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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볼튼 전 보좌관] “한반도 통일 목표 삼아야…북한 정권 오래 못 버틸 것”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8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8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의 대화보다는 한반도 통일을 목표로 대북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강조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VOA 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런 목표가 중국이 원하는 동북아시아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또한 엄격한 대북제재 이행의 필요성도 거론하며 북한 정권이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미한동맹 70주년을 맞아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더 큰 역할을 부여 받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볼튼 전 보좌관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미한동맹이 올해로 70주년을 맞았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한국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전쟁을 치렀고, 해외 원조의 수혜국이었는데요. 지난 70년 간 미한동맹의 틀 안에서 한국이 이뤄낸 발전상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볼튼 전 보좌관) 1945년 분단 이후 한국은 정말 놀라운 성공 스토리를 써왔습니다. 미국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 국민들이 해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봄 서울을 방문했을 때 한국전 정전협정 기념일과 미한 간 긴밀한 군사적 관계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때 누군가 제게 한국전쟁 당시의 사진을 보여줬는데, 미국인 조종사가 비행기 옆에 서서 10여 명 남짓의 한국 조종사들을 훈련시키는 모습이었습니다. 그게 그 당시 미한동맹을 상징하는 것이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과 한국의 조종사가 함께 나란히 걷는 모습을 보여주는 새로운 광고가 나왔는데, 저는 그것이 오늘날 동맹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관점에서 볼 때 미한동맹에 대한 지지는 매우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역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은 미한동맹이 얼마나 굳건한 지 보여주는 매우 긍정적인 진전이었다고 봅니다.

기자) 볼튼 전 보좌관님께서는 과거 여러 차례 북한과의 외교에 관여하셨고, 한국 측과도 다방면에서 협력해 오셨습니다. 현재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는 외교적 역량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볼튼 전 보좌관) 한국은 국제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기문 전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된 것도 부분적으로 그런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봅니다. 반 전 총장은 매우 성공적인 사무총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이 동아시아 문제에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수행해 온 역할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가 북한과 중국의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중요한 역할을 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은 과거와 비교했을 때 경제, 국방, 문화 등 많은 부분에서 발전을 거듭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이 한국전쟁의 원조 수혜국에서 미국과 상호 협력하는 관계로 진화했다고 보십니까?

볼튼 전 보좌관) 물론입니다. 매우 분명하죠. 한국 영화의 아카데미상 수상도 대단하고, K-Pop 같은 한국 음악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그만큼 사회가 발전했다는 증거죠. 한국은 자유롭고 정치는 활짝 열려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중요성과 잠재력을 가진 곳입니다. 1945년 분단 당시 대부분의 산업이 38선 이북에 있었고 전쟁과 일제강점기 아래 대부분의 국토가 폐허로 변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이 큰 고통에 시달렸던 한국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는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나 발전 과정에는 항상 고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한국 국민들은 분단 이후를 큰 자부심을 갖고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과의 끔찍하고 슬픈 대비는 한국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밤에 보면 한국은 전역이 환히 밝게 보이는 데 북한은 칠흑같이 어두워 마치 바다의 일부처럼 보이는 유명한 위성사진을 아마 보셨을 겁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비극적인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북한 주민들을 어떻게 하면 해방시켜 한국 국민들과 같은 기회와 삶의 방식을 누릴 수 있게 할 것인가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미한동맹을 더욱 결속시키고 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한국이 앞으로 어떤 역할을 더 수행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볼튼 전 보좌관) 모든 동맹에는 항상 장애물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실제로는 기회가 훨씬 더 큽니다. 최근에 있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미한일 정상회의에서 그 증거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연합군사훈련과 공동 작전 수행 및 군사 관계에 대해 3국이 내린 결론은 매우 중요한 진전입니다. 한국의 역사를 고려했을 때 이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미한일 3국이 함께 힘을 합치면 개별적으로 연대했을 때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 한국과 항상 강력한 양자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세 나라가 군사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면 한일 관계의 다른 어려움들을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것은 아시아 전역에서 자유 국가들이 새로운 위협에 맞서 협력할 수 있다는 상징이 될 것입니다. 특히 최근 가장 위험에 처해 있는 타이완 국민들에게 좋은 신호가 될 것입니다. 이는 곧 한국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폴란드가 필요로 하는 무기와 탄약을 한국이 판매한 것이 그 예입니다. 이는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정말 중요한 행위자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러시아와 중국을 축으로 북한과 이란, 시리아, 벨라루스 같은 동맹국들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역 갈등의 단계는 지났습니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함으로써 우크라이나는 유럽의 분쟁이 아니라 국제 분쟁이 됐습니다. 타이완도 아시아 지역 내 갈등이 아니라 글로벌 문제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이 같은 부당한 공격으로부터 국제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한 가운데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기자) 현재 윤석열 정부의 대외정책, 특히 대북정책과 미한일 3국 협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볼튼 전 보좌관) 저는 윤 대통령이 과거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과 같은 대북정책을 바로잡기 위해 정말로 용기 있는 정책을 펼쳤다고 판단합니다. 북한을 대할 때 순진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윤 대통령이 가장 큰 정치적 위험을 감수한 부분은 일본과의 이견과 불일치를 해결하려 노력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한국과 일본의 오랜 역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것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처한 현실에 적응해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은 과거 일본과 전쟁을 치렀지만 이후 일본과 확실히 관계를 개선했습니다. 저는 우리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동맹국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윤석열 정부의 행운을 기원합니다. 한국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상황인지 잘 알고 있지만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8월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3자회담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8월 워싱턴 인근 캠프 데이비드에서 3자회담을 했다.

기자) 북한은 최근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가속화하고 있고, 중국과도 긴밀한 접촉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어떻게 나올 것으로 보십니까? 또 미국과 한국, 일본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볼튼 전 보좌관) 저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수십년 동안 북한에 그다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행하게도 이번 세력 재편에선 북한이 큰 승자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중국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고, 이제 러시아에도 매우 중요한 나라가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김정은과 푸틴과의 거래 조건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만 김정은은 그의 조부였던 김일성이 냉전 시대 러시아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 중국을 통해 러시아를 상대했던 위치로 돌아갈 수 있게 됐습니다. 그것은 북한의 지위를 향상시킬 뿐 아니라 당연히 한반도와 우리 모두에게 위험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이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 등의 상호 관계가 우리의 전략적 의미에서 어떻게 고려돼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것은 단순히 북한이 핵을 보유하는 것이나 무력으로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해 위협하는 것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지속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이 같은 관여 정책의 지속이 최선이라고 보십니까? 미국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행동에 나서야 할까요?

볼튼 전 보좌관) 저는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 목표는 자유 정부 하에서의 한반도 통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으로 인해 시행되고 있는 대북제재는 매우 엄격하게 이행돼야 합니다. 우리는 압박을 가해야 합니다. 저는 북한 정권이 오래 버틸 힘이 없다고 봅니다. 우리는 분명히 이 정권이 어떻게 무너지고 어떤 결과를 초래할 것인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반도 통일이라는 목표는 중국도 원한다고 말하는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진정한 잠재력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북한과의 대화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 통일 목표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북한과의 대화는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습니다.

기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증대되고 북중러 연대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 같은 논의도 고려될 수 있다고 보십니까?

볼튼 전 보좌관) 현재 북한 정권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 핵 프로그램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핵 프로그램이 잘못된 손에 넘어가지 않도록 막는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권위주의 정권이 무너지기 시작하고 주민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북한에 새로운 정권이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우리는 통일이 필요합니다.

기자) 북한은 최근 자신들의 헌법에 핵무력 정책을 공식적으로 명시했습니다. 핵 보유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 것인데, 이것이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볼튼 전 보좌관) 저는 그것이 대체로 상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헌법에 원하는 거의 모든 것을 적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수년 동안 북한 당국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는 어떠한 징후도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봅니다. 북한이 제재 완화를 원하나요?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지원을 원합니까? 물론입니다. 이런 혜택을 얻기 위해 자신들이 결코 이행할 의사가 없는 약속을 할까요? 당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의 협상이 계속 실패한 것입니다. 북한은 선불로 혜택을 받기를 원하고 본질인 비핵화 약속은 지키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죠. 그들이 정말로 비핵화에 전념했다면 자신들이 절대 원하지 않는 핵 사찰에 응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미한동맹 70주년에 대한 평가와 북러 군사협력의 향방, 대북정책에 대한 제언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상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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