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호주 “중국 전투기, 대북제재 감시 헬기에 섬광탄 발사 … 용납 못해”


지역 주둔 배치 중 인도네시아 군도를 통과하는 HMAS 호바트 함정에 탑재된 MH-60R 헬리콥터가 갑판 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 사진 = 호주 국방부
지역 주둔 배치 중 인도네시아 군도를 통과하는 HMAS 호바트 함정에 탑재된 MH-60R 헬리콥터가 갑판 착륙 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 사진 = 호주 국방부

호주는 중국 전투기가 대북제재 감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자국 헬기를 향해 섬광탄을 발사하며 위협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국방장관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사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시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호주 국방부는 중국 공군 전투기 1대가 지난 4일 한반도 서해 인근 공해상에서 호주 해군 ‘호바트(Hobart∙DDG 39)’ 구축함에서 발진한 MH-60R ‘시호크(Sea Hawk)’ 헬리콥터의 비행을 방해했다고 밝혔습니다.

[호주 국방부 보도자료] “On 4 May 2024, HMAS Hobart was in international waters in the Yellow Sea undertaking routine activities as part of Operation Argos, Australia’s contribution to the international effort to enforce United Nations Security Council sanctions against North Korea. During these activities, a Royal Australian Navy MH-60R helicopter launched from HMAS Hobart was intercepted by a PLA-AF fighter aircraft.”

호주 국방부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호바트 구축함은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 이행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대한 호주의 기여인 ‘아르고스 작전(Operation Argos)’의 일환으로 일상적 활동을 수행 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중국 공군 항공기가 이 시호크 헬기의 항로 상에 열추적 미사일 회피용 섬광탄인 ‘플레어(flares)’를 발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차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
리차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

호주 국방부는 이 같은 행위가 호주 해군 시호크 헬기와 승무원들을 위협하는 기동이었다면서, 호주 정부는 중국 정부에 이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전문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군을 운영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시호크 헬기가 플레어에 맞았을 경우 심각한 결과가 초래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심각한 사건”이라며 “위험하고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말스 국방장관 성명] “The PLA Air Force plane dropped flares about 300 metres in front of the Seahawk helicopter and about 60 metres above it, requiring the helicopter to take evasive action in order to not be hit by those flares…The consequence of being hit by the flares would have been significant…This is a very serious incident. It was unsafe and it is completely unacceptable.”

말스 장관은 “중국 공군 항공기가 시호크 헬기의 전방 300m∙상공 60m 지점에 플레어를 투하했으며, 헬기는 이를 피하기 위해 회피 기동을 해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중국 국방부와 외교부에 관련 논평을 요청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 차원에서 한반도 인근에서 이뤄지고 있는 국제 감시 활동에 대한 중국 군의 위협 행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캐나다 공군의 CP-140 '오로라' 해상초계기. 미국 록히드마틴 사가 제작했다.
캐나다 공군의 CP-140 '오로라' 해상초계기. 미국 록히드마틴 사가 제작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군 전투기 2대가 동중국해에서 대북제재 감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캐나다 공군 CP-140 '오로라' 해상초계기에 최소 5m까지 초근접 비행을 하면서 수차례 플레어를 발사했습니다.

빌 블레어 캐나다 국방장관은 당시 언론에 중국 전투기가 공해 상에서 취한 이같은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캐나다 초계기가 동중국해 센카쿠열도(중국명:댜오위다오) 부속 섬인 츠웨이섬 영공에 불법 침입했다면서 이같은 활동으로 중국의 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호주 공군 소속 P-8A 포세이돈 해상 초계기. 호주 공군 제공.
호주 공군 소속 P-8A 포세이돈 해상 초계기. 호주 공군 제공.

2022년 6월에도 중국 군 전투기 편대가 국제 공역에서 정기 감시 임무를 수행하던 호주 군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에 근접 비행을 하면서 플레어와 레이더 전파 교란 입자 ‘채프’를 발사했습니다.

이밖에 지난해 11월에는 일본 인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호주 해군 ‘투움바(Toowoombas)’ 장거리 호위함에 대해 중국 군 함정이 음파 탐지기를 작동시켜 함정 추진용 프로펠러에 걸린 어망을 제거 중이던 호주 군 잠수 요원들 중 1명이 부상당하기도 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채택한 대북 결의 2375호에서 석탄과 석유, 해산물 등 북한의 금수 품목의 밀수를 막기 위해 북한 선박과의 선박 간 환적 등을 금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일본,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안보리 결의 이행을 위해 자국 항공기 또는 함정을 한반도 인근에 파견해 북한 선박의 불법 환적 등에 대한 해상 감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 활동의 일환으로 호주 해군은 2018년부터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을 감시하는 아르고스 작전을 수행해왔습니다.

VOA뉴스 김시영입니다.

Forum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