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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진항 부두에 ‘컨테이너’ 가득…석탄 유입도 지속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25일 위성사진에 대형 컨테이너가 다시 가득 들어찬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25일 위성사진에 대형 컨테이너가 다시 가득 들어찬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현장으로 지목된 라진항에 대형 컨테이너가 다시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재개된 석탄 유입 움직임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라진항 부두에 ‘컨테이너’ 가득…석탄 유입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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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25일자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대형 컨테이너가 다시 가득 들어찬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북한 전용으로 분류된 부두에 약 150m 길이로 푸른색을 띤 컨테이너들이 대거 쌓여 있는 모습이 확인된 것입니다.

단층으로 쌓여 있을 경우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80개 이상, 2, 3층으로 겹겹이 쌓을 경우 약 240 여개의 컨테이너가 놓여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곳 북한 전용 부두에는 지난 3월부터 컨테이너가 다시 쌓이기 시작하면서 선박의 추가 입항이 예상됐고, 실제로 지난 7일 약 100m 길이의 대형 선박이 입항한 뒤 컨테이너가 사라져 해당 선박이 컨테이너를 모두 선적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에 다시 컨테이너가 쌓이기 시작함에 따라 조만간 또 다른 선박의 입항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부두는 앞서 백악관이 군사 장비와 탄약을 실은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선적된 장소로 지목한 곳입니다.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자료사진)
백악관은 "북한은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면서, 컨테이너들이 선박과 열차를 통해 이동하는 정황이 담긴 사진 3장을 공개했다. (자료사진)

백악관은 지난해 10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1천 개 이상 분량의 군사 장비와 탄약을 제공했다며, 라진항에 약 6m 표준 규격의 해상 운송 컨테이너 300여 개가 적재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백악관은 라진항에 선적된 컨테이너가 러시아 선박에 실려 러시아 항구로 옮겨진 뒤 열차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이동한다고 전했었습니다.

25일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검은색 석탄이 부두 전체를 거의 빈틈 없이 채운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25일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검은색 석탄이 부두 전체를 거의 빈틈 없이 채운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한편 최근 석탄이 쌓이기 시작했던 라진항 서쪽 ‘러시아 전용 부두’ 근처 공터에는 더 많은 석탄이 쌓인 장면이 포착돼 유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플래닛 랩스의 25일자 위성사진에 검은색 석탄이 부두 전체를 거의 빈틈 없이 채운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북한 라진항의 '러시아 전용' 부두 일대를 촬영한 18일 자 위성사진에서 나흘 전보다 더 많은 석탄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 라진항의 '러시아 전용' 부두 일대를 촬영한 18일 자 위성사진에서 나흘 전보다 더 많은 석탄이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앞서 VOA는 지난 7일부터 배가 정박하는 부두와 이곳에서 약 300m 떨어진 공터에 석탄이 쌓이기 시작해 14일 그 면적이 더 넓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어 나흘 뒤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당시보다 더 많은 양의 석탄이 쌓인 장면이 확인됐으며, 특히 공터와 부두에 석탄이 쌓인 면적이 넓어지면서 이전까지 두 공간 사이에서 볼 수 있던 공간이 검은색으로 뒤덮였습니다.

이어 다시 닷새만에 석탄이 쌓인 흔적이 더욱 짙어짐에 따라 이곳에 석탄이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를 통해 석탄을 포함한 북한산 광물의 해외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이번에 포착된 석탄이 북한산이고 향후 해외로 향한다면 이는 안보리 대북 결의 위반에 해당됩니다.

지난 2008년 10월 북한 라진에서 열린 라진-하산 철도 공사 착공식에서, 러시아 근로자들이 북한 철로를 보수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0월 북한 라진에서 열린 라진-하산 철도 공사 착공식에서, 러시아 근로자들이 북한 철로를 보수하고 있다.

다만 안보리는 ‘라진-하산’ 일대에서 선적되는 러시아산 석탄에 대해선 제재 ‘예외가 인정된다’고 명시한 바 있어, 만일 해당 석탄이 러시아산일 경우에는 대북제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산 광물을 러시아 하산에서 북한 라진항으로 운송한 뒤 이를 한국으로 보내는 일명 ‘라진-하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조치에 따른 것으로, 다만 이후 한국 정부가 북한에 기항한 선박의 입항을 6개월 동안 금지하는 자체 독자 제재 조치를 발표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상태입니다.

또한 중국 기업 등이 라진항을 통한 러시아산 석탄 수입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어 한국이 아닌 제3국으로의 수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이 경우에도 실제 제3국 선박이 북한에서 석탄을 선적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합니다.

앞서 VOA는 2019년과 2020년 여러 차례에 걸쳐 라진항에서 러시아 석탄을 선적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운송해줄 선박을 찾는다는 내용을 담은 ‘선박 수배 안내문’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VOA 취재 결과 이들 러시아 석탄은 어떤 배에도 실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박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수출 자체가 무산된 것입니다.

당시 선박 업계 관계자는 대북제재 위반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선박 업계 내 팽배하다는 이유를 들며 “실제 입찰에 나서는 선박이 없었을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러시아가 라진항을 통해 자국 석탄의 수출을 추진 중인 것인지, 또 그렇다면 이를 운송해 줄 선박을 찾을 수 있는지 등이 주목됩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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