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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또다시 중국 선박 구매 정황…올해만 26척


중국 다롄항. (자료사진)
중국 다롄항. (자료사진)

최근까지 중국 깃발을 달았던 선박이 또다시 북한 선박이 돼 나타났습니다. 올해 26척째인데 모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새롭게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은 둥펑58호입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둥펑58호는 한반도 시각 25일 오전 7시 29분경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항 북쪽 해상에서 북한 서해 방면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드러낸 뒤 사라졌습니다.

마린트래픽은 이 선박이 외부로 발신한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토대로 둥펑58호가 북한 깃발을 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기존 등록 정보를 토대로 한 선박명은 둥펑58호지만, AIS로 발신하는 이름은 토성(THOSONG)호라고 전했습니다.

문제는 이 선박이 얼마 전까지 중국 선적이었다는 점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 자료는 둥펑58호와 동일한 IMO 등록번호를 사용하는 선박을 중국 선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GISIS 자료에는 이 선박의 이름이 지난 2021년 6월 둥펑58호에서 완씬58호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종합하면 중국 선박이었던 둥펑58호 혹은 완씬58호는 최근 어느 시점 북한 선적의 토성호가 됐고, 선박이 자체 발신한 AIS 신호를 통해 이런 변화가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입니다.

무게가 4천90t인 중소형 선박인 이 선박은 2004년 건조된 이후 중국과 벨리즈, 캄보디아 깃발을 달았으며 2008년부턴 줄곧 중국 선적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선박을 자국에 등록했다는 건 북한이 이 선박을 ‘중고’로 중국에서 매입했다는 뜻입니다.

얼마 전까지 중국 선박이었지만 북한 깃발을 달고 나타난 선박은 또 있습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 중국 선박이었던 모니카호는 현지시각 24일 중국 다롄 인근에서 자신을 북한 선적의 달마산호로 표시한 AIS 신호를 발신했습니다. 북한이 중국 선박을 구매해 새로운 선적과 이름을 부여한 것입니다.

모니카호는 2005년 건조된 2천996t급 선박으로 2011년부터 약 2년간 북한 깃발을 달았던 전력이 있지만 이후엔 중국과 토고, 피지, 니우에 등의 선박으로 운영돼 왔습니다.

특히 달마산호로 등장하기 바로 직전까진 중국 소재 ‘다롄 진텅쉬핑’이 소유한 중국 선박이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발견된 2건 모두 대북제재 위반입니다.

앞서 VOA는 GISIS 자료를 조회해 올해만 모두 24척의 중국 중고 선박이 북한에 매각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이번에 2척을 더할 경우 올해 새롭게 북한 깃발을 단 선박은 26척으로 늘어납니다.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최근 공개된 연례보고서에서 2022년 한 해 동안 북한이 락원1(안하이6)호 등 총 6척의 신규 선박을 등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8개월 만에 작년 규모의 4배가 넘는 선박이 중국에서 북한으로 선적을 바꾼 것입니다.

VOA는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취득과 관련해 여러 차례 중국 정부에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본 유 유엔 안보리 전문가패널 조정관 대행은 북한의 중국 중고 선박 취득 가능성과 관련한 지난 6월 VOA의 이메일 질의에 “과거 보고서를 통해 알 수 있듯 전문가패널은 북한의 지속적인 선박 취득을 추적하고 조사해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 조정관 대행] “As you would be aware from its past reports, the Panel has tracked and investigated the DPRK’s on-going acquisition of ships. This trend continues. The transfer / sale of foreign-flagged vessels to the DPRK contravenes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UNSCRs). We continue to encourage vigilance of such vessel sale. Some recommended steps are contained in the Panel’s latest report S/2023/171.”

이어 “해외 선적 선박을 북한에 양도, 판매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된다”며 “우리는 이러한 선박 판매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패널은 올해 4월 공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최근 몇 년 사이 불법으로 매입한 선박 21척을 포함해 총 25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안보리는 지난 2018년 이후 약 5년째 추가 제재를 단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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