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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국, 미한일 연대 ‘대중 봉쇄’ 간주…한국 당당한 외교 추구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했다.

중국은 한국이 미한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대중 봉쇄’에 참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습니다. 한국이 중국의 압박에 맞서 원칙에 입각한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는 30일 VOA에 중국이 미한일 정상회의를 “대 중국 봉쇄 전략의 일부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콜비 전 부차관보] “China appears to believe that the United States is trying to form a coalition of countries, which, as Xi Jinping has said, are seeking to strangle China's further development and hold it down and suppress it.… I think that the more worrisome possibility is that China will strike out in order to try to break what it regards as a, you know, a tightening ring of containment. And, of course, South Korea, you know, the Yoon government being part of a trilateral meeting with President Biden and Prime Minister Kishida is going to contribute to that fear.”

콜비 전 부차관보는 VOA와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미국이 국가 연합을 구성해 중국의 추가 발전을 억제하고 억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 것 같다”며 “중국이 자국에 대한 봉쇄 고리 강화라고 믿는 것을 깨기 위해 폭력적인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물론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와 함께 미한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이 그런 우려를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그러면서 아직까지는 미한일이 중국에 대한 성명을 냈을 뿐이지만 앞으로 경제적 측면이든 군사적 측면이든 좀 더 구체적인 조치가 이어지면 중국이 경제적 강압의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한일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공동성명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역내 ‘규칙 기반 국제질서’를 저해하는 주체로 직접 지목하며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반대하며 타이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이 참여하는 정상 공동성명이 역내 사안과 관련해 중국을 적시해서 비판한 것은 처음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미한일 정상회의에 대해 “타이완 문제 등으로 중국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중국의 내정을 난폭하게 간섭했다”며 “강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한다”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인 패트리샤 김 연구원도 30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국내 경제적, 사회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중국이 ‘서방의 포위’를 계속해서 중국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 “As Beijing confronts economic and societal challenges at home, it will continue to point to "Western encirclement" as a cause for China's woes. This creates a dangerous dynamic because as xenophobia and nationalism increase in China, Chinese leaders will feel compelled to adopt increasingly harsh rhetoric and policies against the United States and its allies to avoid looking weak in front of its domestic audience.”

이어 ”중국 내에서 외국인 혐오와 민족주의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 지도자들은 국내 대중 앞에서 약해 보이지 않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해 점점 더 강경한 수사와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낄 것이기 때문에 이는 위험한 역학 관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에 대해 거친 수사만을 사용하면서 한국이 미국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며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 “So far, Beijing has only employed harsh rhetoric against South Korea, accusing Seoul of "blindly" following the United States into confrontation with China. But it may adopt punitive measures against South Korea down the road, just as it has against Tokyo with the recent import ban on all Japanese seafood, ostensibly in response to the release of Fukushima wastewater, and the active fanning of anti-Japanese sentiment by Chinese official media.”

이어 “하지만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에 대한 대응으로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일 감정을 부추기는 것처럼 향후 한국에 대한 징벌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랜드연구소의 제프리 호넝 선임연구원은 30일 VOA와 화상 통화에서 특히 한국이 중국을 구체적으로 거명하며 비판한데 대해 중국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호넝 선임연구원] “It's very possible that China will retaliate. We think back to the fad deployment a number of years ago, China reacted with economic coercion against South Korea. You know, historically speaking, South Korea has been more reluctant to call out China by name compared to look, for instance, Japan. And so I think from China's perspective, this is a new look, coming from South Korea, and I would not be surprised if in the weeks it may be actually in the days and weeks ahead, we see China take some sort of action against South Korea.”

호넝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에 보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몇 년 전 사드 배치 당시를 돌이켜보면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경제적 강압으로 대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역사적으로 한국은 일본에 비해 중국을 거명하며 비판하는 것을 더 꺼려했다”며 “중국의 입장에서는 한국이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안에 중국이 한국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한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한국 상품에 대한 세관 검사 기간을 비정상적으로 길게 하거나 관광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등 세계무역기구에 제소되지 않을 수준에서 경제적 강압 조치를 강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중국, 한국에 대해 보다 절제된 모습 보일 것”

반면 중국이 한국에 섣불리 강압적인 조치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습니다.

미 해군전쟁대학의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중국이 미한일 정상회의와 성명에 포함된 내용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갖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한국에 대해서는 과거에 비해 중국이 좀 더 절제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I think Chinese leaders recognize they still have important economic interests with South Korea. So it demonstrates that South Korea has a little bit of leverage here. But also, I think there were some lessons learned in regard to the THAAD issue and how China overplayed its effort to convince South Korea to reverse course, it is very clear that the sentiment in South Korea is going in the other direction in a negative way in regards to China and China has an interest to not have that become worse.”

로리그 교수는 “중국 지도자들은 여전히 한국과 중요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이 이 부분에서 약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한국의 방향을 바꾸도록 설득하려는 노력을 지나치게 기울인 것과 관련해 몇 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정서가 중국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분명하며, 중국은 상황을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할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로리그 교수는 현재 중국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에 대한 적대감을 훨씬 많이 표출하고 있다며, 한국보다는 일본 문제가 중국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국무부 출신인 토머스 신킨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30일 VOA와 화상 통화에서 “(한국에 대해) 더 공격적인 행동을 배제할 수 없지만 중국인들은 (현재) 매우 신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킨 연구원] “They understood that in the previous administration, it was much more vulnerable in a way to Chinese pressure and they acted accordingly. And the South Korean government responded accordingly by sort of drawing back. But I think it's very difficult to persuade another country to act against its national security interests. And I think that the Chinese leadership recognizes that President Yoon sees the evolution of the situation in East Asia, including what North Korea is doing and what China is doing, that sort of compels an arrangement of the sort that we saw at Camp David. So it would be very hard for China really to take action. That wouldn't be counterproductive.”

신킨 연구원은 “중국은 이전 한국 정부가 중국의 압력에 훨씬 더 취약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행동했고, 한국 정부도 그에 따라 한발 물러서서 대응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다른 국가가 자국의 안보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과 중국의 행동 등 동아시아 정세를 감안할 때 캠프 데이비드 합의와 같은 것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중국 지도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따라서 중국이 (한국에 대해) 비생산적인 어떤 조치를 취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정보위원회 소속 동아시아 담당 국가정보분석관(NIO)을 지낸 존 컬버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발휘할 순간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컬버 연구원] “As you note, China lifted its group travel ban. I suspect China will attempt to work behind the scenes with the Yoon administration and over the longer term wait for events, such new North Korean provocations or domestic South Korean politics to provide opportunities to use its influence.”

컬버 연구원은 “중국이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 금지 조치를 해제했다”며 “중국은 윤석열 정부와 막후에서 협력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새로운 도발이나 한국 국내 정치적 움직임 등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당당하게 국익 추구해야”

향후 한국의 대중국 접근법에 대해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국이 미일과 강력히 연대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콜비 전 부차관보] “I think it's rational in South Korea self interest, to stick with the alliance with the United States, because if you're alone, you're totally prey to China's predation. So you need an outside force that is strong enough, and only United States can do that. And I think collaborating with Japan does make more sense, despite the political difficulties.”

콜비 전 부차관보는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을 고수하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한국이 혼자 있으면 중국의 ‘먹잇감’이 될 것이기에 충분히 강력한 외부 세력이 필요하고 미국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일본과도 협력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중국은 이미 미한일이 자국 봉쇄에 나선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패트리샤 김 연구원은 “한국은 국익을 증진하는 외교 정책을 당당하게 추구해야 한다”며 미한일 연대를 강화하면서도 대중국 관계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연구원] “South Korea should confidently pursue a foreign policy that advances its national interests. It should not shy away from strengthening its alliance with the United States and trilateral cooperation with Japan, while at the same time pursuing stable relations with China. Managing these key relationships will be no easy feat and will require diplomatic persistence on the part of South Korean leaders.”

김 연구원은 “한국이 미국과의 동맹과 일본과의 3국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핵심적인 관계를 관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한국 지도자들의 외교적 끈기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리그 교수도 “한국이 중국과 공통의 문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할 수 있는 대화와 협상을 시도하면서 중국의 우려되는 행동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So I think South Korea is wise to continue to pursue dialogue, to try to have conversation and negotiations that can at least share common understanding see where there are common issues, but also to continue to stand up for issues and concerns that it has about Chinese behavior and other issues that are concerning to South Korean leaders.”

로리그 교수는 그러면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모두에 중요한 이해관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양쪽을 모두 관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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