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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펜타닐 ‘대량살상무기’ 지정 행정명령 서명


플라스틱 약통에 담긴 처방용 펜타닐 알약
플라스틱 약통에 담긴 처방용 펜타닐 알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펜타닐과 이를 제조하는 데 사용되는 전구 화학물질을 대량살상무기(WMD)로 공식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대통령은 14일 서명한 행정명령에서 불법 펜타닐이 “마약이라기보다 화학무기에 더 가깝다”고 밝히며, 그 극도의 치명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제목은 ‘펜타닐 대량살상무기 지정’으로, 합성 오피오이드인 펜타닐의 위협을 공중보건 차원을 넘어 국가안보 문제로 다루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미국의 적대국들이 의도적으로 펜타닐을 미국으로 유입시켜 약물 중독자들을 해치고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어 펜타닐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유래한 합성 오피오이드라며, “펜타닐은 마약이 아니라 화학무기에 더 가깝고, 대규모·집중적인 테러 공격에 무기화될 잠재력이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습니다.

이번 조치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매년 수십만 명의 미국인이 숨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미 정부가 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수단을 동원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약을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한 것은 전례가 없는 조치로, 대통령이 펜타닐 문제를 단순한 공중보건 위기를 넘어 화학전 수준의 국가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른 새로운 분류는 미 정부 기관들이 펜타닐과 전구 화학물질의 유입을 대폭 줄이기 위해 사법·군사·외교적 대응에 집중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파악한 것만 해도 매년 20만~30만 명이 사망하고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펜타닐을 공식적으로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의 치명성을 설명하기 위해 치사량이 소금 알갱이 10개 정도 크기에 불과하다는 점을 직접 설명하며, 2023년 한 해 동안에만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복용으로 7만3천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 카리브해와 동부 태평양에서 마약 밀수 선박으로 의심되는 20여 척을 합법적인 군사 목표물로 간주하고 공습을 실시하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강화해 왔으며, 이 공습으로 9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미군의 군사 작전을 두고 미국 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부 미 의회 의원들은 미국으로 유입되는 치명적인 마약 문제를 이유로 공습을 옹호한 반면, 다른 의원들은 이러한 조치가 미국을 또 다른 전쟁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적대 세력들이 미국인을 해치려는 목적을 갖고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반입하고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이것이 전쟁이라면 가장 참혹한 전쟁 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오늘,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오는 치명적인 펜타닐의 재앙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기 위해 또 하나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오늘 서명하는 이 역사적인 행정명령을 통해 펜타닐을 대량살상무기로 공식 분류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것이 바로 펜타닐의 실체이며, 어떤 폭탄도 이 정도의 피해를 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펜타닐은 강력한 진통 효과로 인해 의료 현장에서 마취제로 사용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대량살상무기 지정이 펜타닐의 합법적인 의료용 사용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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