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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체제유지 위해 외부언론 통제’


북한 정부는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외부의 대북 방송에 대해, `사회주의를 붕괴시키려는 심리모략전’이라고 비난하는 내용의 논평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언론 전문가들은 오히려 북한 정부가 체제유지를 위해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북한과 국제정세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정확한 인식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북한 정부는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외부의 대북방송을 비난하는 논평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이들 방송은 북한의 제도에 대한 불만을 조성해 사회주의를 붕괴시키려는 ‘심리모략전’이라는 것이 북한 정부의 주장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7일 논평에서 `미국의 소리' 방송이 방송시간과 중파 방송을 늘린 사실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이 대화의 막 뒤에서 북한을 반대하는 심리모략전에 그 어느 때보다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북한 정부가 언론의 자유와 정보의 유통을 심각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의 빈센트 브로셀 아시아 담당 국장은 북한이 전세계에서 최악의 언론자유 국가라고 말했습니다.

브로셀 국장은 “북한의 언론환경은 세계 최악이며, 북한의 기자는 취재의 자유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다”면서 “북한 매체는 정부의 완전한 통제 아래 있으며, 오직 정부의 방침을 전하고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기쁘게 하는 목적으로만 설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가 지난 해 10월 발표한2007년 연례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 따르면 북한은 전세계 1백69개국 중 1백68위로, 투르크메니스탄, 에리트리아와 함께 ‘최악의 언론자유 국가’로 꼽혔습니다.

최근 북한 정부가 외부의 대북방송을 비난하고 나선 데 대해, 브로셀 국장은 체제유지를 위해 주민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시도라고 말했습니다.

브로셀 국장은 “북한 정부가 외부의 대북 방송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이유는, ‘북한이 지상낙원’이라는 선전 속에 살아온 주민들이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서 “결국 체제유지가 목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로셀 국장은 이어 “같은 공산국가인 중국과 베트남도 언론을 심각하게 통제하지만, 베이징과 하노이에는 많은 외국 기자가 있고 이들의 취재가 허용된다”면서, 하지만 “북한은 극소수의 외국 기자에게만 평양 상주를 허용한다는 점에서 상황이 더욱 나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대북 방송인 ‘열린북한방송’ 하태경 대표는 북한 정부가 외부의 방송에 대해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북한은 극도의 폐쇄사회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정보가 들어오는 자체가 정권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하 대표는 이어 “북한이 최근 연이틀에 걸쳐 외부 방송에 대한 비난성명을 낸 이유는, 한국에서도 대북 방송이 민간으로까지 더욱 확산되는 추세에 대해 북한 지도부가 심리적 압박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 대표는 또 “탈북자 등을 통해 들어보면 북한주민들의 외부 방송 청취 패턴에 변화가 있다”면서 “과거에는 혼자서만 들었다면, 이제는 몇몇이 모여서 듣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는 정보의 전달과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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