써 승점 1점을 기록한 북한은 8강 진출을 위해 남은 이란과 이라크와의 두 경기 모두에서 패해서는 안 되는 큰 부담을 안게 됐습니다.

북한은 D조에서 가장 약한 팀으로 꼽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을 맞아 지난 해 남아공 월드컵에서 뛰었던 선수를 10명이나 선발로 출전시켰지만, 빠른 축구를 구사하는 상대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특히, 초반에 얻은 페널티킥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전반 7분 페널티 지역 왼쪽 측면에서 홍영조가 내준 패스를 받아 골 지역으로 파고 들던 정대세 선수가 상대 수비수에게 밀려 넘어졌고,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홍영조 선수가 찬 공은 골대 오른쪽 상단을 맞고 튀어 나오고 말았습니다.

이후 북한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빠른 압박에 막혀 별다른 기회를 잡지 못했고, 오히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날카로운 공격을 막아 내기에 바빴습니다.

북한의 문지기 리명국 선수는 후반 44분 상대의 결정적인 헤딩슛을 몸을 날려 막아 내며 팀을 위기에서 구했습니다.

북한의 조동섭 감독은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해 굉장히 아쉽다며, 남은 경기에서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대세 선수는 몸이 좋지 않아서 결정적인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면서, 무릎 부상으로 팀 합류 시기가 늦어져 운동량이 많지 않았던 것이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선수는 그러나 반드시 이겨야 할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해 문제가 생겼다면서도, 남은 두 경기에서 지지 않고 1승 이상을 거둔다면 8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19년 만에 아시안컵 무대에 진출한 북한은 사상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조동섭 감독은 경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단 8강 진출이 1차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목표는 1단계는 조에서 올라가고, 2단계는 최대의 경기 성과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북한은 오는 16일 새벽 이란과 조별리그 2차전, 그리고 19일 밤 이라크와 3차전을 남겨 놓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과 아랍에미리트연합의 경기가 열린 경기장에서 북한 남성 응원단 2백여 명이 열띤 응원을 펼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흰색 셔츠에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통일한 북한 응원단은 응원단장의 지시에 맞춰 북한 국기를 흔들거나 박수를 치고 구호를 외치면서 자신들보다 3배나 많은 아랍에미리트연합 응원단에 맞섰습니다.

이들 응원단은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중동 지역에 파견한 근로자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6년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때도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에 파견 나온 근로자들 위주로 구성된 응원단을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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