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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살몬 보고관] "안보리 북한인권 회의,강력한 신호…북한주민 목소리 전할 것"


워싱턴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5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워싱턴을 방문한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5일 VOA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6년 만에 열리는 유엔 안보리 북한인권 공개회의에서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15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안보리 회의 개최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미한일 3국 정상회의 개최와 관련해선 인권과 안보는 뗄 수 없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와 관련해선 중국 방문 등 관여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주 워싱턴을 방문한 살몬 특별보고관을 박형주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이번 미국 방문 목적은 무엇인가요?

살몬 보고관) 여러 계획과 구상이 있습니다. 지금 저의 최대 관심사는 인권과 안보-평화의 상관관계, 특히 오래된 한반도 대치 상황이 북한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특히 여성과 소녀들에게 말입니다.

기자)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의회 인준을 마쳤습니다. 만나 보셨습니까?

살몬 보고관) 터너 특사와 그의 팀을 만나는 것이 저의 첫 일정(14일)이었습니다. 매우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우리가 아주 특별한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는 터너 특사가 있고 한국에는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있습니다. 또한 신임 유엔 인권최고대표도 지명됐습니다. 유엔 안보리에선 북한 인권을 주제로 공개회의를 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도구를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새로운 도구로 무엇을 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기자) 18일 미국 캠프 데이비드에서 미한일 정상회담이 열립니다. 북한 관련 안보가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만, 북한 인권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이들 국가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으로서 이번 회담에 대해 어떤 기대가 있으신가요?

살몬 보고관) 저는 인권 문제와 안보∙평화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상반된 두 가지 견해가 있습니다. 먼저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안보, 평화, 군축, 비핵화 등과 관련한 관여 기회를 낮추기 때문에 비현실적이고 실용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반면 인권과 안보 문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뗄 수 없는 문제라는 견해가 있는데요, 특별보고관으로서 저는 후자가 더욱 바람직한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접근이 인권 증진을 위한 강력한 법적 토대를 마련해줄 뿐만 아니라, 인권 문제를 다루지 않고 회피하는 접근 방식이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인권에 관한 최소한의 요건에 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떤 폭력이 특정 기간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차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많은 북한 주민이 너무 오랜 기간 고통받고 있잖아요.

기자) 미한일 협력 확대가 북한 인권 증진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살몬 보고관) 한반도의 평화, 북한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들 세 나라는 가장 중요한 국가입니다. 강력한 일을 주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네트워크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참여자, 새로운 목소리, 다양한 국가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저는 기존 관련국들은 물론 모든 목소리와 국가의 참여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유엔 안보리에서 약 6년 만에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 논의합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브리핑을 하시는 데요, 핵심 내용을 미리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살몬 보고관) 먼저 북한 인권 관련 안보리 공개회의가 2017년 이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할 것입니다. 안보리 회의 개최 자체가 갖는 중요성이 있습니다.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국제사회가 관심을 갖고 있다는 매우 강력한 신호입니다. 저는 국제사회 앞에서 소리를 낼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특히 북한 여성과 소녀들의 상황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리려 합니다. 또한 안보리의 임무가 평화와 안보 보존인 만큼 인권과 안보 문제의 상관 관계에 대해 강조하려 합니다. 안보리도 최근 몇 년간 인권이 평화 안보의 필수 요소라는 생각에 더욱 열려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중국과 북한은 이번 안보리 회의가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고 대립을 부추긴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살몬 보고관) 저는 모든 국가들의 입장과 견해를 존중합니다. 그러나 제 관점에서 볼 때 북한 인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무관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안보, 비핵화 의제에만 집중할 수 없습니다. 저는 평화가 곧 인권이고 인권이 곧 평화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최근 북한 인권단체들이 유엔(UN)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중국에 체류 중인 탈북민의 강제 송환 재개를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중국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했는데요, 이런 지적에 동의하십니까?

살몬 보고관) 먼저 저는 유엔의 구성원이 아닌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임명한 독립적인 전문가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 등 유엔의 여러 조직이 이 문제와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는 사실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으로서 지난 2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모든 국가에게 탈북민을 강제로 북송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강제 북송 시 이들이 고문 등 혹독한 처우를 받을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강제 북송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살몬 보고관) 그렇습니다. 그러나 중국 방문은 매우 어렵습니다. 중국을 방문하고자 하는 많은 특별보고관들이 오랫동안 대기하고 있다고 중국 당국도 말했는데요, 그런 상황을 전적으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저뿐만 아니라 다른 특별보고관들도 북한 주민들의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고, 중국 당국과 어느 정도 관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중국 당국이 사람들이 고문당하도록 보내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런 작업(중국 방문 계획)이 진행 중입니다.

기자) 탈북민 강제 북송 외에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해 특별보고관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살몬 보고관)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문제의 순위를 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이 끔찍한 고립이 매우 우려스러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의 상황을 알 수 없습니다. 국제적인 협력이 부재한 상황이고, 유엔 관계자, 다른 나라의 외교관, 민간 단체 관계자 등의 현지 활동이 지금 허용되지 않고 있습니다. 매우 걱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양실조, 식량 접근성, 보건 서비스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전임자인 퀸타나 전 보고관은 인도주의 상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안보리 측에선 이미 인도적 제재 면제를 허용하고 있지만 계속 문을 닫고 있는 북한 정권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살몬 보고관) 매우 어려운 질문입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를 인용하고 싶습니다. 보고서엔 북한 주민들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국제사회가 보다 구체적이고 나은 방식으로 표적 제재를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저의 전임자만 이 부분을 언급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투명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하며, 이에 대해 투명하고 차분하며 직접적인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퀸타나 전 특별보고관은 북한 방문을 원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는데요, 북한 방문을 모색하고 있습니까

살몬 보고관) 저의 모든 전임자가 북한 당국에 방문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습니다. 북한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러나 북한은 2017년 장애인 인권을 다루는 카타리나 데반다스 아길라르 유엔 특별보고관의 방북을 처음으로 허용했습니다. 그는 방북 이후 북한 장애인 상황에 대해 의미 있는 보고서를 남겼습니다. 북한 입장에선 북한 인권특별보고관의 방문을 허용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북한에) 다른 선택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북한이 다른 분야의 특별보고관의 방문을 주기적으로 허용하거나,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거나, 보편적 인권정례검토의 권고 사안을 이행한다면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북한 방문을 바라지만 그 생각에 꼭 집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북한 측과 인권 문제와 관련해 일정 부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아웃트로) 지금까지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으로부터 북한 인권과 관련한 미한일 3국 정상회담과 유엔 안보리 공개회의에 대한 배경과 의미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박형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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