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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아메리카 250] 춤과 리듬으로 돌아보는 미국의 250년

워싱턴 D.C. 남서부의 공연장 아레나 스테이지(Arena Stage)에서 선보여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전통 춤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무용단 ‘스텝 아프리카!(Step Afrika!)’ 신작 ‘더 프루츠 오브 아워 레이버(The Fruits of Our Labor)’
워싱턴 D.C. 남서부의 공연장 아레나 스테이지(Arena Stage)에서 선보여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전통 춤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무용단 ‘스텝 아프리카!(Step Afrika!)’ 신작 ‘더 프루츠 오브 아워 레이버(The Fruits of Our Labor)’

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을 맞아 되돌아보는 미국 역사 이야기, ‘역사 속 아메리카 250’입니다. 조진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공연을 소개해 주신다고요?

기자: 네. 춤과 타악기의 리듬을 통해 미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돌아보는 공연입니다. 워싱턴 D.C. 남서부의 공연장 아레나 스테이지(Arena Stage)에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전통 춤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무용단 ‘스텝 아프리카!(Step Afrika!)’가 신작 ‘더 프루츠 오브 아워 레이버(The Fruits of Our Labor)’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기획된 작품인데요, 춤과 음악을 통해 미국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함께 생각해 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공연 제목부터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뜻입니까?

기자: ‘더 프루츠 오브 아워 레이버’는 직역하면 ‘우리 노동의 결실’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미국 사회 전체를 가리킬 수도 있고, 미국의 역사와 문화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온 흑인 공동체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미국의 역사는 독립과 발전의 역사인 동시에, 노예제와 인종차별 철폐, 평등을 위한 투쟁이 이어진 역사이기도 합니다. 이 작품은 미국이 지금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무엇을 물려받았는지, 또 더 나은 나라가 되기 위해 무엇을 바꿔 나가야 하는지를 질문합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무대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이런 이야기를 풀어내나요?

기자: 이 공연의 특징은 대사보다 몸의 움직임과 리듬을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점입니다. 작품에는 ‘스테핑(Stepping)’이라고 불리는 춤이 활용됩니다. 발을 구르고 손뼉을 치며 몸을 두드리는 동작을 음악처럼 연결하는 춤인데요.

여기에 현대무용과 타악기 연주, 시각적 이미지가 더해집니다. 무용수들의 발 구르는 소리와 손뼉 소리, 집단으로 움직이는 동작이 무대 위에서 하나의 리듬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이런 표현 방식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가 이어 온 문화적 전통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양한 사람들의 경험이 모여 미국 사회를 형성해 왔다는 점도 생각하게 합니다.

진행자: '스테핑'이라는 춤이 다소 생소하게 들리기도 하는데요. 정확히 어떤 춤인가요? 일반적인 탭댄스나 스텝 댄스와는 조금 다른 건가요?

기자: 네, 발을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스테핑'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고유한 문화에서 출발한 독특한 예술 장르입니다. 신발 바닥 소리 중심인 탭댄스와 달리, 스테핑은 발을 구르는 것뿐만 아니라 손뼉을 치고 가슴이나 다리를 두드리며 몸 전체를 하나의 타악기처럼 활용합니다. 여기에 구령과 호흡을 맞추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단체로 움직이는 강력한 군무가 가장 큰 특징입니다.

진행자: 몸 전체로 리듬을 만들어 내는 군무라는 점이 인상적이군요. 이 스테핑에는 어떤 역사적 배경이 담겨 있나요?

기자: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문화박물관(NMAAHC)에 따르면 스테핑은 20세기 초 미국 대학의 흑인 학생 사교 모임(Fraternities and Sororities)을 중심으로 발전했습니다. 아프리카 전통 리듬과 춤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고난 속에서도 서로 단결하고 정체성을 지켜내기 위한 소통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서 선보이는 스테핑은 단순한 화려한 볼거리를 넘어, 역경을 이겨낸 회복력과 공동체의 역사를 무대 위에서 온몸으로 증명하는 강력한 언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공연에서는 춤뿐 아니라 의상과 무대 연출을 통해서도 미국의 역사와 애국심을 표현한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작진은 공연홍보 영상을 통해 애국심이 무엇인지, 또 미국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애국심이 어떤 의미인지를 고민하면서 공연을 구상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의상에는 군인의 군복을 미래적이고 색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한 이미지를 반영했습니다. 군인뿐 아니라 농업과 산업 현장에서 일한 사람들도 미국을 만들어 온 애국자로 조명합니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기여를 무대 위에서 부각하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미국을 어떻게 경험해 왔는지 보여주려는 겁니다.

진행자: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인 만큼, 미국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공연은 미국이라는 나라가 어떤 이상을 내세워 왔고 그 이상을 얼마나 실현했는지 돌아보게 합니다.

미국은 자유와 평등을 중요한 가치로 내세워 왔지만, 건국 당시 노예제가 존재했고 흑인들은 오랫동안 권리와 기회를 제한받았습니다. 이후에도 시민권을 둘러싼 투쟁이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미국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는 오랜 간극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복잡한 역사를 배경으로, 오늘날 미국인들이 무엇을 이어받았으며 어떤 나라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 질문합니다. 건국 250주년을 단순히 과거의 성취를 축하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는 계기로 삼는 건데요. 오는 11월 1일까지 공연이 계속됩니다.

진행자: 미국의 역사와 정체성을 몸짓과 리듬으로 풀어내는 공연 ‘더 프루츠 오브 아워 레이버(The Fruits of Our Labor)’에 전해 드렸습니다. 조진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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