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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냉해와 농자재 부족으로 올해 수확 악영향”


올 봄 한반도의 이상저온 현상과 비료 등 농자재 부족의 여파로 올해 북한의 수확량이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비료 부족이 올해 북한의 식량 수확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올해 4월 한반도는 몽골에서 내려온 찬 대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평균기온이 예년에 비해 섭씨 2도 정도 낮았습니다. 이는 1973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했던 국제 구호단체 `월드 비전’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 냉해 피해가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제가 밭을 몇 군데 다녀봤었는데요, 채소 같은 게 이제 다 기본적으로 잘 자라지 못할 뿐 더러 밭에 있는 건 얼어붙은 것도 많았고, 온실 안에서 자라고 있다 해도 너무 추워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파종 시기가 늦어지는 거에요.”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의 키산 군잘 박사는 1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올 봄 이상저온 현상은 무엇보다 이모작 작물 즉, 앞그루 작물 수확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상저온으로 밀과 보리의 파종 시기가 늦어질 경우 쌀과 옥수수 등 뒷그루 작물의 재배를 위해 충분히 성숙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은 채 파종을 하고, 따라서 수확량이 줄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군잘 박사는 앞그루 작물이 북한의 연간 농작물 전체 수확량의 15%를 차지하기 때문에 이 같은 손실은 식량 수급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북한 경제 전문가인 권태진 박사는 이상저온으로 쌀 농사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4월 달이면 주로 벼의 못자리 시기일 텐데 못자리 시기에 저온 현상이 일어날 경우 모의 생육 상태가 아주 나쁘고, 이러한 모를 가지고 이양을 할 경우 굉장히 초기 생육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여름 수확할 이모작 작황도 나쁘고 가을에 수확할 옥수수라든지 벼의 작황에도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금년도 식량 상황이 좋지 않은데 그러면 내년까지도 좋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 우려가 예상이 됩니다.”

권 박사는 기상 요건보다도 비료 부족이 올해 북한 농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북한 당국이 올해 초 중국으로부터의 비료 수입을 늘리기는 했지만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권 박사는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지금이라도 북한에 비료를 지원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5, 6월 달이 북한이 연간 사용하는 비료의 70%를 사용하니까 때가 늦긴 했지만 아직은 비료가 있다면 북한으로서는 농업 생산에 큰 도움이 되겠죠. 여름에도 비료는 계속 사용하는 거니까.”

구호단체인 월드 비전의 관계자도 농자재 지원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래도 평양에서는 자기들이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지방은 전혀 그런 여유가 없어서 온실 많이 세워놨는데, 비닐이 빵꾸가 났거나 오래 돼서 찢어지거나 그래도 전혀 교체를 못하는 거예요.”

월드 비전 관계자는 그러면서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이 지난 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에 옥수수와 옥수수 국수를 지원하는 국제 구호단체인 `기아대책’ 관계자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습니다.

“현재 그쪽 사정이 굉장히 안 좋다 그래요. 식량난 뿐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많이. 화폐개혁 때문에 굉장히 소란스럽고, 또 장마당 통제가 완화되긴 했지만, 중국 상인들이 화폐개혁 때문에 불안정한 화폐 때문에 시장도 제대로 운영이 안되고 있다. 팔 물건도 없고 곡식이 제대로 유통이 안되고 있다고 해서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권태진 박사는 북한은 국가 차원의 식량 수급 상황이 분명히 나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시장 활동 제한으로 개별 가정들이 식량을 구매할 능력이 없어 상황이 더욱 심각한 실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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