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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휴대전화 1백만…경과와 전망


휴대전화 사용 시 주의사항을 소개하는 북한의 조선중앙TV 방송
휴대전화 사용 시 주의사항을 소개하는 북한의 조선중앙TV 방송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1백만 명 돌파 경과와 앞으로의 전망을 이연철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당초 예상보다도 훨씬 빠르게 늘고 있는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08년 말에 북한에서 3세대 이동통신사업이 시작됐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지난 2009년 8월에 이집트의 투자은행인 나임 홀딩이 투자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0년 말 31만 명, 2011년 말에 56만 명 등 매년 두 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을 당시만 해도 너무 낙관적인 전망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실제로는 2010년 말에 43만 명으로 당초 예상보다 12만 명이나 더 많았고요, 2011년 1분기에 이미 53만5천 명으로, 당초 전망보다 아홉 달이나 빨리 5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9월 말에는 80만 9천 명으로 집계되면서 연말에는 1백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고요, 마침내 1백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어제(2일) 공식 발표된 것입니다.

문)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1백만 명을 돌파하는 데 3년 조금 더 걸린 셈이군요?

답) 네, 2008년 12월 첫 한 달 동안 가입자 수가 5천3백 명 이었는데요, 그로부터 3년 2개월 만에 1백만 명을 넘은 것입니다.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가입자 수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50만 명을 돌파하는 데 2년 4개월이 걸렸는데요, 1백만 명을 돌파하는데는 10개월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문)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폭발적인 증가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 무엇보다 먼저, 휴대전화가 제공하는 편리함을 꼽을 수 있는데요. 언제 어디서나 아무 제한 없이 전화를 할 수 있는 휴대전화 만의 장점이 북한에서도 통했다는 것입니다.

또 북한에서 시장활동을 하는 인구가 크게 늘어나면서 휴대전화 수요도 그 만큼 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다가 보다 저렴한 휴대전화기가 출시되고, 통화가능 지역이 확대된데다 문자와 영상통화 등 새로운 서비스들이 제공되면서 가입자가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오라스콤 텔레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 당국이 김정일 위원장에서 셋째 아들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를 위한 선전 차원에서 휴대전화 사업을 적극 추진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가입자 수가 이처럼 증가하면 동시에 통신 기반시설이나 통신서비스에도 큰 변화가 있을텐데요, 이제는 휴대전화로 신문까지 볼 수 있다고요 ?

답) 그렇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지난 해 11월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노동신문’을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휴대전화로 책을 보는 서비스도 제공될 예정입니다. 처음에는 음성통화만 가능했던 것이 이제는 신문 열람 외에도 문자와 영상통화에다가 사진과 음악을 보낼 수 있는 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또한 처음에는 수도인 평양에서만 통화가 가능했는데요, 지난 9월 말 현재 4백53개 기지국을 통해 평양과 14개 주요 도시, 86개 소도시, 22개 주요 도로 등에서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합니다.

문) 북한에서 사업을 하는 외국 기업이 과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도 궁금한데요, 어떤가요?

답) 일단 수치 상으로는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해 3분기를 보면, 매출액이 4천1백50만 달러로 전년 보다 1백25% 늘어났습니다. 또한 마진율이 무려 80%로, 세금을 내기 전 영업이익이 3천3백2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 같이 오라스콤 텔레콤이 북한에서 비교적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 체제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전문가 분석도 있는데요, 신흥 통신시장을 연구해 온 앤젤 도바르지에브 영국 오범 글로벌 대표는 지난 해 한국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오라스콤 텔레콤은 북한 정부가 원하는 것을 성실히 준수, 이행하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오라스콤 텔레콤은 이미 튀니지와 이집트, 방글라데시 등 정치적 제약이 있는 시장에서 그 같은 노하우를 축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가입자 수가 1백만 명을 돌파한 것은 북한의 휴대전화가 특권층의 전유물에서 일반 주민들에게 빠르게 확산된다는 증거로 볼 수도 있는데요, 앞으로 전망은 어떤가요?

답)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갑자기 휴대전화를 통제하지 않을 경우, 가입자 수의 폭발적인 증가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가입자 수가 1백만 명을 넘었지만, 여전히 전체인구의 4%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전기통신연합이 지난 해 세계 200여 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휴대전화 가입자 수 조사에서도 북한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낮은 가입율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만큼 가입자 수가 더 늘어날 여지가 크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는데요, 국제전기통신연합은 북한의 가입률이 높아지는 추세라며, 북한 내 통신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문) 지금까지 이연철 기자와 함께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1백만 명 돌파의 경과와 앞으로의 전망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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