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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지원국 해제…북 검증 협조가 관건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검증체계를 놓고 미-북 양측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북한이 검증체계에 합의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지난 30일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만족할 만한 검증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비핵화 3단계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의사를 의회에 통보한 게 지난 6월26일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문: 그런데 미국 정부는 최근 들어 북 핵 검증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지정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는데요, 의회의 반대가 없어도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지 않겠다는 건가요?

답: 그렇습니다. 우선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와 관련한 규정에 대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 의회에 해제 의사를 통보했죠. 의회 하원은 오늘부터 휴회에 들어갔고, 상원도 7일부터 휴회에 돌입합니다. 따라서 45일 째가 되는 오는 11일까지 의회의 반대 입법은 불가능해졌습니다.

문: 그러니까 11일에는 어쨌든 테러지원국 지정이 해제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답: 그렇지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45일이 지났다고 해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조치가 자동으로 발효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죠. 의회의 반대가 없어도 미국 국무장관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한다고 발표해야만 비로소 실제 해제가 이뤄집니다. 또, 북한이 검증체계에 합의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지 않겠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부시 대통령의 말을 한 번 들어보시죠.

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 30일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11일까지 검증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과정을 되돌릴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만족할 만한 검증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점을 6자회담 당사국들에게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는 적성국 교역법 적용 종료와 함께 북한의 핵 신고에 대한 보상 조치로 이뤄진 것 아닙니까? 적성국 교역법 적용이 종료된 것처럼, 테러지원국 지정도 일단 해제돼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도 있는데요?

답: 미국 정부의 입장은 다릅니다. 핵 신고는 검증이 병행돼야 의미가 있다는 것인데요. 따라서 검증이 없는 신고만 가지고는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할 수 없다는 것이죠. 지난 달 31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말을 들어보시죠.

힐 차관보는 "의회 통보기간인45일 간 북한의 협력을 평가할 것이며, 여기에는 검증 협정문에 대한 합의도 포함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검증이 없이는 신고를 논할 수 없으며, 둘은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문: 그러니까 의회 통보기간이 끝나는 오는 11일 이전에 북한이 검증체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미국이 입장인데. 만약 받아들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 앞서 말씀드린대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계속 미룬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입장입니다. 다만 북한이 만족할 만한 검증체계에 합의하면 언제든지 테러지원국 지정을 해제하겠다는 것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지난 달 30일 부시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특별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북한 측이 검증 계획서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테러지원국 해제는 예정된 시일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후 북한이 이행 계획에 합의하면 언제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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