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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북한 ‘핵실험장 피폭’ 증언…영문 모를 ‘귀신병’


[VOA 뉴스] 북한 ‘핵실험장 피폭’ 증언…영문 모를 ‘귀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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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길주군 주민들이 핵실험에 따른 방사성 물질 누출 피해에 노출됐다는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었는데, 실제 해당 지역 탈북민들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증언했습니다. 핵실험 이후 원인 모를 질환자와 사망자가 늘었지만 북한 당국의 정보 통제로 위험을 인지할 수 없었던 주민들은 영문을 몰라 귀신병이라고 하고 부적을 썼다고도 합니다. 허무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이 있는 길주군 주민들이 핵실험에 따른 방사성 물질 누출 피해에 노출됐다는 보고서가 최근 발표됐었는데, 실제 해당 지역 탈북민들이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증언했습니다. 핵실험 이후 원인 모를 질환자와 사망자가 늘었지만 북한 당국의 정보 통제로 위험을 인지할 수 없었던 주민들은 영문을 몰라 귀신병이라고 하고 부적을 썼다고도 합니다. 허무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조명수)

제20회 ‘북한자유주간’행사의 일환으로 서울에서 열린 북한 핵실험 피해 증언 기자회견장입니다.

2013년 3차 핵실험 때 길주에 살았다는 이영란 씨는 주민들 대부분이 핵실험장인 풍계리 만탑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식수로 이용했는데 탈북 후 한국에 입국하고 나서야 핵실험이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증언했습니다.

실제로 이 씨의 외아들과 아들의 친구들 여러 명이 핵실험 이후 결핵 진단을 받았고 4년을 넘기지 못하고 숨졌는데, 북한 당국의 매몰찬 결정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영란 / 탈북민
“길주군에서 감염환자 결핵환자 전감병환자는 일체 평양에 한발자국도 들여놓지 못한다고, 증명서조차도 떼 주지 않는답니다.”

2011년 한국에 입국한 김순복 씨는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었던 풍계리는 핵실험장이 건설된 이후부터 류머티즘 관절염, 결핵, 피부염 환자도 늘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순복 / 탈북민
“사람들은 이밖에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채 시름시름 앓는 사람들을 가리켜 ‘귀신병’에 걸렸다고 했고, 무당을 찾아가 방토를 하기도 했습니다.”

남경훈 / 탈북민
“동네에는 원인 모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장애를 입은 어린이가 태어났습니다. 당시 길주군 주민들은 원인을 찾을 길이 없고 병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귀신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들도 많이 했습니다.”

기자회견을 함께 한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탈북민들의 증언으로 북한 인권상황을 전 세계가 알게 된 것처럼 길주군 출신 탈북민의 증언으로 북한 핵실험에 따른 주민피해도 전 세계가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수전 숄티 / 북한자유연합 대표
“1999년에 처음 북한 탈북민 이야기를 알렸을 때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얘기가 너무 소름끼쳐서 그들의 이야기를 믿을 수 없었던 것이 생각납니다. 이 특별한 패널이 매우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거의 알지 못하는 문제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주목받고 있지만, 방사성 물질 피해 문제는 유례가 없는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지역의 방사성 물질 노출 위험 문제는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 또 북한인권단체들이 꾸준히 제기해 온 문제입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 센터 특별연구원과 미국의 핵 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은 지난 5월 지하 핵실험으로 인한 풍계리 인근 지역의 지하수에 방사능 유출이 우려된다며 국제사회의 검증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지난 2월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방사성 물질의 지하수 오염 위험과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핵실험장에서 유출된 방사성 물질이 지하수를 통해 확산될 수 있다면서 핵실험장 인근 주민 수십만 명이 영향권에 있다고 밝혔고, 한국 통일부는 해당 지역 탈북민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피폭과 관련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VOA 뉴스 허무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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