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미국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건국 250주년 관련 소식을 전해 드리는 ‘역사 속 아메리카 250’입니다. 오늘은 조진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미국 역사에서 상당히 특별한 기록을 가진 대통령을 소개해 주신다고요?
기자: 네. 오늘은 미국의 17대 대통령 앤드루 존슨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미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탄핵을 당한 대통령인데요.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재봉사였다는 겁니다.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역경을 딛고 정치인의 길을 걸었고, 결국 미국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습니다.
진행자: 재봉사에서 대통령까지 올랐다니 상당히 독특한 이력이네요. 어떻게 정치인이 된 겁니까?
기자: 존슨은 1808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웠고, 10대 때 재봉사 견습생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테네시주 그린빌로 이주해 자신의 재봉점을 열었는데요. 정규 학교 교육은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아내 엘라이자 맥카들 존슨의 도움을 받아 책을 읽으면서 독학을 했습니다. 재봉점은 지역 사람들이 모여 정치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가 됐고, 존슨도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진행자: 재봉점을 운영하다가 정치에 뛰어든 거군요. 이후에는 어떤 길을 걸었습니까?
기자: 존슨은 지방 정치부터 시작해 테네시주 정치인으로 성장했습니다. 이후 연방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을 지냈고, 남북전쟁이 시작되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테네시주가 남부연합에 가담했지만 존슨은 연방을 지지했는데요. 링컨 대통령은 그를 테네시주의 군정 주지사로 임명했습니다. 그리고 1864년에는 재선에 나선 링컨 대통령의 러닝메이트가 됐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링컨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이 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1865년 4월 14일 링컨 대통령이 암살범의 총격을 받고, 다음 날 사망하면서 부통령이던 존슨이 대통령직을 승계했습니다. 미국의 17대 대통령이 된 겁니다. 당시 미국은 남북전쟁이 막 끝난 직후였는데요. 존슨 대통령에게 가장 큰 과제는 전쟁으로 갈라진 미국을 다시 하나로 통합하고 남부 주들을 연방에 복귀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로 이 재건 정책을 놓고 존슨 대통령과 의회가 크게 충돌했다고요?
기자: 네. 존슨 대통령은 전쟁에서 패한 남부 주들이 비교적 빠르게 연방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하지만 의회 내 공화당의 급진파 의원들은 남부 재건에 더 강력한 조건을 적용하고, 해방된 흑인들의 권리를 더욱 강하게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대통령과 의회 사이의 갈등은 점점 커졌습니다.
진행자: 그리고 이 갈등이 결국 미국 역사상 첫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갈등이 절정에 달한 사건이 전쟁부 장관 에드윈 스탠턴의 해임이었습니다. 당시 의회는 대통령이 상원의 동의 없이 일부 고위 공직자를 해임하지 못하도록 하는 ‘공직 임기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이 법이 대통령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반대했는데요. 이후 이 법을 시험하기 위해 스탠턴 장관을 해임했고, 이것이 결국 탄핵 사유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진행자: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을 당했으면 결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것 아닙니까?
기자: 여기서 앤드루 존슨 대통령의 가장 유명한 기록이 나옵니다. 하원에서 탄핵을 의결했다고 해서 바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을 파면하려면 상원에서 탄핵 표결을 실시해 의원 3분의 2가 유죄라고 판단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1868년 5월 상원 표결에서 35명이 유죄, 19명이 무죄를 선택했습니다. 당시 필요한 3분의 2에 단 한 표가 부족했습니다. 결국 존슨 대통령은 파면을 피했고 남은 임기를 마쳤습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 탄핵 절차에서 파면을 피한 첫 사례였습니다.
진행자: 한 표 차이로 대통령직을 지킨 셈이네요. 그런데 존슨 대통령에게는 또 하나 특이한 기록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정치에서 완전히 물러난 것도 아니었습니다. 존슨은 1875년 다시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는데요. 미국 역사상 대통령을 지낸 뒤 다시 상원의원으로 돌아간 유일한 인물입니다. 하지만 상원의원으로 재임한 기간은 약 석 달에 불과했고, 그해 7월 31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진행자: 정말 파란만장한 정치 인생이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던 재봉사 견습생이 스스로 공부해 정치인이 됐고, 결국 미국 대통령까지 올랐습니다. 대통령 임기 이후에도 정계에 남아 다시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는 점에서 미국 대통령 역사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경력을 남긴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재봉사 견습생에서 시작해 미국 대통령이 되고,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다시 상원의원으로 돌아간 17대 앤드루 존슨 대통령 이야기, 조진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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