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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대상 북한 유조선, 중국 근해 또 출몰…‘의심 선박’ 잇따라 중국행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대북제재 대상 선박인 안산 1호가 북한 남포항에 지난 3월 정박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대북제재 대상 선박인 안산 1호가 북한 남포항에 지난 3월 정박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유엔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유조선이 중국 근해에서 발견됐습니다. 중국해역 3km 앞까지 접근한 뒤 사라졌는데, 과거에도 유류를 불법으로 실어 날랐던 선박입니다. 연이어 포착되는 북한 선박의 수상한 움직임을 함지하 기자가 전합니다.

중국 근해에서 의심스러운 항적을 남긴 북한 유조선은 남산 8호입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남산 8호는 현지 시각 지난달 29일 오후 10시경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동쪽 해상에서 포착됐습니다. 원저우시 인근 러우먼 섬에서 약 25km 떨어진 곳입니다.

한 국가의 영해가 국제법상 12해리, 약 22km인 만큼 남산 8호는 중국 영해 기준선을 불과 3km 앞둔 지점까지 접근한 것입니다.

유엔 제재 대상 북한 유조선 남산 8호가 중국 근해에서 포착됐다. 자료=MarineTraffic
유엔 제재 대상 북한 유조선 남산 8호가 중국 근해에서 포착됐다. 자료=MarineTraffic

남산 8호는 이 지점에서 남쪽으로 항해하던 중 자취를 감췄습니다. 선박의 위치 정보를 나타내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껐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남산 8호를 포함한 선박 27척을 전격 제재했습니다.

당시 안보리는 남산 8호가 선박 간 환적을 통해 불법으로 유류를 건네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남산 8호를 포함한 13척에는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는 문구가 붙었습니다. 이는 자산 동결이나 입항 금지 혹은 선적 취소 등을 명령한 다른 선박에 대한 제재보다 더 강도가 높은 조치였습니다.

사실상 다른 나라 항구로 입항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입항하더라도 곧바로 억류될 위험에 처하게 될 선박이 북한 모항에서 무려 1천km가 넘는 해역까지 운항한 것입니다.

남산 8호는 AIS를 통해 이곳에서 약 200km 떨어진 중국 푸젠성 푸저우항을 목적지로 표시했습니다.

남산 8호가 실제로 푸저우항에 도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으로 위치 신호를 발신한 곳에서 푸저우항까지의 거리가 비교적 가깝고 뱃머리 역시 푸저우항 쪽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푸저우항은 최근 또 다른 유엔 제재 대상 유조선인 천마산호가 발견된 곳이기도 합니다.

앞서 VOA는 천마산호가 지난달 푸저우시 인근 중국 영해에 진입했다가 사라졌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천마산 호는 2018년 남산 8호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 의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선박입니다.

의심스러운 항적을 보인 선박은 또 있습니다.

2018년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북한 유조선 안산 1호는 지난달 26일 새벽 북한 남포를 떠나 중국 방향으로 항해하던 중 위치 신호를 잠시 노출했습니다.

이후 약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안산 1호의 위치 신호는 잡히지 않는데, 제재 대상 유조선이 중국에 다가갔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달 27일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여전히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방식을 동원해 불법으로 유류를 수입하고 있다며, 남포 등지에 정박한 북한 유조선이 촬영된 위성사진과 각 유조선의 적재 중량 등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여기에는 앞서 VOA가 중국해역에서 포착한 천마산호와 지난달 의심스러운 항적을 보인 안산 1호도 포함됐습니다.

이들 선박이 또다시 선박 간 환적 등 불법 행위를 목적으로 중국으로 항해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VOA는 지난 2016년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은 미림2호가 ‘성관호’라는 이름으로 17일 새벽 중국 닝보-저우산항 해역에서 위치 신호를 발신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북한 선박 성관호가 중국 영해에 머물고 있는 모습. 자료=MarineTraffic
북한 선박 성관호가 중국 영해에 머물고 있는 모습. 자료=MarineTraffic

성관호는 이후 29일까지 같은 해역에서 이따금 위치 신호를 보냈습니다. 이 선박 역시 다른 유조선과 마찬가지로 자산동결 대상입니다.

현재로선 중국 정부가 성관호와 다른 북한 유조선 등을 억류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대북제재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만큼 이들 선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문제의 북한 선박에 대한 억류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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