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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관리들 “미 정부, 억류자 안전 우선…미북 간 제한적 대화 예상”


한반도 비무장지내 내 공동경비구역(JSA)에 유엔사 소속 군인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반도 비무장지내 내 공동경비구역(JSA)에 유엔사 소속 군인이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전직 국무부 관리들은 미군 병사의 월북 사건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신변 안전과 귀환 의사를 먼저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으로 제한적으로 미북간 대화에 있더라도 본격적인 협상 국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18일 VOA에 미군 병사가 무단 월북한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가 북한과 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suspect that the main dialogue that is going on or will go on is happening right there in Panmunjeom between the two militaries since he is a member of the USFK and the USFK has these communication channels across the border. So I think that's how this is being handled. So it's a little bit different from just about all the other recent instances that we've had involving Americans being taken into custody in North Korea.”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주요 대화가 판문점에서 (미북) 두 군대 간에 이뤄지고 있거나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월북자가 주한미군의 일원이고 주한미군이 소통 채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

과거 미국인 북한 억류 사태들에 관여했던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따라서 이번 사건은 미국인들이 북한에 억류된 최근 사례들과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1997년부터 2000년까지 국무부 한국과장으로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실무협상을 전담했고, 이어 한국 주재 부대사,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지냈으며 퇴임 뒤인 2007년부터는 민간인 신분으로 북한 관리들과 반관반민 대화에 나섰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다만 국방부가 주된 창구라고 해서 “국무부가 이 사건에 대해 북한과 소통하기 위해 뉴욕 채널을 포함한 다른 채널을 통해 관여하는 것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초기 접촉, 안전 확인…가족에도 통보”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은 북한이 미국 시민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에 미국은 우선적으로 그 시민의 안전과 처우를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I think the U.S.’s responsibility primarily is acting through other diplomatic channels in Pyongyang, to make sure that the soldier is properly treated, that he’s not abused that he’s not harassed in any way that’s inconsistent with international conventions. And then there’ll be negotiation set up in order to figure out how we can facilitate his return as quickly as possible.”

리스 전 실장은 “미국의 책임은 우선적으로 평양에 있는 다른 외교 채널을 통해 이 병사가 적절한 대우를 받고 국제 협약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학대를 당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 다음 가능한 한 빨리 귀환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한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병사가 북한에 남고 싶어하는 경우 미국은 그의 의사를 확인할 것이라고 리스 전 실장은 설명했습니다.

리스 전 실장은 “그가 북한에 남고 싶다고 말하도록 강요당하지 않았다는 확신을 우리가 가질 수 있는 한 남는 것은 그의 특권이지만 이런 방식은 옳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그가 진정으로 북한에 남고 싶어 한다면 미국이 그의 송환을 강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제임스 줌월트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제임스 줌월트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제임스 줌월트 전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도 타국에서 구금 중인 미국인에 대해 미국 정부가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그의 안녕(welfare)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전 부차관보] “In general, I can say that the State Department would contact the family of the individual if they could, and also then reach out to the nation that is holding that person and ask for consular access. In the case of North Korea, we don't have a diplomatic relationship as you know, and so we ask our friends, Swedes, who have a diplomatic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if they could perform that function.”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일반적인 구금 사태의 경우 국무부가 가족에게 연락을 취하고, 구금 중인 국가에도 연락해 영사 접견을 요청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 미국과 외교관계가 없기 때문에 우방인 스웨덴에 영사 접견을 대리해 줄 것을 부탁한다”며 “과거 북한에 미국인이 억류됐을 때 실제로 그 사람을 만나 그가 인도적이고 품위 있는 대우를 받는 지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 외교관들이 접견을 요청했었다”고 말했습니다.

전직 관리들은 이번 사태의 경우 월북자가 미군이기 때문에 주한미군과 국방부가 가족들과 접촉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북 대화, 월북 사건에 그칠 것”

전직 국무부 관리들은 미국 병사 월북 사태로 인해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그 주제는 이번 사태에 국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북한이 오랫동안 미국과 어떤 대화도 거부했지만 이제는 양측이 분명히 논의해야 할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 don't know that that will lead to anything beyond just a discussion of the case in question here, and hopefully a resolution to that case in question. The fact that he is probably in the custody of the KPA the Korean People's Army, the North Korean army makes it particularly difficult because the army tends to be particularly hard line in adhering to central government and Workers Party guidelines for no contact, no communication. So this will be a very interesting test of North Korea's willingness or unwillingness to talk about a subject that really needs to be talked about.”

이어 미북간 논의가 “문제의 사건에 대한 논의와 해결 이상의 어떤 것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조선인민군 즉 북한군이 미군을 구금하고 있다는 것은 사태 해결을 특히 어렵게 만든다”며 “북한군은 중앙정부와 노동당의 접촉 금지, 통신 금지 지침을 준수하는 데 특히 강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이 미국과 실제로 중요한 문제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스 전 실장은 미북 간 본격적인 대화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리스 전 실장] “I think that this is strictly a humanitarian issue. It's going to stay on that channel. It'll probably take longer than anybody would like in order to get this individual returned to the ROK or the United States. But it's hard to see that this alone is going to be the magic event that is going to change the diplomatic landscape.”

리스 전 실장은 “이것은 엄격하게 인도주의적 문제이며 그 채널에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이 개인을 한국이나 미국으로 돌려보내기까지 사람들이 원하는 것 보다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것만으로 외교 지형을 바꿀 마법 같은 사건이 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바이든 정부는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한다는 입장임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줌월트 전 부차관보] “It's possible. The Biden administration of course, has said that it is willing to talk to North Korea with no preconditions. So, if North Korea decides that this incident might provide a pretext to begin discussions I'm sure that would be welcomed by the Biden administration.”

줌월트 전 부차관보는 “바이든 정부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며 “북한이 이번 사건을 대화를 시작할 구실이라고 판단한다면 바이든 정부가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 대사대리

한편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 “There are some complicating factors that suggest this could take longer and could be manipulated by NKs for their own purposes. Chief among those factors is the fact the soldier walked into the North of free will and, apparently, for purposes of avoiding punishment by US military authorities. Not quite a defection, but could be spun by the North as such and cause them to hold him longer, possibly for propaganda purposes against RoK and US.”

랩슨 전 대사대리는 “사건 해결에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 있고 북한군이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사안을 조작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몇 가지 복잡한 요인들이 있다”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병사가 자유 의지로, 그리고 분명히 미군 당국의 처벌을 피할 목적으로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망명(defection)은 아니지만 북한에서 그렇게 해석해 그를 더 오래 억류할 수도 있고, 미국과 한국에 대한 선전 목적으로 억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병사의 동기와 정신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그에게 조기에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북한이 이를 지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가 이에 더해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미국 국내 정치적 압력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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