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의 혁신과 문화, 그리고 미국 50개 주까지, 다양한 미국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USA’입니다. 김철한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준비하셨습니까?
기자: 네. 건강에 좋다고 해서 먹은 음식이 나에게도 꼭 좋을까요? 사람마다 몸 상태와 생활 습관이 다른 만큼 필요한 음식도 다를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무엇을 먹느냐를 넘어, 내 몸에 맞는 음식을 선택해 건강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늘은 건강을 위한 식생활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 변화가 미국의 식품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음식으로 건강을 관리한다는 이야기인데요. 미국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킨지(McKinsey & Company)의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건강 관리(웰니스∙wellness) 시장 규모는 약 1조 8천억 달러로 추산됩니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은 약 4천800억 달러 규모입니다. 또 매킨지가 조사한 미국 소비자의 82%는 건강과 웰니스를 삶의 중요한 우선순위로 꼽았습니다. 건강관리가 단순히 아플 때 치료받는 것을 넘어, 평소의 식사와 운동, 수면 습관을 통해 몸을 관리하는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뜻입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식품을 고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겠군요. 마트에서 어떤 점을 더 꼼꼼히 살펴보나요?
기자: 맛과 가격뿐 아니라 식품에 어떤 영양소가 들어 있는지, 건강 관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살펴보는 소비자가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유산균이 들어 있는 식품이나 단백질이 풍부한 제품, 설탕 함량을 낮춘 음료 등이 관심받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건강에 좋다’는 광고 문구를 믿기보다 실제 성분과 영양 정보를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음식이 건강 관리의 한 부분으로 주목받으면서 소비자들도 제품을 선택할 때 더 많은 정보를 따져보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사람마다 체질도 다르고 건강 상태도 다르잖아요. 나에게 맞는 식단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최근에는 개인의 생활 습관과 건강 목표에 맞춰 식단을 계획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을 관리하려는 사람과 근육을 키우려는 사람,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식사 계획이 다를 수 있습니다. 스마트워치나 휴대전화 앱으로 수면 시간과 활동량을 기록하고, 먹은 음식과 운동량을 함께 살펴보면서 식습관을 조절하는 방식도 활용됩니다. 미국 국립 의학도서관에 소개된 연구에서도 몸에 착용하는 측정 기기와 휴대전화 기술을 활용해 개인별 영양 관리를 지원할 가능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기기와 앱이 질병을 진단하거나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식단을 정확히 결정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진행자: 식단을 짜는 일 자체가 번거로운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쁜 직장인이나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무엇을 먹을지 매일 고민하는 일도 부담입니다. 식단 추천 앱이나 식사 배달 서비스를 활용하면 건강 목표와 음식 취향에 맞춰 식사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싶다면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채소 섭취를 늘리고 싶다면 다양한 채소를 활용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개인별 식사 정보와 식품 배송 서비스가 더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식단 관리가 한층 편리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흐름이 식품 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나요?
기자: 식품업체들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가 원하는 건강 목표와 식생활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식품 판매와 영양 정보, 식단 계획, 배달 서비스를 연결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개인의 유전자나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식단이 미국 전역에서 보편화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관련 서비스가 확대되려면 정보의 정확성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비용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합니다.
진행자: 좋은 식단을 이용하려면 돈이 더 많이 들 수도 있다는 점도 걱정됩니다. 건강한 식사를 할 형편이 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차이가 벌어질 수 있겠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구매하기 어려운 가정도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과일과 채소 구매를 지원하는 ‘바우처 인센티브 프로그램(Voucher Incentive Programs∙VIPs)’과 ‘농산물 처방 프로그램(Produce Prescription Program∙PRx)’ 등 건강한 식품의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식품 구매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개인에게 맞는 식단을 찾는 것만큼이나 누구나 건강한 음식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도 중요합니다.
진행자: 결국 특별한 건강식이나 첨단 기기만이 답은 아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맞춤형 영양 관리의 핵심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을 이해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꾸준히 실천하는 데 있습니다. 특정 음식만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식사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 있다면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음식이 건강 관리의 중요한 출발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미국의 식생활과 식품 산업도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김철한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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