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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북한 올 6월 안에 수십만 명 아사 위기’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의 법륜 스님은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식량난에 대한 설명회에서, 5~6월 사이에 북한에서 대규모 아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륜 스님의 이같은 주장은 최근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에 대한 대북 지원단체들과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입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최근 북한의 식량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단과 견해를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됐군요.

답: 7일 워싱턴에 있는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에서는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좋은벗들’ 이사장인 법륜 스님의 설명회가 열렸는데요. 법륜 스님은 북한의 식량난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 도달했으며, 외부의 긴급 지원이 없을 경우 5월과 6월 사이에 20만 명에서 30만 명이 굶어죽는 대규모 아사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문: 법륜 스님의 경고가 사실이라면 1990년대 중반처럼 매우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군요.

답: ‘좋은벗들’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북한 소식지에서 이미 지난 달 하순부터 리 단위마다 매일 한 두 명씩의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법륜 스님은 연속적인 수해로 이미 수확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외부의 지원도 끊기고 또 정부 단속으로 시장 활동도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햇감자가 수확되는 7월까지 매우 힘든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아무튼 20~30만 명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법륜 스님의 말은 최근 북한 식량난과 관련해 제기된 것 중 가장 심각한 분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앞서 미국의 전문가들도 북한 식량난에 대한 분석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이들의 견해는 어떤가요?

답: 일단 북한의 식량 사정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나빠졌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합니다. 하지만 식량 부족이 당시처럼 대규모 아사 사태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견해차가 있습니다.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랜드 선임 연구원은 북한은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또 대기근에 임박했다면서도, 북한경제가 1990년대보다 유연해졌고 또 식량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도 높기 때문에 ‘고난의 행군’ 때와 같은 심각한 아사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연말 북한을 방문했던 러시아의 대북 전문가 게오르기 톨로라야 씨도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북한에서는 이제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형성한 시장이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아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좋은벗들’이 또다시 대규모 아사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배경은 뭡니까?

답: 법륜 스님은 북한 내외의 상황 변화가 식량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우선 내부적으로는 정부의 단속으로 최근 시장 활동이 크게 위축됐고, 또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짓던 농사도 대부분 중단됐기 때문에 식량 수급이 예년보다 더 어려워졌구요.

외부적으로는 중국으로부터 지원되거나 수입되는 쌀이 크게 줄었고 한국의 지원은 중단된 상황입니다.

이러다 보니 아무리 시장이 기능을 한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아사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문: 이번 주에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평양에서 식량 지원을 재개하기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에 대한 50만t 규모의 지원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대량의 식량이 가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지 않을까요?

답: 맞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인데요. 법륜 스님은 미국이 지원 결정을 내려도 북한까지 쌀이 가는데는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미국 전문가들도 같은 견해인데요. 미국에서 식량 지원을 할 때는 미국에서 생산된 식량을 미국 화물선으로 나르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식량이 가기까지는 몇 달이 소요된다는 것이죠.

법륜 스님은 그래서 이미 아사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이 없으면 햇감자를 수확하는 7월 이전에 20만 명에서 30만 명이 더 굶어죽을 수 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문: 국제식량계획, WFP도 최근 북한에 대한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일단 현재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긴급 지원이 시급하다는 말이군요.

답: 북한 식량난의 심각함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는 바로 식량 가격이라는 것도 전문가들의 지적인데요.

예년에는 가을에 추수를 하면 식량가격이 보통 내려갔습니다. 하지만 지난 해에는 가을에도 식량 가격이 거의 내려가지 않다가 올 봄 들어 급격히 상승했구요, 현재 전국적으로 1년 전에 비해 쌀 값이 3배 정도 뛴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는 연이은 수해로 수확량이 준데다, 외부의 지원마저 끊기면서 식량이 부족한 상황을 보여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북한 정부가 선전하는 것처럼 국제적인 식량가격 상승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북한 내부에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는 거죠.

아무튼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것은 매우 명백하구요 여기에 외부의 지원도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김근삼 기자와 함께 북한의 식량난 상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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