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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지금] 고유가 시대-미국인들도 절약 운전


미국 사회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전해드리는 '미국은 지금' 시간 입니다. 최근 고유가의 영향이 생활 곳곳에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에 기름을 넣을때는, 높은 기름값을 더욱 실감하게 되는데요. 다른 나라에 비해 자가 운전자 비율이 높은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의 이런 부담이 더욱 큽니다. 최근 미국 연방도로국(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런 고유가 부담으로 미국 운전자들의 자동차 운행 거리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 미국 운전자들의 차량 운행 거리가 줄었다니까, 미국에서도 고유가 부담이 크긴 큰 것 같습니다.

네. 저도 오늘 연방도로국의 관련 발표를 보고 좀 놀랐습니다. 미국에서는 사실 자가용차가 생활 필수품이 된 지 오래거든요. 대도시를 제외하면 대중교통이 별로 발달하지 않아서, 대부분 생활 속에서도 이동을 자가용차에 의존하고 있구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 운전자들의 차량 운행거리가 줄었다고 하니까, 최근 고유가에 따른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겠죠.

문: 얼마나 줄었습니까?

연방도로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해 4월까지 미국 운전자들의 총 운행거리를 추산해서 발표했는데요. 지난 2006년과 2007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3백억 마일이 줄었다고 합니다. 킬로미터로 바꾸면 480억 킬로미터 정도 되죠.

문: 480억 킬로미터라니 어마어마한 숫자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죠. 하지만 미국 인구가 3억명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할만한 숫자인데요. 480억 킬로미터라고 해도 미국인 한 사람 당 160 킬로미터구요, 한 달에 한 27킬로미터 정도 덜 운전한 셈이죠.

문: 말씀을 듣고 보니 그렇군요.

네. 비율로 따지면 지난해에 비해 운행거리가 1% 정도 준 것인데요. 그래도 이렇게 운행거리가 준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연방도로국에 따르면 이런 수준으로 운행이 감소한 것은 지난 1979년부터 80년 사이 이란 혁명으로 야기된 석유파동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문: 미국에서 기름값이 얼마나 올랐습니까?

주유소에서 소비자가 구입하는 휘발유 가격을 살펴보면요. 4년전인 2004년 여름에는 보면 갤런 당 1달러70센트가 안됐습니다. 리터로 환산하면 1 리터 당 40센트 수준이죠. 하지만 이제는 전국적으로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불과 4년 사이에 2.4배 정도 오른 셈이죠. 특히 앞서 말씀드린대로 미국에서는 자가 운전자 비율이 높으니까, 그만큼 부담도 크구요.

문: 사실 기름값이 오른다고 직장이나 학교에 안 갈수도 없는 일인데. 미국 운전자들이 어떻게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흥미로운 질문이신데요. 연방도로국 자료를 보면 도시 주변보다는 지방이나 농촌 도로의 운행이 더 줄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미국인들이 출퇴근이나 등교같은 일상생활에서 자동차 운행을 줄이는 것은 쉽지 않더라도, 장거리 여행처럼 선택적인 부분에서는 많이 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중교통 이용객수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문: 고유가의 영향이 안 미치는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자동차 운행도 줄었지만 자동차를 구입하는 경향도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형차 판매 비율이 높은 편이었데요. 최근에는 크게 줄었습니다. 특히 SUV의 인기도 급감했구요. 예전에는 힘있고 안전한 차로 여겨지던 SUV를, 이제는 기름먹는 골치덩어리로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도 이런 분위기에 맞춰 그동안 인기도 많고, 회사 입장에서 이윤도 높았던 대형 트럭이나 SUV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있습니다.

문: 한국에서도 그렇고, 소형차 인기 추세는 당분간 계속되겠군요.

그렇죠. 고유가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씀인데요. 고유가는 주택 구입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주택시장이 불경기 아닙니까?

미국도 마찬가지인데요. 이런 불황 속에서 도시의 경우 중심 보다는 외곽 지역 주택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고유가와도 연관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아무래도 기름값이 오르면서 사람들이 직장과 가까운, 그래서 출퇴근할 때 운전을 덜 해도 되는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었구요. 외곽지역은 주택구입자들의 외면으로 가격이 더 하락한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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