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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연말 특집] 경제 주요 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동결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2023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이 시간에는 올 한해를 분야별로 재조명해 보는 연말 특집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2023년 세계 주요 경제 뉴스 정리했습니다.

“전쟁의 혼란 속 세계 경제”

오늘날 세계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양대 축,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좀처럼 경제 성장 속도를 내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그나마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물가,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잡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하지만 중국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고강도 방역 정책을 폐기하고 이른바 ‘위드 코로나(With Covid)’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후유증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올해 미국과 유럽 등 대부분의 나라는 고금리, 고물가와 씨름했는데, 중국은 반대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가가 떨어지면 좋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물가 하락이 장기화하면 이는 국가 경기 둔화, 또는 침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2년째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끝이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10월에 터진 중동발 전쟁 소식은 세계 경제를 더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이 됐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공급망 교란에 따른 물자 부족 등은 궁극적으로 물가 인상으로 연결되는데요. 궁극적으로 임금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을 수는 없으니 서민 경제는 계속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전개된 한 해였습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슈퍼마켓 이용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내 슈퍼마켓 이용객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자료사진)

“예상 밖 선전 미국 경제”

2023년 미국 경제는 어땠을까요?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최근, 올 한 해 미국 경제를 진단하는 평론을 실었는데요. 포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는 기적 같은 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대규모 해고와 경기 침체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 예상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경기 불황을 일으키지 않고 잡혀가고 있습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인데요. 지난 9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3.7%, 10월에는 3.2%, 11월에는 3.1%를 기록하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3분기 미국 경제는 5% 넘는 성장률을 보이면서, 시장 전망을 웃돌았습니다.

또 미국의 실업률은 11월에 3.7%를 기록했는데요. 통상 실업률 3~5%는 완전고용 수준으로 봅니다. 그런가 하면, 12월 초 기준, 올해 미국에는 240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이런 여러 긍정적 지표는 또한 오랫동안 침체됐던 주식 시장에 불을 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들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실질적 체감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소비 지표를 보면 소비 역시 거의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경제를 견인하는 주 요소의 하나인 부동산, 주택 시장은 아직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여파로 그동안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이자율도 껑충 뛰었는데요. 집을 사려는 사람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크게 위축됐습니다. 덩달아 건축업계도 고전 중입니다.

연준은 이번 주, 13일, 올해의 마지막 기준금리 발표했는데요.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고 동결 조처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로 2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데요. 이런 가운데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입니다. 연준이 내년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하반기는 돼야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리고 있는데요. 연준의 동결 조처와 함께 상반기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가 부서지는 이미지.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가 부서지는 이미지.

“미국 은행 줄도산 위기에 경고등”

3월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연이은 폐쇄 소식이 금융권을 강타했습니다.

특히 SVB는 미국 은행업계 자산 규모 16위의 대형은행으로, 그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시장은 우려 속에 사태 추이를 지켜봤습니다.

위기의 배경에는 지난 2019년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 대응책의 일환으로 막대한 유동성 자금을 시중에 풀었는데요. 미국 첨단과학의 요새 실리콘밸리에 자리한 스타트업, 여러 신생기술 기업도 그 수혜자였습니다. 더불어 이들과 거래한 SVB도 몸집을 불렸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잦아들고 연준이 지나치게 높아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들어가면서 해당 은행이 투자한 채권 가격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에 수익성을 우려한 예금주들이 대량으로 예금을 인출하는 이른바 ‘뱅크런(Bank Run)’ 사태가 벌어지게 됐고요.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들 은행은 결국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 사태를 불러온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악몽을 떠올리기도 했는데요.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앞장서 미국의 은행시스템은 안전하다며 예금주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에 이르렀고요. 미국 연방 당국이 신속하게 개입하며 구원 등판에 나서면서 더 큰 파장은 잠재울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미국 은행들의 위기관리 능력과 한계를 보여준 사건으로 평가됐습니다.

중국 장쑤성 난징 고층 건물에 파산 위기를 맞고 있는 부동산 기업 '헝다' 로고가 붙어 있다. (자료사진)
중국 장쑤성 난징 고층 건물에 파산 위기를 맞고 있는 부동산 기업 '헝다' 로고가 붙어 있다. (자료사진)

“위기론 속 중국 경제”

한동안 초고속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경제를 주물렀던 중국 경제는 최근 몇 년째 계속해서 경기 둔화 양상을 보여왔습니다. 올해도 중국 경제는 정체 국면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3월, 중국 정부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잡았는데요. 이 목표치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장률 목표치 달성 여부보다 성장의 내용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올초만 해도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하면서, 경제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중국 경제 성장의 한 축을 이루는 부동산 시장이 위기를 맞으면서 좀처럼 회복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분야는 일자리 창출과 건축 등 부대 산업까지 동반 상승의 효과를 내며 중국 경제를 견인해 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봉쇄에 따른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고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위기를 맞게 된 건데요.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줄줄이 부도 위기를 맞으면서 중국 경제도 덩달아 휘청했습니다.

다만 중국의 1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0.5% 늘어나면서 7개월 만에 상승세를 보이는 등, 경제 반등의 동력을 살릴 수 있다는 긍정적 지표도 있긴 합니다.

중국 정부는 이달 중순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고위급 경제정책회의인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올해 중국 경제는 고품질의 성장과 회복세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시 주석과 공산당 지도자들은 내년은 중국 경제 회복에 ‘매우 중요한 단계’라면서 ‘선제적’ 재정과 효과적인 통화 정책으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다짐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중국 정부는 올해와 비슷한 5%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왼쪽)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ECB에서 회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중고에 시달린 유럽”

유럽은 올해 이중고에 시달렸습니다. 2021년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부자 유럽은 옛말이 될 만큼 경제도 성장 동력을 잃었습니다. 특히 유럽 경제의 큰 몫을 담당해 온 관광과 부대 산업은 전쟁으로 인해 거의 초토화했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야 했던 나라들도 허리가 휘는 상황이 됐습니다.

유럽 최대 경제강국으로 유럽 경제를 견인해 온 독일부터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독일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1%로, 2분기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유로화 사용 20개국의 경제성장이 당초 전망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잡았는데요. 이는 지난 9월 0.8%에서 두 달 만에 0.2%P 하향 조정한 것으로, 유럽 경제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수요 위축 등을 경제 부진 요인으로 꼽고 있는데요. 유럽 정치인들은 여전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경제 회복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새해를 맞이하게 됐습니다.

2023년 한해를 돌아보는 연말 특집, 이 시간에는 올 한해 주요 경제 뉴스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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