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이번 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미군이 나포한 유조선에 실린 석유를 미국이 압수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조치가 추가로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유조선 나포를 분쟁 확대나 전쟁으로 가는 조치로는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추가 선박 나포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관측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최근 몇 주 동안 미국은 카리브해에서 대규모 군사력을 증강해 왔으며,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대상으로 무력을 동원한 군사 작전도 수행해 왔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1일 백악관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유조선이 미국이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제재 대상 ‘그림자 선박’이라고 밝혔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해당 유조선이 선원들에 대한 면담과 관련 증거 확보를 포함하는 몰수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이 선박은 미국의 항구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미국은 해당 석유를 압수할 의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다만 석유 압수에는 법적 절차가 있으며, 그 법적 절차가 그대로 준수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또 “행정부는 대통령의 제재 정책과 미국의 제재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며 “미국은 제재 대상 선박들이 암시장 석유를 싣고 공해를 자유롭게 항해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같은 수익은 전 세계의 불량하고 정통성 없는 정권들의 마약 테러 활동 자금을 지원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스키퍼(Skipper)’라는 이름의 해당 유조선은 수천만 달러 상당의 불법 원유를 싣고 있었으며, 선박 위치를 숨기기 위해 자동식별장치를 조작해 가이아나 연안에 있는 것처럼 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미 국가 베네수엘라와의 장기적 분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대해, 레빗 대변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의 ‘장기 전쟁’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원하고 있다”며 “동시에 미국으로 불법 마약이 유입돼 전국에서 수십만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상황이 종식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해치는 마약을 대량으로 미국에 유입시키고 있다고 비난해 왔으며,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5천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있습니다.
미국은 12일 마두로 행정부를 겨냥한 추가 조치를 단행해 마두로 대통령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의 조카 3명과 마두로 정권과 연계된 사업가 1명, 그리고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 관련 해운 회사 6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성명을 통해 해외자산통제실(OFAC)이 기만적이고 위험한 해상 운송 관행에 관여해 왔으며, 마두로 정권의 부패한 마약 테러 체제를 유지하는 데 재정적 자원을 계속 제공해 온 선박 6척을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 해역에서 베네수엘라 선박들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계속 수행해 왔으며, 이 선박들이 마약 테러 조직이 미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와 마두로 대통령을 둘러싼 향후 대응 조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의 “날짜는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유조선 나포와 추가 제재는 베네수엘라 연안 카리브해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불법 마약과 제재 대상 석유를 밀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사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마약과 인신매매 활동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영공을 “폐쇄된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보다 며칠 앞서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이 이끌고 있다고 주장하는 베네수엘라 마약 밀수 조직 ‘카르텔 데 로스 솔레스’’를 외국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 조직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의 크리스티 놈 장관은 이번 유조선 나포로 이어진 다기관 합동 작전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놈 장관은 11일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글에서 “미국을 위협하거나 법을 어긴다면, 육지든 바다든 우리가 찾아내지 못할 곳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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