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분위기는 목가적, 그러나 힘겨루기 대화 -텍사스 목장에서 열릴 미중 정상 회담 - 2002-10-22


중국의 장쩌민 국가주석은 22일, 3박 4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장 주석은 시카고 휴스턴 등을 거쳐 오는 25일에는 텍사스 주에 있는 조지 부쉬 미국 대통령의 개인 목장에서, 부쉬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부쉬 대통령의 목장이라는 다소 편안한 장소에서 열림에도 불구하고, 두 지도자들은 이른바 불량 국가들의 핵무기 개발 문제에서부터 타이완을 둘러싼 두 나라 사이의 오랜 갈등 등, 일부 어려운 문제들을 놓고 힘겨루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정상 회담을 앞두고, 베이징 주재 VOA특파원이 이에 관한 배경 보도를 보내 왔습니다.

*************************

중국의 장쩌민 국가 주석이 그리 흔치 않은 부쉬 대통령 개인 목장으로의 초대를 반기고 있는 것은, 그로 인해서 장쩌민 주석이 표출하고 싶어하는 이미지, 즉 세계 주요 지도자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정치가라는 이미지가 강화되기 때문이라고, 분석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오는 25일 열릴 정상회담은 올해 들어서만 3번째 열리는 두 나라 지도자의 만남입니다. 중국 외교부 북미 담당관인 헤 야페이씨는 두 정상간의 빈번한 대화는 좋은 징후라고 말했습니다.

“두 나라 지도자간의 빈번한 대화는 두 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친밀함을 나타내는 것일 뿐 아니라, 또한 두 나라 사이의 성숙하고 친밀한 관계를 시사하는 것입니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부분적으로 베이징측이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라크의 화학 및 생물 무기 보유 의혹에 대한 대처 방식을 놓고 중국과 미국 두 나라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아직도 두 나라 관계를 시험하는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남아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가 금지된 무기를 색출하려는 유엔의 노력을 방해할 경우,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을 승인하는 유엔 안전 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원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군사 행동에 앞서 또다른 결의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고, 따라서 중국의 동의없이는 어떤 결의안도 통과될 수 없기 때문에 장쩌민 주석은 미국측에 다른 문제에 대해서 양보를 요구할 수 있는 입장에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 외교부의 헤 야페이 씨는 중국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중국은 다른 문제를 이라크 문제와 연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문제 그 자체를 놓고 판단을 내릴 것입니다.”

이라크는 걸프 전쟁이 끝날 때 무장 해제를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거짓말을 했으며, 핵무기와 생물 및 화학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계획을 은폐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국 세인트 루이스 대학교의 아시아문제 전문가인 팀 롬페리스 교수는 미국은 이라크 문제를 가장 크게 우려하고 있지만, 중국은 다른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타이완 문제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롬페리스 교수는 설명합니다. 타이완은 내전에서 패한 지난 1949년에 본토와 분리됐습니다. 중국은 타이완에 대한 본토의 통제를 회복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민주 정부가 수립된 타이완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공격을 받을 경우 타이완 방어를 도울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고, 또한 타이완 정부에 무기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부쉬 행정부는 해군 함정을 포함한 대 타이완 신규 무기 판매를 승인했습니다.

미국 정부와 타이완 사이의 우호 관계에 대해 중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타이완의 관계가 더 이상 밀접해지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원하고 있다고, 학자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간의 정상회담에서 타이완과 이라크 문제를 둘러싸고 힘든 대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양측은 최근 회담 분위기를 개선하기 위한 우호적 조치들을 교환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승인되지 않은 정치적 종교적 사상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투옥하는 중국의 인권 관행을 자주 비판했습니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같은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독립 지지 운동을 펼친 혐의로 수 십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사람을 비롯해, 최근 티벳에서 여러 명의 정치범을 석방했습니다.

워싱턴 측은 최근 신장지방을 위협하고 있다고 중국정부가 지적하고 있는 회교 분리주의 단체에 대해 행정 조치를 취했습니다. 그같은 미국의 조치는 사소한 것이지만, 신장 지방에서의 중국의 인권 침해에 촛점을 맞춰 온 미국으로서는 큰 변화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과 베이징의 관계는 지난 주 미국이 공개한 북한의 핵 무기 개발 계획 때문에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 핵 무기가 일본이나 남한을 상대로 사용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몇 안되는 북한의 우방 가운데 하나로서 한반도 비핵지대와 이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은 중국을 이용해 북한으로 하여금 핵 무기 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은 이번 텍사스 정상회담에서도 계속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