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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인권문제, 미-북 관계 정상화 핵심 요소’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과정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핵심 요소로 다룰 것이라고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31일 미국 의회 상원 군사위원회가 개최한 6자회담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정치범 수용소에서의 고문, 처형 등 북한 정부의 인권침해 실태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특히 김동식 목사 납치 사건 등 납북자 문제를 북한 측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31일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특별히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비핵화 3단계에서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준비할 것이라면서, "인권 문제는 정상화 과정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북한의 인권상황은 매우 열악하고, 북한주민들이 매일 겪는 고통은 이러한 억압이 계속 용납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며 "의미있는 진전이 있을 때까지 북한을 계속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이례적으로 인권 문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북한의 정치범과 탈북자 등이 겪는 고통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에 있는 대규모 정치범 수용소의 위성사진을 봤다"면서 "이는 한반도의 상처이며, 여기서 북한주민들이 고문과, 강제 낙태, 심지어 처형까지 당한다는 보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 더 나은 삶을 위해 탈출한 탈북자들도 고통과 강제북송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이 역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6자회담에서 언제 어떤 방법으로 인권 문제를 다루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힐 차관보는 미-북 관계 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인권 문제가 핵심 요소로 다뤄질 것이라고 거듭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특히 미-북 관계 정상화 단계에서 북한 당국에 납치된 김동식 목사 등 납북자 문제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북측에 제기했던 것처럼 김동식 목사 사건도 반드시 제기할 것이라며, 조업 중 피랍된 어부들의 사례 등 한국인 납북자는 일본인들보다 훨씬 많지만 이들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영주권자였던 김동식 목사는 지난 2000년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다가 납북된 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공식적인 생사 확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또 인권 문제 제기를 위해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를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 협상 테이블에 초청할 용의가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힐 차관보가 이날 청문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관해 보다 구체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상원에서 보류 중인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 내정자의 인준 전망이 밝아졌습니다.

상원에서는 공화당 샘 브라운백 의원이 미국 정부가 6자회담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룰 것을 요구하면서, 스티븐슨 내정자의 인준을 거부해왔기 때문입니다.

군사위 소속이 아니면서도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브라운백 의원은 "힐 차관보가 인권 문제를 다루는 시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브라운백 의원은 이날 청문회가 끝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힐 차관보가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인권침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스티븐스 주한대사 내정자에 대한 인준 반대를 철회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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