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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윤석열 정부 2년, 미한일 공조 견인…‘핵무장’ 언급해 미국 움직여”


9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중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9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한국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2주년 기자회견 중 기자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은 출범 2년을 맞은 윤석열 정부가 미한 동맹과 미한일 공조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해 미국의 관심과 협력 강화를 끌어냈다고도 진단했습니다. 11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프레드 플라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과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취임 3년 차를 맞이한 윤 대통령은 미국과 일본과의 가치 중심 외교를 최우선 외교 정책 기조로 삼고 있는데요. 글로벌 중추 국가 외교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시나요?

프레드 플라이츠 전 비서실장) 윤 대통령이 미한 관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역내에 다소 소홀했던 시기에 한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단력 있는 지도자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한국, 일본 간의 빛나는 3국 협력은 윤 대통령에 의해 촉발됐습니다. 그는 역내 안보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한국에 핵무기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고, 이에 미국은 서둘러 한국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윤 대통령 덕분입니다. 저는 이에 대한 그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내년에도 대통령으로서 그 공로가 계속 인정될 것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한국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미국, 일본과의 관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는데요. 정당한 비판입니까? 워싱턴의 시각은 어떤가요?

제임스 줌월드 전 부차관보) 그런 견해는 정당하지 않아요. 윤 대통령이 역내 안전과 안정에 있어서 한국의 국익을 증진시키는 데 훌륭한 일을 해왔다는 데 동의합니다. 한국은 북한의 엄청난 위협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자국 안보를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일본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것이야말로 모든 이들의 이익에 부합합니다. 바로 그렇게 함으로써 북한의 도발적 행위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진행자) 윤석열 행정부는 워싱턴 선언으로 미한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데요. 하지만 워싱턴 선언이 모호하고 단지 시간만 벌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 시 요직을 맡을 것으로 유력시되는 한 인사는 핵우산의 한계를 지적하고, 한국에서도 자체 핵무장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윤석열-바이든 행정부의 청사진이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보시나요?

플라이츠 전 실장) 저는 공화당원이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일하지만 워싱턴 선언과 3국 관계 강화를 추구한 바이든 대통령의 공로를 높이 평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그는 이런 노력을 계속하면서 이를 확장할 것이라고 봐요. 저는 또한 윤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금세 절친한 친구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윤 대통령이 플로리다 마라라고 트럼프 대통령 별장에 조속히 초청돼 회담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만약 선거운동 기간 중 윤 대통령이 마라라고에 가보지 못했다면 방문하길 바랍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윤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할 겁니다. 미국과 한국 간의 강력한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상 최우선 순위였습니다. 그동안 몇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해결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양국 관계는 강력해요. 양국 관계의 걸림돌을 복구하고 극복하는 데 있어서 바이든 행정부의 공로를 인정합니다.

진행자) 새로 나온 서적 ‘미국 우선 정책’이란 책을 편집하셨는데요. 그 책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미한일 3국 협력이 지속될 거라고 했습니다. 그 근거가 뭔가요? 동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관점이 동맹 관계를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많았는데요.

플라이츠 전 실장) ‘미국 국가 안보에 관한 미국 우선 접근법’이란 이 새 책이 어제, 9일 출간됐는데요. 독자들이 읽어보신다면, 아쉽게도 영어로만 돼 있지만 미국, 일본, 한국 간의 강력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 3국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개인적 외교를 재개하기 위해 매우 빠르게 움직일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선 해결하고자 하는 몇 가지 일들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이렇게 말하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거나 줄일 때까지 나는 당신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지 않을 거야, 이 무기 수송은 중단돼야만 해’라고 말이죠. 생각해야 할 게 많아요. 내가 트럼프 대통령을 대변해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거래적 외교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을 중시하고 동맹과의 긴밀한 협력을 믿습니다. 하지만 그는 동맹이 그들의 역할을 다하기를 원하죠.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이 그들의 정당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 것을 정말 우려하고 있어요. 특히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데 정당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 데 대해서 말이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에 이어 공동회견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해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에 이어 공동회견을 했다.

진행자) 한국과 일본이 얼어붙었던 관계를 극적으로 개선했지만 이런 화해가 취약하고 일시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전히 남은 문제가 있고 언제든 관계가 급랭할 수 있다는 점에서요. 만약 한국이 다시 반일로 돌아서서 3국 협력 체제에서 이탈한다면 일본이 한국보다 미국에 더 가까운 동맹이라는 미국의 인식이 굳어지지 않을까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우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한국이 파트너인 일본과 동맹인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이죠. 그 이유는 근본적으로 우리는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들이고, 법치를 믿습니다.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을 원하죠. 우리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을 원합니다. 우리는 그런 공통의 가치와 공동의 이익을 공유합니다. 한국은 당연히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겠죠.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다보면 한국은 일본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겁니다. 일본도 같은 것을 믿고, 같은 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국내 정치를 무시할 수 없는데요. 국내 정치 지형이 변하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외교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일본과의 관계인데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물론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 문제들이 있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일이 협력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과거사 문제가 양국 간 협력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제가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건요, 예를 들어 미국은 캐나다와 영토 분쟁이 있는데요. 미국과 캐나다 사이엔 공통의 이해관계가 많기 때문에 그런 영토 분쟁이 우리 두 나라 협력을 막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앞으로 일본과 한국 사이에 바라는 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그것이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것을 막지 않는 것입니다.

진행자) 만약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에 더 많이 관여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압박에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면 전략적 자산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이 크게 바뀔까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한국과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합니다. 한국은 많은 이해관계를 가진 매우 중요한 국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미국이 G20 창설을 적극 찬성했던 겁니다. 국제 규칙을 정립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과 같은 나라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말이죠. 그래서 저는 우리 양국 관계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한국과 파트너십을 지속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이죠. 우리의 안보 관계뿐 아니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 지역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서도 말입니다. 역사를 돌아보면 1960~1970년대 한국은 작고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한국은 규칙을 따르는 ‘룰 테이커’였죠. 다른 나라들이 규칙을 정하면 한국은 따라야만 했습니다. 이제 한국은 기회를 얻었고, 규칙을 만드는 ‘룰 메이커’로 참여하고 있어요. 한국은 미국 및 다른 나라들과 함께 테이블에 마주 앉아 새로운 국제 규칙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선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일이죠. 우리는 국제 시스템을 정립하고 강화하는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과 같은 나라들이 목소리를 내기를 원합니다.

진행자) 많은 한국인들은 동맹을 중시하는 현재의 미국의 정책과 가치 중심 외교 정책이 대선 이후에도 계속될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3국 협력을 지지할 것이란 말씀을 하셨는데요. 한국에 대한 핵우산이나 대북 정책과 같은 다른 주요 현안들도 과연 그럴까요?

플라이츠 전 실장) 대북 정책에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데요. 만약 북한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개인적 외교를 재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조건 없는 일방적인 대화 제의는 아닐 겁니다. 북한은 답해야 할 게 많을 겁니다. 러시아와 협력했으니까요.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회담을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를 제공한 것 말이죠. 북한이 중국, 러시아, 이란과 함께 새로운 축의 일부가 되길 원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평양에 대표를 보내서 그것은 북한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훨씬 더 밝은 북한의 미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협력하고,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됐던 대화를 계속함으로써 말이죠. 그 회담들이 전적으로 성공적이진 않았다는 걸 압니다. 북한은 2022년까지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중단했어요.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더 많은 일이 이뤄졌을 겁니다. 이미 말했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뭘 할지에 대해 그를 대변해서 말하진 않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협상을 재개해 적어도 가능한 한 관계를 정상화하고 긴장을 완화할 방법을 찾기를 매우 열망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5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3월 5일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했다.

진행자)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핵우산과 워싱턴 선언을 지지할 거라고 보세요?

플라이츠 전 실장)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그를 대변하고 싶지는 않지만 제 생각에 그는 워싱턴 선언을 지지하고 핵우산을 지지하고 미한일의 더욱 긴밀한 관계를 요구할 겁니다. 주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위험을 극도로 우려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3국이 역내에서 안보 위협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 중국의 위협이 북한의 위협보다 훨씬 더 심각합니다. 한국에서는 그것이 항상 분명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실존적 위협입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매우 집착하는 사안이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윤 대통령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을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누가 당선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한국이 다른 외교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보세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민주주의 파트너일 때 민주주의의 정의는 리더십의 변화가 있다는 건데요. 미국은 이를 우리의 파트너인 한국, 일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인들이 그들의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란 걸 알고 있죠. 따라서 우리의 목표는 양국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당사자들과 협력하는 겁니다. 한국 정부 인사들이 양당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틀림없이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겁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그들은 미래에도 강력한 관계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건 매우 신중한 일이죠. 미국이 한국 야당을 대할 때처럼 말이죠. 우리가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 것을 한국 야당에 확실히 이해시키려고 했을 때처럼요. 따라서 정권이 바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지만 이는 두 민주주의 국가 간의 관계에선 당연한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만약 잠재적 대통령 두 명의 정책이 크게 다를 경우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하죠?

줌월트 전 부차관보) 우선 양당 모두와 소통하면서 우리 공동의 이익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설명해야죠. 그래서 부분적으로는 양당에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플라이츠 전 실장이 말했듯이 지도자 간의 개인적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정권 교체가 이뤄질 수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리더십 변화는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양국 지도자들이 조속히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게 정말 중요하죠. 그래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난관들을 헤쳐 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진행자) 한국은 최근 미국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렸는데요.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의 그런 기여를 강조하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플라이츠 전 실장) 제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할 때 외국 지도자들을 만나면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먼저 외국의 대미 투자에 관해 물었어요. 만약 무역 불균형이 심하면 여러 관료들에게 올바른 조치에 관해 얘기하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때 한국의 대미 투자는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앞서 미국과 한국 간의 무역에 관한 메모를 갖고 있을 겁니다. 회담 중에 검토할 수도 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정상들에게 그렇게 합니다. 그래서 한국의 대미 투자 확대는 대화의 좋은 시작이 될 겁니다.

진행자) 한중일 3국이 이달 말 서울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한일 3국 간 협력을 강화하는 데 오랫동안 공을 들였는데요. 사전에 미국과 조율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이번 한중일 3국 회담이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플라이츠 전 실장) 민감한 사안인 건 맞지만, 대화는 좋은 거죠. 우리는 적대국의 지도자들과도 대화를 계속해야 합니다. 한중일 3국 회담은 좋은 진전입니다. 중국 정부, 시진핑 주석은 나름의 의제가 있을 겁니다. 시 주석은 분명 미국을 한국, 일본과 갈라놓고 싶어하죠.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한일 정상들에게 매우 혹할 만한 제안을 할 겁니다. 일본과 한국이 이런 회담을 하는 건 매우 영리한 행동입니다. 남중국해와 타이완, 무역 문제에 있어서 중국과의 긴장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죠. 고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그의 생애 마지막 해에 남중국해에 큰 문제가 있고, 우리는 이 문제가 점점 더 커지도록 내버려둘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그의 주요 비판은 미국과 적국 지도자들 간의 대화가 너무 적었다는 거였습니다. 우리는 적국의 지도자들과도 대화해야 합니다. 대화는 사소한 상황이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회담을 매우 지지합니다.

진행자) 그런 대화를 위해 미국 고위 관리들도 잇따라 베이징을 방문하고 있다는 사실을 덧붙이겠습니다. 따라서 바이든 정부도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요. 일본, 한국, 중국의 협력에 있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보세요? 넘을 경우 미국의 이익을 훼손할 금지선이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친구에 대해 말하면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군요. 이 3자 회담이 새로운 건 아니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이건 3국 정상회담의 패턴이 재개되는 거예요. 미국은 이것을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과 한국의 우리 동료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지원 같은 문제들을 다룰 것이라 확신하는데요. 우리의 우방과 동맹들이 목소리를 내고 우리가 중국에 전해 온 메시지를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기회로 봅니다. 우리의 관계가 공고하기 때문에 중국은 한국과 미국을 분열시키는 데 성공하지 못할 겁니다.

진행자)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 고위 관리가 공개적으로 한국은 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과의 협력을 추구한다고 말했을 때 국무부는 실제로 한국은 70년 전에 미국과 동맹을 맺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는데요. 국무부는 이런 조금은 감정적인 발언을 대개 잘 하지 않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윤석열 정부에서는 아무도 전임 정부 때의 그런 발언을 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북러 군사 협력을 먼저 해결하고 싶어할 수 있다고 하셨죠. 북한과 고위급 외교를 추진하기 전에 말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라고 생각하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플라이츠 전 실장) 좋은 질문입니다. 우리의 새 책 ‘아메리카 퍼스트’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관한 매우 상세한 서술이 담겨 있습니다. 네 명의 대통령의 임기 가운데 푸틴이 이웃 국가를 침공한 것은 우연이 아니며 그중 세 번은 바이든, 부시, 오바마 임기 중이었지만 트럼프 정부 때는 아니었단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결단력 있는 대통령이었고, 예측할 수 없는 대통령이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 푸틴이라는 언론과 정치권의 모든 비난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거래적 관계였습니다. 게다가 그는 푸틴이 싫어하는 많은 조치를 취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르트스트림 2의 가스관을 차단했습니다. 그는 시리아의 여러 목표물을 폭격했고, 그중 일부는 러시아 용병들을 죽였습니다. 힘든 관계가 될 거고, 거래 관계도 있을 테고, 더 많은 대화도 있을 겁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2월 이후 푸틴과 대화한 적이 없어요. 이건 정말 기회를 놓친 거예요. 냉전 한가운데서도 미국과 소련, 미국과 중국 당국자들은 소통했어요.

진행자) 2015년 웬디 셔먼 당시 국무부 부장관은 서울에서 비핵화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해답은 남북통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을 통해 핵무기를 없앨 수 있다는 건데요. 남북통일이 비핵화를 포함한 북한 문제에 관한 궁극적인 해법이라는 데 동의하시나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바라는 한국인들의 열망을 지지해 왔습니다. 우리가 이런 발언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이유는 한국인들이 민주주의 정부를 지지한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은 그들의 권리를 포기하고 싶어하지 않죠. 그래서 우리는 확신합니다. 미래에 남북이 어떤 합의를 도출한다면 그것은 궁극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이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단기간에 볼 수 있는 게 아니죠.

빅터 차 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 29일 화상 간담회를 갖고 있다.
빅터 차 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 29일 화상 간담회를 갖고 있다.

진행자) 하지만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통일이 갑자기 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셔먼 전 부장관 모두 북한 붕괴론을 거론한 바 있고요. 2022년 미국 국방 전략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키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항상 ‘플랜B’를 갖고 있다고 이해해도 될까요?

플라이츠 전 실장) 북한에 대한 ‘플랜B’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전략적 인내’란 대북 정책이 있었단 점을 상기시켜 드립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20년이 지났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북한 정권이 조만간 무너질 것 같지도 않아요. 미국 정부는 모든 긴급 사태를 염두에 둔 대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과의 이견에 대한 해결책은 대화이고 긴장 완화 방법을 찾는 겁니다. 그들의 정권을 종식시킬 방법을 얘기하거나 정권이 어떻게 끝나기를 바라는지 얘기하는 게 아니라 말이죠. 그건 긴장을 고조시킬 뿐입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트럼프 대통령도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30년간 북한과 대화를 해왔지만 그건 북한이 핵무기를 고도화할 시간만 벌어줬습니다.

플라이츠 전 실장)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한데요. 과거 많은 대화들이 효과가 없었죠. 솔직히 북한은 우리를 갖고 놀았어요. 북한은 양보를 얻어내려고 이런 대화를 이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난 것 외에는 북한에 어떤 양보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2022년까지 장거리 미사일 시험 동결을 얻어냈어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책이 핵실험 중단을 이끌어 냈습니다. 북한은 아직 7차 지하 핵실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하려 한다는 징후들이 있습니다. 그런 실험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어요. 대화가 필요합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 중단은 시작이었습니다. 하지만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과 북한의 진정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일들이 이뤄져야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방향으로 진전을 이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형편없는 선택지의 나라’라고 불리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나 바이든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대해 다 비판이 있습니다. 어떤 방안을 권하시겠습니까?

줌월트 전 부차관보) 우리의 선택지들이 좋지 않다는 것엔 동의합니다. 비핵화 회담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침략과 같은 도발 행위를 억제했다는 점에선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엔 성공 요소가 있었던 거죠. 플랜B에 관한 질문으로 돌아가서 미국 정부가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할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건 우리가 워싱턴에서 결정할 일이 아니라 이것은 동맹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북한 붕괴 시 한국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논의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바로 우리 이익에 근본이 되는 거라 생각하는데요. 한반도에서 주요 역할을 하는 것은 한국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한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점 말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군사적으로는 한반도의 모든 상황에 있어서 항상 매우 구체적인 비상 계획이 있기 마련인데요.

줌월트 전 부차관보) 많은 비상 계획이 있지만, 미국이 우리 동맹과 협력해서 하는 것이지 미국이 단독으로 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프레드 플라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과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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