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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탈북자 5명 중 1명 ‘미국행 원해’


중국 내 탈북자5명 중 1명은 최종적으로 미국에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워싱턴에 소재한 민간 연구기관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중국 내 탈북자 1천3백 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은 탈북자일수록 미국행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경험한 식량난과 탄압 때문에, 중국에 온 뒤에도 우울증 등 심각한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중국 내 탈북자 5명 중 1명은 최종적으로 미국에 정착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워싱턴 소재 민간 연구기관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가 중국 내 탈북자 1천3백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 따르면, ‘최종 거주지로 어디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4%가 한국을, 19%가 미국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고향인 북한에서 살겠다는 응답자는 1%에 불과했으며, 중국에 계속 남겠다는 응답자도 14%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나 일본 등 기타 지역을 선택한 응답자는 1% 미만이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2005년에 선양, 창춘, 하얼빈, 단둥, 지린 등 중국 내 11개 도시의 탈북자 1천3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습니다. ‘피터슨연구소’에 따르면 48명의 조사원이 현지에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탈북자들은 젊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미국행을 원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피터슨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선임연구원은 젊은세대일수록 영어에 익숙한 것이 한 가지 이유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젊은 탈북자일수록 미국행을 원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은 흥미롭다”면서 “이들은 상대적으로 영어에 익숙하고, 한국에 친척이 있을 가능성도 적으며, 중장년층에 비해 모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중국 내 탈북자의 상당수가 우울증과 초조, 공포감 같은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놀랜드 연구원은 “탈북자들의 응답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들은 중국에서의 불안한 신분 뿐만 아니라, 과거 북한에서 경험했던 식량난과 탄압, 억압된 체제 때문에도 여전히 정신적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런 스트레스성 장애가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직업을 갖거나 제3국으로의 망명을 준비하는 데 지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주요 조사결과로, 탈북 동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95%가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고 답했고, 정치적인 불만 때문이라는 응답자는 2%에 불과했습니다.

보고서는 하지만 “북한의 주민경제는 식량배급 등 정치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주장하는대로 탈북자를 ‘경제이민’으로 규정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현지 조선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도 이번 보고서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된 내용입니다. 응답자의 88%는 조선족 사회의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으며, 76%는 조선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탈북자 지원 종교단체나 종교인과 함께 산다는 응답자는 5%였으며, 이들도 대부분 조선족 종교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북한 내부의 현상에 대한 탈북자들의 답변도 눈길을 끕니다.

응답자 10명 중 3명 가량은 “가족 중에 굶어죽은 사람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외부의 식량 원조를 받았다는 응답자는 4%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40%는 외부의 원조가 있었다는 사실 조차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 10명 중 1명은 노동단련소와 교화소, 정치범수용소(관리소) 등 수감시설에 수용된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68%는 고문이나 구타로 수감자가 죽은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25%는 수용소에서 사형이 집행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조사 대상 탈북자는 76%가 함경도 출신으로, 북한주민의 전체적인 인식을 반영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근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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