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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톡] “중국 기업이 ‘북 핵 개발’ 지원…‘북한 무기거래망’ 파괴 가능”


지난 2019년 6월 북한 평양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 부부와 만난 소식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9년 6월 북한 평양역 광장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에서 시진핑 주석 부부와 만난 소식이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정부에서 수십 년 동안 제재 문제를 다뤘던 전직 고위가 중국 국영기업이 북한의 핵 개발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업은 평양에 자회사를 두고 원심분리기 제작에 필요한 마레이징강 등 특수 물질을 거래했으며 심지어 미국에도 자회사를 열어 핵 관련 장비를 중국 단둥으로 이전했다는 설명입니다. 고위 관리들은 북한이 러시아뿐 아니라 하마스 등 무장세력과도 직접 무기 거래를 하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무기 수송을 어렵게 할 비밀 작전과 파괴 공작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3일 VOA ‘워싱턴 톡’에 출연한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국장과 데이비드 애셔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북한 무기를 사용하는 데 대해선 자주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주 엄중히 경고하는 것만큼 미국 정부가 북러 무기 거래를 막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보시나요?

데이비드 애셔 선임연구원)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공개적으로 말이죠. 차단이나 봉쇄 전략이라는 게 증거가 공개되는 것들이니까요. 제 지식과 경험에 비춰볼 때 북러 무기 이전을 겨냥한 효과적인 노력을 보지 못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빼앗기 위해 늦봄 혹은 여름 공세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무기 이전은 더 중요해지고 있죠.

진행자) 차단이나 봉쇄 전략을 말씀하셨는데요. 제재를 넘어 물리적으로 그런 거래를 추격해야 한다는 건가요?

애셔 선임연구원) 할 순 있지만 매우 어렵죠. 북한에서 국경만 건너면 바로 러시아니까요. 따라서 제재가 가장 효과적인 시도입니다. 하지만 비밀 작전도 있습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요. 무기 운송을 어렵게 하기 위해 은밀히 할 수 있는 일이 있죠. 레이건 정부가 옛 소련의 무기 이전을 막기 위해 어떤 비밀 프로그램을 운용했는지 참고할 수 있습니다. 파괴 공작을 할 수도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잘 정립된 방법이죠. 북한제 무기가 원래부터 고장이거나 러시아가 받는 것들이 기능상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습니다. 다음 단계의 무기 이전이 곧 이뤄질 것 같습니다. 훨씬 더 상당한 수준이 될 겁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보안국이 러시아 철도를 폭파하는 것처럼요.

애셔 선임연구원) 그렇습니다. 그들은 옳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을 지원하는 게 바로 성과를 내는 길이죠. 하지만 무기를 가득 실은 러시아발 열차가 엄청난 폭발을 일으켰다거나 비행기가 행선지에 도착하지 못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스파이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모두 허구는 아닙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는 북러 무기 이전에 관여한 몇몇 개인과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슬로바키아인 무기 거래 중개상도 있었죠. 얼마나 효과적인가요?

앤서니 루지에로 전 국장) 북한과 러시아가 대포와 군수품 이전에 협력하고 있다고 백악관이 처음 밝힌 게 1년 전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미 정부는 이에 대해 기본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죠. 이 문제를 안보리에 가져갔죠. 시간만 낭비했고요. 강력한 규탄 성명을 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푸틴과 김정은에게 망신을 줘 거래를 중단시키려 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은 판을 키워 탄도미사일을 이전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제재를 여기서 모두 살펴볼 수도 있지만 가장 최신 제재에서 바이든 정부는 항공사가 북러 간 탄도미사일 이전에 관여했다고 밝혔는데요. 지난해 11월 북한의 탄도미사일 운송 몇 개월 전 이미 제재된 회사죠. 미국은 제재 효과가 가장 큰 대상을 겨냥하지 않고 있습니다. 바로 김 위원장의 수입원이죠. 김정은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위험에 빠뜨리는 걸 미국이 거부하는 게 당황스럽네요.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를 정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바이든 정부는 계속 노력하고 있는데요. 몇 달에 한 번씩 북러 무기 거래에 관여한 개인 몇 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면서요.

루지에로 전 국장) 그렇지 않아요. 분명히 합시다. 그들은 거래망을 추적한다고 말하죠. 중국과 이란 등에 있는 이 거래망을 좀 봅시다. 미국은 제재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모두 북한인들뿐입니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인들이 중국 은행과 중국 회사, 중국인들과 협력하지 않는다고 믿는 건 상식에 어긋납니다. 미국은 오직 거래망을 살피고 여기에 연루된 북한인들만 추적하죠. 북한을 지원하는 제3자를 추적하진 않습니다. 그래야 북한의 이런 행동을 실제로 막을 수 있는데도요. 그저 형식적이죠. 북한에 대해 뭔가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만요. 그러면 다른 외교정책 우선순위로 옮겨갈 수 있으니까요. 문제는 미국이 이 문제를 외면하는 바람에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할 수 있게 됐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하지만 새로운 현상은 아니죠. 대북제재는 트럼프 정부 때 이미 약화돼 바이든 정부로까지 이어진 것이니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맞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저는 정부 안팎에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항상 같은 주장을 해왔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어떻게 겨냥하는지 압니다. 단지 그걸 하지 않기로 한 거죠. 그래서 우리가 30년 넘게 초당적으로 실패한 겁니다. 대화가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충분히 대화하고 있죠. 하지만 우리가 가진 영향력을 포기한 겁니다. 미래를 위해 영향력을 축적하지도 않고 있고요.

진행자) 바이든 정부는 북러 무기 거래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악관은 하마스의 북한 무기 사용은 인정하면서도 양측의 군사 협력 조짐은 알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미국 정부에 몸담으신 이후 북한이 하마스, 후티 반군, 헤즈볼라에 무기를 직접 이전하는 징후를 보신 적이 있나요?

애셔 선임연구원) 물론 봤습니다. 저는 오랫동안 미국 정부 안팎에서 자문 역할을 했죠. 저도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했습니다. 루지에로 국장처럼 핵심 역할을 한 건 아니지만 주요 적국과 대량살상무기 업무에 집중했죠. 제가 협상에 관여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북한의) 재래식 무기가 이란을 경유하는 걸 봤고 (북한이) 하마스에 직접 판매한 적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결정적인 무기 지원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란혁명수비대와 그 정예군인 쿠드스군은 북한과 더 많이 협력합니다. 전모를 알 순 없지만 상당한 협력이 있죠. 수년간 제재를 받았던 많은 무역 회사가 여전히 이란에서 활동합니다. 공개된 기업 정보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북한 무역 회사들은 꽤 실적이 좋은 것 같았고요. 그들은 더 많은 사무실을 열었죠. 문을 닫은 게 아니라요. 그게 지표가 되죠. 공개 자료인 국제 해운정보로도 볼 수 있습니다. 기밀로 분류되던 자료들이 요즘은 공개되는 게 사실 놀랍습니다. 하마스로 쉽게 전달될 경로로 꽤 많은 화물이 운송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북한 첨단무기와 관련해 헤즈볼라가 더 걱정됩니다. 물론 북한과 이란은 미사일 분야에서 오랫동안 협력해 왔죠. 우리는 이란 미사일 위협이 상당히 커지는 걸 보게 될 겁니다. 그리고 헤즈볼라가 알려진 것보다 더 큰 미사일에 접근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인접한 이스라엘이 이를 막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진행자) 북한과 이들 조직 간 직접적 군사 협력이 있었다는 말씀인가요? 백악관은 ‘군사적 협력이 있다는 징후는 알지 못한다’고 했는데요.

애셔 선임연구원) 저는 루지에로 국장과도 여러 번 일했고 수년간 이 사람들을 직접 추적했습니다. 그들도 알죠. 저는 스위스 무역 회사를 통한 협력도 봤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왜 미국은 ‘군사적 협력 징후를 알지 못한다’고 했을까요?

애셔 선임연구원) 미국 정부는 많은 것들에 대해 ‘징후가 없다’고 말합니다. 북한 관련 징후는 사실 아주 많죠. 기밀취급허가를 받지 않아도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제가 설립한 금융정보회사 ‘사야리’는 상업용 데이터를 수집하며 미국 정부와 매우 깊은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기업 기록을 보면 김정은 정권에 결정적인 지원을 한 마샤오훙 조직이 지난 4년간 중국 동북지방에서 세력을 크게 늘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 소유의 기업이 늘었고 제재 대상 북한인들이나 중국 방산기업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죠. 모두 공개된 정보입니다. 따라서 ‘징후가 없다’는 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신뢰할 만한 정보를 뜻한다면 물론 있습니다. 머리를 써야 합니다.

진행자) 북한과 이들 비국가 세력이 직접 연계돼 있다고 보세요?

루지에로 전 국장) 애셔 연구원 말대로 이란과 북한은 매우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북한은 돈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념에 대한 것이 아닙니다. 심지어 원한다면 대치 중인 양쪽 모두에게 무기를 공급할 것이라는 증거도 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북한은 돈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란이 돈을 갖고 있거나 북한이 원할 만한 상품을 갖고 있다면 북한은 이란과 거래할 것입니다. 어떤 유형의 물자를 넘길 것인지 북한 나름의 금지선은 있겠지만 전장에서 그걸 발견해도 놀랍지 않습니다.

진행자) 미국 정부엔 북러 무기 거래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에 북한과 다른 조직들 간 거래는 축소해서 말하는 걸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북한과 하마스의 거래는 꽤 오래전에 일어났을 겁니다.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는 아닐 겁니다. 여러 해 전에 이뤄진 거래일 겁니다. 김정은이 편안하다고 느낄 때 ‘과외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와도 협력하고 이란을 통해 테러 단체들과도 협력할 수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도 협력할 수 있습니다. 시리아에 핵 원자로를 건설할 수도 있죠. 김씨 일가는 상황이 편해지고 수입이 위협받지 않을 때 온갖 과외 활동을 한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이를 뒤집는 것은 우리에게 달렸습니다.

진행자)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태국 방콕에서 만난 뒤 미국 정부는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사용해 북한을 비핵화 경로로 복귀시킬 것을 촉구했죠. 중국은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을 자극하는 데 북한을 이용하고 싶어 하지 않을까요? 과연 중국이 북한을 압박할 이유가 있을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없다고 봅니다. 왜 그런 접근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워싱턴에는 제한적 핵 협상이나 일종의 ICBM 협상에 매료된 특정 세력이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도 그 길로 가는 것 같고요. 북한에 어떤 영향력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제재의 영향력은 이미 잃었는데 말입니다. 중국도 알고 러시아도 압니다. 더 중요한 건 김정은도 그걸 알죠. 그런 협상이 열린다면 김정은은 뭘 요구할까요?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에 대한 대화를 나눌까요? 그것이 앞으로 중국과의 싸움에서 우리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제한적 협상에서 북한에 뭘 줘야 할지에 대해 그 사람들이 전략적으로 잘 생각했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김정은이라면, 혹은 제가 그에게 조언한다면 제재 완화는 이제 소용없습니다. 김정은은 이미 편안한 상황입니다. 어떤 제재도 실질적으로 이행되지 않으니까요. 우리가 그럴 준비가 돼 있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명분 삼아 북한의 수입원을 부숴버리지 않은 게 놀랍습니다. 또 협상하고자 하는 모든 유형의 합의에 필요한 영향력을 확보하지 않은 데도 놀랐고요.

진행자) 미국은 북한 문제에 있어 건설적 역할을 해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중국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전략상 오판입니까, 아니면 더 나은 선택지가 없기 때문입니까? 루지에로 국장 지적대로 미국은 대북 지렛대를 소진했습니까?

애셔 선임연구원) 루지에로 국장이 국가안보회의에서 북한 문제를 맡았던 트럼프 정부 첫 2년 동안 미국 정부는 북한 내부에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전면적인 압박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북한인들은 무슨 일인가가 일어나고 있다는 걸 충분히 인식했죠. 마이크 폼페오 당시 CIA 국장은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대형 망치와 수술용 메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쓰는 것은 대형 망치였습니다. 미국은 권한 내에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누구의 협조도 받지 않고요. 제가 중부사령부에서 제임스 매티스 사령관,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사령관, 존 앨런 부사령관 밑에서 이란 문제를 담당했을 때 우리는 이란의 무기 프로그램을 곤란하게 하려고 많은 일을 했습니다. 이미 보도가 됐지만 저는 언급할 수 없습니다. 분명히 이란을 짜증 나게 했습니다. 그들의 무기 프로그램이 문제를 일으키고 지연되도록 했고요. 완벽하게 실행 가능한 일들이죠. 북한은 세계에 대한 사이버 접근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2022년 미국의 한 해커가 북한 전역의 인터넷망을 마비시켰죠. 개인이 할 수 있다면 미국 정부는 열 번도 넘게 할 수 있죠. 국정원을 비롯한 한국 정부 기관들도 마찬가지죠. 특히 사이버 분야는 북한 정권의 가장 큰 불법 수입원이기 때문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런 수입은 김정은 일가의 궁전으로 몰래 유입돼 부유함을 더해 줍니다. 우리는 그 수입원을 파괴해야 합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저서에서 “중국은 북한 핵 프로그램에 책임이 없는 만큼 중국에 북핵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도왔다고 보십니까?

애셔 선임연구원) 물론입니다. 리맥(LIMAC)이라는 회사가 있는데, 중국 해군에 납품하는 원자로를 만드는 ‘다롄 바오위안 핵장비 유한공사’ 계열사죠. 리맥은 평양에 지사를 뒀죠. 이들은 비철금속, 아마도 원심분리기용 마레이징강 거래에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두 공개된 정보입니다. 오픈 소스 정보 혁명이죠. 기업 데이터를 열심히 살펴보기만 해도 알 수 있습니다. 리맥은 심지어 텍사스주 휴스턴시에 사무실을 뒀는데 제가 여러 번 폐쇄하려고 해도 어떻게 된 건지 계속 다시 나타나더군요. 그리고 휴스턴에 있는 그 사무실은 핵 장비와 핵 제어시스템과 관련한 부품 거의 2천만 달러어치를 중국 단둥으로 운송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판지바’ 같은 기업 데이터 서비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심지어 자국 내에서 이뤄지는 이런 활동조차 중단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이미 미국에 들어와 있다는 걸 말하고자 하는 겁니다. 대규모는 아니지만 그들은 여기에 있습니다. 북한은 또 전 세계에 걸쳐 긴 공급망을 운영합니다. 이를 모두 봉쇄하고 역습하고 잠재적으로는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진행자) 애셔 연구원은 ‘중국이 물론 북한의 핵 개발을 도왔다’고 말했는데요. 그렇다면 미국이 중국에 북한 비핵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모순 아닌가요?

루지에로 전 국장) 그렇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의 파트너가 아닙니다. 두 나라는 안보리에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고, 스스로 찬성한 유엔 제재도 위반하고 있습니다. 또 가장 중요한 건 미국 제재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죠.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의 저서에 대해선 제가 1년 전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에 서평을 썼습니다. 기본적으로 그 책의 핵심은 1994년 이후 계속 실패해 온 정책을 권한다는 것입니다. 마치 새로운 정책인 양 말입니다. 그러나 전혀 획기적이지 않죠. 중국과 러시아가 이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해결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고요. 따라서 미국은 늘 그랬듯이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진행자) 북한이 계속 사치품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벤츠의 상위급 브랜드인 마이바흐를 타는 모습이 포착됐고요. 벤츠사는 VOA에 ‘북한과 같은 국가에서는 사업을 하지 않는다’며 ‘승인되지 않은 제3자 판매나 계약 지역 외에서의 제품 판매를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이 사치품 금수 조치의 구멍입니까? 사치품의 북한 유입을 막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정말 놀랍지 않습니까? 김정은은 주민들에게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어려운 시기는 군부의 엘리트들과 김정은 자신에게는 해당되지 않죠. 방금 말씀하신 차들은 아주 비싼 차들입니다. 중국을 통할 수도 있고 다른 나라를 통할 수도 있습니다. 애셔 연구원이 언급했듯이 위장회사 등을 이용하는 것이죠. 규정 준수와 제재 이행 문화를 갖고 있지 않다면 이런 종류의 일이 무사통과할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 은행들은 규정 준수와 제재 이행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 바로 그 점이 큰 문제입니다. 물론 이것은 김정은이 자국민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는 원한다면 경제 번영에 그 돈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상황을 편안하게 느낍니다. 북한을 불편하게 만드는 게 미국에 어려운 일이죠. 그 방법을 알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했으니까요.

애셔 선임연구원) 마샤오훙 조직을 겨냥할 수 있습니다. 마샤오훙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녀에 대한 기소 내용과 그녀의 조직에 대한 제재 관련 정보가 꽤 많습니다. 마샤오훙은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과 연계돼 있었죠. 그녀의 조직은 북한 지도부의 금융망입니다. 주요 목표는 중국에서 북한으로 사치품을 수출하는 것이고요. 그들은 기본적으로 위축되지 않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루지에로 국장과 미국 정부와 연구소에서 제기했던 가장 큰 문제가 있습니다. 제재의 검증과 이행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제재를 가하고 나서 금방 외면합니다. 마치 그것이 변화를 불러올 것처럼요.

진행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재 공화당 대선 후보 지명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북한과 거래를 시도할 걸로 보세요? 미한 연합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동결을 맞바꿀까요?

루지에로 전 국장) 약 1년 후에 누가 대통령이 될지에 달려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2기를 맡게 되든 그 누구도 북한에 영향력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북한에 대해 지렛대가 전혀 없고, 중국과 러시아를 통해 김정은을 압박하려 해도 지렛대가 없습니다. 따라서 누가 되든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시작한 것과 똑같은 일을 해야 할 겁니다. 바로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압박을 재구축하는 일이죠. 우리가 원하는 유형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어떤 대통령도 2025년 1월 20일 취임해 북한과 바로 협상을 시작할 순 없으니까요.

애셔 선임연구원) 동감입니다. 우리는 북한을 봉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진지한 협상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북한과 진지한 협상을 너무 많이 해 봤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역사상 최고위급의 협상을 펼치는 것을 외부에서 지켜봤을 때, 저는 그가 대통령으로서 진지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말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는 ‘거래의 달인’이라고 하는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그마저도 하노이에서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북한은 입만 열면 거짓말하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위원장이라고 부르죠. 저는 그저 독재자라고 부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감상적인 애착을 가지고 있음에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정부 이래 북한이 핵 비축량을 두 배로 늘린 상황에서 그런 방식은 북한에 통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북한의 무기 판매를 정말 걱정합니다. 우리는 그들이 프로그램, 능력, 기술을 판매하는 것을 봤습니다. 그들이 지금 단계에서 무기를 팔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누구도 이에 대응할 의지가 없는 것 같네요. 만약 그들이 무기를 판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협상해야 하나요?

지금까지 앤서니 루지에로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국장과 데이비드 애셔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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