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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미국인 기자 억류 사태 장기화


북한이 억류 중인 미국인 여기자들에 대한 적대행위를 확정함에 따라 억류 사태가 장기화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번 사태가 그동안 어떻게 진행돼왔는지, 또 앞으로 미-북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에 대해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근삼 기자. 북한은 미국인 기자들에 대해 불법입국과 적대행위를 확정했고, 기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게 됩니까?

답) 북한 정부가 정식으로 기소를 하고 사법절차를 시작하게 되면, 형 선고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 극적인 타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장기화될 공산이 커진 셈인데요. 특히 북한 당국이 확정했다고 하는 ‘적대행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일단 북한 형법에서는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수도 있는 중죄로 구분돼 있습니다.

지난 2007년 개정된 북한 형법에 따르면 ‘조선민족 적대죄’라는 것이 있는데요. 다른 나라 사람이 민족적 불화를 일으킬 경우 5년 이상 10년 이하의 노동교화형, 또 정상이 무거운 경우에는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또 불법입국의 경우에는 2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사안이 무거운 경우에는 3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에 처하도록 돼있습니다.

문) 미국인 기자들이 북-중 국경지방에서 취재 도중 억류된 것이 지난 17일이었는데요, 그동안 어떤 과정들이 있었습니까?

답) 네. 언론에 억류 사실이 공개된 것은 사흘 뒤인 19일 이었는데요. 당시 미국 국무부는 억류 사실만을 확인하고, 억류 당시 정황에 대해서는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북한 정부는 두 기자가 불법입국 해 억류했다고 공식 발표했고요, 일부 한국 언론들은 이들이 평양 인근으로 옮겨져 조사를 받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정부가 이들에 대한 신변안전을 보장할 것임을 전해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이후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이들의 면담을 허용했는데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관련 국제법에 따라 영사 접촉과 대우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단 이들에 대한 조사와 사법 처리 과정이 국제적인 기준에 부합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조치의 정당성, 아울러 북한이 정상 국가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이는 북한이 로켓 발사를 앞두고 2006년과 달리 국제해사기구 등 관련 기구에 발사 계획을 통보한 것과도 연관 지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 자국민이 제 3국에 억류됐다는 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중대한 상황 아닙니까? 그동안 미국 정부는 어떤 조치를 취해왔습니까?

답) 미국은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과 뉴욕에 있는 북한의 유엔대표부 채널을 통해 북한 정부와 접촉을 벌였고, 또 실제 대화가 이뤄져 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무부는 공개적으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한 정보 공개나 입장 발표를 굉장히 자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억류된 기자들의 안전하고 조속한 석방이 우선이라는 방침 아래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입니다.

그런 와중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직접 이 사안에 관여한다고 밝힌 점은 이례적인데요. 그만큼 중대하게 처리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문) 결국 북한 당국이 이들을 기소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는 모습인데요. 이후 미국 정부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여전히 극히 제한적인데요. 미 국무부는 지난 30일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두 여기자와 각각 면담했다고 밝혔지만, 면담 일자나 장소, 구체적인 면담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들의 기소 계획을 밝힌 ‘조선중앙통신’ 보도 이후에도, 짧게 보도 내용을 알고 있으며, 미국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만을 밝혔습니다.

문) 앞서 이들 기자가 조속히 석방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있었지만, 북한 당국의 이번 발표로 사태가 장기화 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까? 현재 미-북 관계는 로켓 발사 등을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큰데, 북한 당국의 이번 조치가 미-북 관계에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답) 북한은 여기자 억류 사태를 심각한 국면으로 몰아가면서, 미-북 관계의 또 다른 협상카드로 활용하려 들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인데요.

북한은 로켓 발사를 강행할 움직임이고, 미국과 한국, 일본 등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대응 조치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미국의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서, 6자회담 재개 방안과 함께 이들의 석방을 위한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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