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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 휴전일 기념행사 열려


한국전쟁 휴전협정이 체결된 지 오늘 (27일)로 56주년을 맞았습니다. 미국의 모든 연방정부 기관들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주말 발표한 선언문에 따라,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에 감사를 표하는 뜻에서 오늘 하루 성조기를 조기로 게양합니다. 조은정 기자가 어제 (26일) 워싱턴에서 열린 휴전협정 기념행사를 취재했습니다.

일요일인 26일 저녁, 워싱턴의 링컨 대통령 기념관 앞에서 울려 퍼지는 우렁찬 태권도 기합 소리에 수 십 명의 미국시민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한국전쟁 휴전 56주년 기념일 전야에 열린 이번 행사는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6월 25일을 상징하는 저녁 6시 25분에 시작된 행사는 참전용사들의 소감과 미주 한인들의 감사를 담은 연설로 이어졌습니다.

미국 북부 일리노이 주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박물관의 래리 사쏘로시 관장은 “한국전쟁은 당시에는 사람들이 몰랐지만 공산권 붕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북한이 한국을 점령하려는 기도를, 중국이 극동을 모두 공산화 하려는 기도를 저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사쏘로시 관장은 “그러나 무엇보다 한국전 승리의 증거는 바로 오늘날 자유 한국의 모습에 있다”며 “한국은 민주주의의 보루이자 세계 10대 경제에 속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쏘로시 관장은 한국을 잿더미에서 승천한 불사조에 비유했습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참전용사들은 특히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7월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 휴전 기념일’로 선언하고, 의회가 지난 주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기억하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것에 고무돼 있었습니다.

1953년 1월 펀치볼(punch bowl)로 불렸던 강원도 휴전선 인근에서의 전투에 보병으로 참전했던 월터 에이드 씨입니다.

에이드 씨는 한국전이 미국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간주되는 것은 참전용사들의 책임도 일부 있다며 “이들은 처음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전쟁의 공포 때문에 한국전에 대해 주변에 많이 말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에이드 씨는 그러나 한국전쟁이 마침내 미국 내에서 인정을 받는 것에 매우 고무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하원에서 이 법안을 발의한 뉴욕 주 출신 찰스 랑겔 의원도 이날 행사에 음성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인 랑겔 의원은 “많은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그들이 치른 희생에 대한 표창(accolade)을 받지 못했다”며 “법안을 통해 이날 조기를 게양함으로써 미국인들이 그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내 한인들은 참전용사들이 자신들의 자유와 평화를 찾아준 것에 감사를 전했습니다.

미국에 태권도를 처음 전파해 ‘미국 태권도의 대부’로 불리는 이준구 씨는 “미군의 참전이 없었다면 삼성과 현대와 같은 한국의 대기업들은 물론 한국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며, 자신 역시 이미 북한에서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정전협정이 체결된 7월 27일을 상징하는 7시 27분에 촛불행사가 진행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촛불행사에서 참가자들은 60여 년 간 지속된 정전협정이 종료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오길 기원했습니다.

지난 1967년부터 1969년까지 평화봉사단원으로 한국 전라북도에서 근무했던 리처드 매킨타이어 씨는 “동서독이 통일된 것은 정부가 아닌 시민들의 운동에 따른 것이었다”며 “한반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재미 한인들과, 한국을 제2의 고향으로 생각하는 미국인들이 한반도에도 통일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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