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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초대형 전투부 순항미사일·지대공미사일 시험발사”…공격·방어용 다변화


북한이 지난 2일 서해에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북한이 지난 2일 서해에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 공개한 사진.

북한이 지난 2일 탄두부를 키운 초대형 전투부 순항미사일과 신형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공격과 방어용의 신형 미사일들을 잇따라 쏘면서 미사일 다변화와 전쟁 수행 능력을 과시하는 양상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서해상에서 순항미사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과 신형 반항공 즉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난 2일 진행했다고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미사일총국은 대변인 발표를 통해 이 같은 시험발사 사실을 공개하고 “해당 시험들은 신형 무기체계들의 기능과 성능, 운용 등 여러 측면에서의 기술 고도화를 위한 총국과 관하 국방과학연구소들의 정상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시험 현장 모습이라며 여러 장의 사진도 공개했는데 사진엔 순항미사일이 낮게 날아 육지에 있는 목표 건물을 타격해 폭발하는 장면 등이 담겼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3일 공개한 전날 신형 무기체계 시험 현장.
조선중앙통신이 3일 공개한 전날 신형 무기체계 시험 현장.

‘조선중앙통신’은 그러나 해당 미사일들의 이름이나 시험발사 장소, 비행시간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군 당국의 탐지 자산이 포착한 이번 순항미사일 비행시간은 몇십 분 정도에 그쳤습니다.

사거리도 지난달 30일의 ‘화살-2형’ 발사 때부터 짧았는데 이는 기존에 발사된 순항미사일 보다 탄두의 크기를 키웠기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초대형 전투부 위력 시험 주장에 대해 핵탄두 탑재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조 박사는 특히 초대형 전투부 개발은 북한이 2021년 8차 당 대회 당시 제시한 중핵적 구상 가운데 포함된 목표로, 전략핵탄두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순항미사일의 전략무기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도 순항미사일을 전략무기로 활용하기 위해서 화산31뿐만 아니라 또 다른 메가톤급의 수소폭탄급 탄두를 싣겠다 이걸 시도하는 거죠.”

초대형 탄두 순항미사일이 핵탄두를 싣는 미사일이 아닌 재래식 탄두의 위력을 증강시킨 기종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한국의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는 공개된 사진을 보면 북한이 신형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이라고 밝힌 ‘불화살 3-31’과 외관이 비슷하다고 말했습니다.

권 명예교수는 해상 함정 타격 능력을 갖춘 미국의 토마호크5와 유사한 기능의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권용수 명예교수] “초대형 탄두는 관통형 탄두여야 하고 그 탄두가 터졌을 땐 그 함정을 완전히 파괴시킬 수 있는, 항공모함과 같은 해상 표적을 대상으로 하겠다고 하면 반드시 탄두가 초대형 탄두가 돼야 한다는 거에요.”

북한은 화살 계열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로 주일미군 기지를 정밀타격할 수 있고 여기에 유사시 미 항공모함의 한반도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고위력의 순항미사일을 개발함으로써 북한식의 반접근 지역거부 전략을 펼 능력을 가지려고 할 수 있다고 권 명예교수는 말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장영근 미사일센터장은 북한이 다종의 신형 순항미사일을 연이어 선 보이고 있다며 개발 비용에 비해 전력 증강 효과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장 센터장은 이번에 시험발사한 초대형 탄두 순항미사일은 기존 순항미사일에 탄두부 길이를 늘려 위력이 더 큰 재래식 탄두를 탑재토록 일부 개량한 모델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평양 인근에서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 여러 발을 쏜 후 잇따라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지난달 28일에는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불화살-3-31 2발을 쐈고 이틀 후에도 서해상으로 기존의 ‘화살-2형’을 발사했습니다.

이성준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올해 들어 4번이나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무기 개발을 위한 성능 시험 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고 발표한 것은 2021년 9월30일 이후 약 2년 만입니다.

전문가들은 공개된 사진을 바탕으로 북한이 2021년 발사한 지대공 미사일을 개량해 시험한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발사된 미사일이 창공으로 솟구치는 사진을 확대해보면 요격미사일의 상단과 하단에 조종날개가 달린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당시 발사했던 미사일의 외형과 유사합니다.

북한은 대공미사일로 ‘번개-5호’와 ‘번개-6호’를 개발, 운용하고 있고 이들 미사일들은 각각 러시아의 S-300, S-400에 기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지대공 미사일 시험발사는 미국과 한국의 압도적인 항공전력에 대응해 방공망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최근 북러 군사 협력 분위기 속에서 신형 지대공 미사일이 등장했다는 점에서 러시아와의 관련 협력 여부가 주목됩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북한의 방공요격망은 중고도 이상에서 매우 취약하다며 북한이 지대공 미사일 무기체계의 핵심인 첨단 레이더나 유도체계 등에 필요한 부품 등을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최신형 레이더 같은 것을 북한에 판매할 가능성, 그 다음에 예를 들어 지대공 미사일에서 핵심적으로 필요할 수 있는 부품들, 특히 북한이 만들기 어려운 것들 이런 것들이 제공됐을 때 그동안 불가능한 정도 수준의 지대공 미사일이 북한에서 나올 수 있다 이런 부분들이 우려될 수 있는 것이죠.”

장영근 센터장도 적의 항공기 또는 미사일의 비행경로를 탐지 추적하고 계산해서 요격하는 기술은 북한의 자체 능력으론 확보하기 어려운 기술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장 센터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데다 지대공 미사일이 방어용 무기체계라는 점에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장영근 센터장] “미사일 방어체계는 일반적으로 오직 방어만 하기 때문에 그렇게 기술을 준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러시아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 할테고요. 그래서 아마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공격용 미사일뿐만 아니라 방어용 미사일 개발에도 나서면서 전쟁 수행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권용수 명예교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해선 어느 정도 만족한 상태로 보인다며 이제는 방어용 미사일과 인공위성과 같은 무기체계 인프라, 수중드론 등으로 개발 영역을 확대하는 양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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