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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전당대회 현지보도] 첫 날 일정 대부분 취소


오는 11월의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공화당의 전당대회가 오늘부터 나흘 간 미국 중서부 미네소타 주 세인트 폴에서 열립니다. 전당대회는 미국 전역에서 4만5천 명의 대의원과 정치인들이 대거 참가하는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 중 하나지만, 미국 남부를 향해 북상 중인 허리케인 구스타브 때문에 첫 날 일정이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폴 엑셀 센터에 나가있는 '미국의 소리' 김근삼 기자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 공화당 전당대회 첫 날인데요. 세인트 폴 현지 분위기를 먼저 좀 전해주시죠.

답: 네 현재 이곳 시간으로 오전 7시35분을 막 지났는데요. 첫 날 공식 행사가 시작되기까지는 아직 7시간 정도 남아있습니다. 이 곳 엑셀 센터는 서서히 분주해지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을 비롯해서 전세계에서 모여든 주요 언론들이, 이미 행사장 안팎에서 바쁘게 움직이면서 현지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이 노동절 휴일인데다 허리케인 때문에 오전 일정이 취소되면서 언론과 현지 관계자, 보안 요원들을 제외하면 거리는 아직 매우 한산한 모습입니다.

: 허리케인 때문에 첫 날 일정이 상당히 축소됐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당초 공화당은 오늘 조지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이 지지 연설을 하는 등 첫 날부터 뜨거운 분위기로 이끌어간다는 계획이었는데요. 두 사람 모두 전당대회 참석을 취소했구요, 다른 정치인들의 연설 등 공식 행사도 대부분 취소됐습니다.

: 공화당과 전당대회 참석자들의 실망이 크겠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4년에 한 번 씩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리는 전당대회는 가장 중요한 정치 행사입니다. 지난 주 민주당은 덴버에서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당 후보로 지명했죠.

그런데 공화당은 예상치 않은 허리케인으로 일정에 큰 차질이 생겼으니까 더욱 실망이 큽니다. 공화당은 앞서 말씀드린대로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했구요, 맥케인 상원의원을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최소한의 절차만 오후 3시부터 5시30분까지 짧막하게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일정도 원래 계획대로 진행될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맥케인 의원의 입장을 들어보시죠

맥케인 의원은 "전당대회 활동이 정상적으로 재개됐으면 좋겠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신의 손에 달린 것"이라면서 앞으로 태풍 상황에 따라 전당대회가 계속 축소될 수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 가장 중요한 정치행사인 전당대회 첫 날 일정을 대폭 축소했다니, 공화당이 이번 허리케인 피해에 굉장히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답: 네. 이 곳에 모인 정치 분석가들은 3년 전 뉴올리언스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의 영향을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는데요. 당시 부시 행정부는 늑장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구요, 결국 연방재난관리청장이 교체되기도 했습니다.

공화당은 이번에도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축제성 정치 행사를 그대로 강행하는 것보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 김 기자, 어제부터 전당대회를 취재하고 있는데 현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답: 네. 전당대회가 열리는 세인트 폴은 미네아폴리스라는 시와 미시시피 강을 사이로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쌍둥이라는 뜻의 '트윈 시티'로 불리는데요. 어제 이 지역 주민들과 얘기를 나눠보니까요, 큰 행사를 개최한다는 자부심과 기대감 외에두요, 경제적으로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엑셀 센터 주변에서 일본 식당을 운영하는 미요코 오노리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미요코 씨는 전당대회 개최가 발표된 후부터 주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크구요, 전당대회 기간 동안 많은 방문자들이 오면서 가게 매상도 올라가는 등 좋은 일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의 조앤 버고스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년 반 이상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이미 지역의 일원이 됐다"면서 "지역경제에 1억6천만 달러 가까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 그런데 허리케인으로 공식 일정이 축소되면서 경제적인 기대도 줄어들 수 밖에 없겠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앞서 인터뷰를 했던 오노리 씨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종업원을 30명에서 50명으로 늘렸는데요. 일정 축소로 예상만큼 손님이 들지 않을까봐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어제와 그제는 주말임에도 비교적 한산했다고 하네요.

어제 행사장 주변에서는 부시 대통령과 맥케인 후보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도 열렸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정치적인 이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지지하는 시위자와 공화당 참석자들이 서로 어울리고 또 의견을 나누는 모습이었습니다.

세인트 폴에 사는 짐 씨는 공화당 정책의 문제점을 알리고, 오바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고 하는데요. 제가 지켜보는 동안에도 일부 공화당 대의원들은 오바마 지지 구호를 들고 공화당 전당대회장 앞에 온 짐 씨와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반전단체들은 어제 시위와는 별도로 오늘 세인트 폴에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을 벌인다는 계획인데요, 최대 5만 명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OUTRO: 지금까지 김근삼 기자로부터 공화당 전당대회 소식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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