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한국 기업들과 북한 근로자들이 함께 일했던 이곳은 2016년 가동이 중단된 이후 남북관계 단절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달 접경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로 한국군 장병 3명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사고 지점에서 약 11.5마일 떨어진 개성공단에서는 북한의 통제 아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9월 28일 촬영한 개성공단 위성사진에서는 과거 한국 기업들이 사용했던 여러 공장 부지에서 버스들이 포착됐습니다. VOA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해당 부지 일대에서 정차해 있거나 이동하는 모습으로 식별된 버스는 11대였습니다.
이들 버스는 과거 개성 시내와 북한의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근로자들을 공단까지 실어 나르는 데 사용됐습니다. 과거 한국 기업들이 사용했던 공장 부지에서 버스들이 발견된 것은 북한이 남겨진 시설과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근로자들을 동원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최근 몇 년간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도 근로자로 추정되는 인파가 공장 부지에서 포착된 바 있습니다.
공단 내 버스 차고지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 확인되는 버스는 100대 미만으로, 과거 약 300대에 달했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었습니다. 과거 위성사진에서는 개성 시내에서도 버스들이 포착된 적이 있습니다. 이는 차고지에서 더 이상 보이지 않는 버스 가운데 상당수가 근로자 수송이나 다른 용도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개성공단 내부 북쪽 출입구 인근 부지에서도 새로운 건축물이 관측됐습니다. 과거 한국 기업 동원F&B가 사용했던 부지에는 2024년 완공된 것으로 보이는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최근 위성사진에서는 건물 앞에 조경이 이뤄지고 주변 지역이 정돈된 모습도 확인됩니다.
공단 바로 바깥의 북한 지역에서도 새로운 공장과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주변 풍경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남북 간 교류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 통일부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들 건물이 북한이 전국 각지에 건설하고 있는 병원과 종합봉사소, 지방공장 등을 포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또 북한 관영매체가 지방발전 사업 3년 차의 일환으로 판문구역에 지방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자산이 남아 있는 개성공단 안팎에서 북한은 독자적으로 건설을 이어가고 시설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때 이곳은 전혀 다른 풍경을 보였습니다. 개성공단은 한국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을 결합해 2004년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근로자와 화물차가 오가는 남북 경제협력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으며, 한국 기업들은 이곳에서 속옷과 식기류, 전자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이들 제품 가운데 일부는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라는 표기를 달고 해외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남북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이 이어지면서 남북관계는 악화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16년 2월 개성공단의 전면 가동 중단을 결정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생산 활동은 멈췄고, 상당수 장비와 자산은 현지에 남겨졌습니다.
남북 간 소통과 관계를 상징하던 다른 시설들도 이후 단절되거나 파괴됐습니다. 2020년 6월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자 노동당 고위 간부인 김여정은 개성에 설치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남북 간 소통 채널 역할을 했던 공동 시설의 파괴는 악화하는 남북관계를 상징하는 결정적인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한국 법원은 최근 북한의 일방적인 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북한이 한국 정부에 446억 원, 미화 3,250만 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남북관계가 경색되고 개성공단의 재가동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과거 공단에 입주했던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조경주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VOA에 한국 내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업들이 고충을 겪고 있으며, 미북관계 개선이 공단 재개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개성공단은 빨리 재개가 됐으면 좋겠고, 그런 마음입니다. 지금 현재 굉장히 다들 어렵거든요. 국내 사정이 이래가지고 [재개 논의가] 잘 안 되는데… 하여튼 저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노력해서] 북미 관계가 좋든,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져서 [개성공단이] 빨리 재개가 되기를 굉장히 기대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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