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개발계획, UNDP가 사업자금 전용 논란으로 지난 해 3월 중단했던 북한 내 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UNDP는 최근 열린 집행이사회에 이어 오는 9월에도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윤리위원회는UNDP의 대북 사업자금 전용 의혹을 고발해 보복해고됐다고 주장해 온 UNDP의 한 전직 직원에게 보상금을 지불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유엔개발계획, UNDP가 지난 해 3월 중단했던 북한에서의 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활발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UNDP의 데이비드 모리슨 대변인은 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모리슨 대변인은 지난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UNDP 집행이사회에서 UNDP의 대북 사업에 관한 외부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제시됐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이사국들은 이 회의에서 UNDP의 불법행위에 관한 의혹들이 해소됐다는 보고를 받았고, 따라서 UNDP의 대북 사업이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고 모리슨 대변인은 말했습니다.
UNDP는 북한 내 활동과 관련한 자금전용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해 3월 북한에서 활동을 중단하고 철수했습니다.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외부감사 결과UNDP는 현지에서 직원들을 고용하고 월급과 수당, 임대료를 현금으로 지불하는 등 유엔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UNDP의 전용계좌를 이용해 수백만 달러를 해외로 불법송금했다는 등의 의혹이 끊이지 않자 지난 해 9월, 헝가리의 미클로스 네메스 (Miklos Nemeth) 전 총리가 이끄는 3인의 독립적인 외부조사단이 구성돼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 조사단의 조사결과에서 UNDP가 북한의 자금전용을 몰랐던 것으로 밝혀지면서UNDP측은 지금까지의 불법행위에 대한 의혹들이 모두 해소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사업 운영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UNDP의 대북 사업 재개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데이비드 모리슨 UNDP 대변인도 대북 사업의 재개에 앞서 북한이 노출한 문제점들을 개선할 수 있는 투명하고 신뢰성 있는 방안이 마련될 것임을 확인했습니다.
모리슨 대변인은 북한 내 활동을 재개한다면 이사회가 인력 채용과 현금 지급 문제 등과 관련한 운영 방침을 제시하게 될 것이며, UNDP는 그 방침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UNDP 이사회는 이번 회의에서 대북사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오는 9월에 열리는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 윤리위원회(UN Ethics Committee)는 1일 UNDP의 전직 직원인 아트존 스크루타지 씨에게 14개월의 임금에 상당하는 금전적 보상을 제공할 것을 UNDP측에 권고했습니다.
스크루타지 씨는 UNDP의 대북 사업자금 전용 의혹을 고발해 보복해고됐다고 주장하며 복직을 요구해 왔습니다.
앞서 유엔 윤리위원회는 스쿠르타지 씨의 사건을 조사한 후 그가 보복해고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을 내리고, UNDP에 추가조사를 권고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UNDP는 유엔 윤리위원회가 법적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이같은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모리슨 대변인은 UNDP는 유엔 윤리위원회의 금전적 보상에 대한 권고는 받아들일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리슨 대변인은 금전전 보상에 대한 유엔 윤리위원회의 권고는 보복해고와 관련한 스쿠르타지 씨의 주장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한편, 아트존 스쿠르타지 씨의 변호사인 조지 어빙 변호사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엔 윤리위원회의 권고를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어빙 변호사는 이번 유엔 윤리위원회의 보고서는 스쿠르타지 씨가 유엔의 내부고발자 보호 대상이라는 사실과, 그가 UNDP의 대북 사업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빙 씨는 스쿠르타지 씨가 독립 외부조사단의 권리 침해에 따른 이번 보상과는 별도로 UNDP의 해고 조치에 대해 유엔 합동항소법원(United Nations Joint Appeals Court)를 통해 계속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