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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기자 2명 북한 억류…미 정부 북한에 우려 표명


미국 정부는 19일 미국인 기자 2명이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을 취재하던 중 북한 당국에 체포돼 억류된 사건에 우려를 표하고 진상 파악에 나섰습니다. 미국인 기자들은 두만강 접경 지역에서 취재를 하다가 북한 경비원에게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도에 김근삼 기자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인 기자 2명이 북한 당국에 의해 억류된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억류된 미국인은 캘리포니아의 케이블 방송국인 ‘커런트 TV’ 소속의 중국계 로라 링 기자와 한국계 유나 리 기자입니다. 두 기자 외에 이들을 안내하던 조선족 출신 중국인 한 명도 북한 당국에 억류돼 있습니다.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대변인은 이들이 현재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관계 당국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드 대변인은 평양주재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북한 당국과도 접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미국인들의 소재와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협조를 구했으며, 북한 당국에도 스웨덴 대사관을 통해 이미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국무부는 2명의 미국인이 두만강을 넘어 온 북한 경비대원에게 중국 지역에서 구금됐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19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는 사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정황을 파악 중이며, 두 사람이 억류됐다는 것 외에는 공개할 정보가 없다고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습니다. 국무부 관계자는 현재 파악한 정보 중 상충되는 내용들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기자들이 당시 중국 영토에 있다가 붙잡혔는지도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것이, 국무부의 공식 입장입니다.

이들의 취재를 도운 ‘두리하나 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이들이 국경에 접근해서 취재 활동을 벌이다가 붙잡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건 사실은 국경지역을 촬영하거나 위험한 지역은 안 하는 걸로 했고, 또 주의사항을 줬고, 제가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줬는데. 아마 그 약속을 안 지키고 욕심 부리다가, 단둥으로 간다고 저한테는 그렇게 얘길 하고 아마 국경 쪽으로 가다가, 아마 사고가 난 것 같아요.”
천 목사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 내 탈북자 실태에 대한 특집기사를 준비 중이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북한이 최근 미국의 식량 지원을 거부하고 다음 달 인공위성 로켓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발생한 것으로, 이번 사태의 해결이 앞으로 미-북 관계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지난 1996년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가 압록강을 넘어 북한으로 밀입국하자 억류한 바 있지만, 당시 미국 대통령 특사로 방북한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 주지사와의 협상 끝에 석방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1999년 6월에도 나진선봉 지구 부근에서 한국계 미국인 사업가를 체포해서 한 달 간 억류한 후, 중국으로 추방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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