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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금] 2024년 한국 서점가 ‘한강 돌풍’…한강 영문 표기 지침 놓고 갑론을박


지난달 10일 한국 서울의 서점에서 독자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어들고 있다.
지난달 10일 한국 서울의 서점에서 독자가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집어들고 있다.

한국 내 주요 뉴스를 전해 드리는 ‘한국은 지금’입니다. 윤국한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2024년 한국 서점가 ‘한강 돌풍’…한강 영문 표기 지침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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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그의 작품뿐 아니라 다른 책 판매도 크게 증가하면서 올해 한국 서점가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았다는 소식입니다. 한국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와 인터넷 서점인 예스24는 어제(2일) 올 한 해를 결산하는 자료를 통해, 2024년 출판가는 ‘한강 효과’로 “문학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한강 작가의 책이 얼마나 팔린 건가요?

기자)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이후 전년 동기 대비 약 100배 급증했습니다. 가히 ‘한강 돌풍’이라고 할 만합니다. 한강 작가의 책은 교보문고와 예스24가 발표한 2024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각각 5권이 10위권 안에 자리했습니다. 특히 5.18 광주를 배경으로 한 소설 ‘소년이 온다’가 두 서점 모두에서 최다판매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소년이 온다’는 얼마나 팔렸나요?

기자)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10년 간 판매량 종합 1위를 한 책 중 가장 많이 팔렸습니다. 특히 지난 10월 10일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이 발표된 이후 두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판매량 연간 1위를 기록했습니다. 2위와 3위도 ‘채식주의자’와 ‘작별하지 않는다’로, 한강 작가의 소설들이었습니다.

진행자) 한강 작가의 작품 외에 다른 책들도 판매량이 많이 늘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소설과 시, 희곡 등 판매가 전체적으로 증가했는데요, 교보문고에 따르면 소설 분야는 전년 대비 약 36%, 시와 수필 분야도 17% 성장했습니다. 주목되는 건 50대 이상 연령층에서 한강 작가의 책 구매가 급증한 점입니다. 노벨문학상 수상 전 한강 작가의 작품은 20대가 35%로 가장 많이 구매했지만, 수상 이후 20대는 비중이 줄었고, 대신 50대 이상의 구매가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진행자) 다음은 또 어떤 소식이 있나요?

기자) 이번에도 한강과 관련한 소식인데요, 최근 서울시가 ‘외국어 표기 지침’을 통해 한강의 영문 표기를 ‘Hangang River’로 통일하도록 했는데요,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언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지침에 따르면 한라산도 ‘Hallasan Mountain’으로 표기됩니다.

진행자) 서울시의 지침은 어떤 근거로 정해진 건가요?

기자) 지난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 따른 것입니다. 이 지침은 자연 지명에 대해 “국문 명칭 전체를 로마자로 표기하고, 이후 그 속성을 영어로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설악산도 한라산과 마찬가지로 Seoraksan Mountain이 됩니다.

진행자) 이같은 지침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반대론자들이 강하게 반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서울시의 지침이 어법에 맞지 않고, 단어가 불필요하게 길어질 뿐 아니라 현실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강은 Han River, 한라산은 Mountain Halla로 해야 한다는 겁니다. 특히 한강의 경우 ‘한강의 기적’이란 말이 이미 고유명사화 돼 ‘Miracle on the Han (River)’으로 표기되는 등 Han River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어서 Hangang River는 오히려 어색하다는 지적입니다.

진행자) 한국의 영어 매체들은 어떻게 표기하고 있나요?

기자) 현행 방식인 Han River가 옳다며 이를 고수하겠다고 밝힌 매체가 있습니다. 많은 언론이 참조하는 ‘AP’ 통신의 스타일북(표기법)에서 같은 의미를 중복해 쓰지 말도록 하고 있다는 겁니다. 가령 ‘중앙일보’가 발행하는 영자신문은 Hangang River는 말 그대로 `한강강’이고, 이는 한국어의 ‘강’이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한국어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서울시의 지침을 지지하는 측의 입장은 어떤가요?

기자) 외국인들을 상대하는 통역사들은 대체로 서울시의 지침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한국인들이 모두 한강이라고 말하는 것을 Han River 라고 하면 외국인은 한강이 아닌 다른 곳인 줄 알 수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중요한 것은 뜻이 통하는 것”이라며, “남산이나 설악산도 명칭과 속성을 모두 말하면 빨리 이해하는데, 굳이 잘못됐다고 볼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서울시나 문화체육관광부의 설명이 궁금합니다.

기자) 이번 지침은 한국 고유의 지명을 알리고 외국인의 편의도 동시에 고려한 것이라는 게 정부 당국의 설명입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언론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 수요가 워낙 커지고 있다”며, 언니 오빠와 같은 단어가 영국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그대로 등재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굳이 외국인의 편의 운운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은 지금’ 윤국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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