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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전통보 없는 위성 추가 발사’ 예고로 긴장 고조…미한일 강력 대응 경고


지난달 31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군사정찰위성 발사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추가 발사 의지를 밝히면서도 발사 시한을 미리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한반도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미한일은 경계를 늦추지 않으면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첫 군사정찰위성인 ‘만리경 1호’를 탑재한 발사체 ‘천리마 1형’을 발사했지만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실패했습니다.

북한은 당시 발사에 앞서 국제해사기구, IMO의 지역조정기관인 일본 해상보안청에 항해경보 자료를 보내고 IMO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며 발사 기한을 ‘5월31일 0시부터 6월11일 0시’로 예고했었습니다.

발사 기한은 끝났지만 북한은 추가 발사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데다 IMO의 북한 규탄 결의에 반발해 추가 발사 시 사전에 관련 일정을 IMO에 통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한 군 당국은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앞서 위성을 발사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 지역을 포함해 다른 곳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각종 발사체를 생산, 시험, 조립하는 공장 등이 주요 감시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은 북한의 발사 예고 기간이 끝났지만 언제든 예고 없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 상황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도 당분간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부대 배치 등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일본의 PAC-3 지대공 요격미사일.
일본의 PAC-3 지대공 요격미사일.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12일 “북한이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있어 일본 영역 낙하 시에 대비하는 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추가 발사 시점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들이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박사는 북한이 실패 원인으로 새로운 신형 엔진과 연료 특성의 불안정성을 꼽았다며, 정식 위성을 재발사하기 전에 기술적 문제를 보완한 후 발사체 시험발사를 수 차례 거쳐야 할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우주개발국은 발사 실패 직후 “발사체가 1계단 분리 후 2계단 발동기 즉 엔진의 시동 비정상으로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며 “ ‘천리마-1’형에 도입된 신형 발동기체계의 믿음성과 안정성이 떨어지고 사용된 연료의 특성이 불안정한 데 사고의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박사는 고공엔진으로 불리는 신형 2단 엔진이 원인으로 보인다며 최근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 노스’가 포착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움직임에 주목했습니다.

38노스는 상업용 위성사진을 근거로 서해위성발사장 수직엔진 시험대(VETS)에서의 새로운 활동을 포착하고 “이는 새로운 액체연료 엔진 시험 준비를 시사할 수 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습니다.

이 박사는 북한이 고액의 첨단장비로 고공엔진을 지상에서 시험할 수 있는 우주환경시험 시설을 갖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이와 관련한 모종의 시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춘근 박사] “백두산 엔진을 만들어놨다고 하는데 문제가 어디서 발생하느냐 고공엔진에서 발생하는 거에요. 2단 엔진이 진공 중을 비행하기 때문에 일반 지상에서의 환경과 다르니까 그것을 모사하기 위한 엔진 시험을 할 것 같습니다.”

더욱이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북한에서 초여름 장마인 ‘보리장마’가 시작되는 등 기상 여건을 감안해도 재발사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반면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박사는 엔진과 연료 문제는 그동안 위성발사체 개발 국가들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문제이기 때문에 기술적 보완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홍 박사는 북한이 가급적 빨리 재발사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추가 발사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한 보완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이번에 만약에 하게 된다면 새로운 시도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구도 그러니까 안정적인 발사 장소, 안정적인 단 분리 방식, 무리한 방향선회 하지 않고 기존에 쐈던 방향으로 궤도의 방식이라든가 이런 부분만 조금 수정해서 최대한 안정성을 찾을 가능성이 높고.”

미한일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가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어떤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임을 거듭 확인하면서 추가 도발 시 강력한 대응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양욱 박사는 북한의 전략무기체계에서 갖는 정찰위성의 높은 위상과 위성발사체가 사실상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위협이라는 점에서 미한일이 예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양욱 박사] “정찰위성을 보유한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정확한 타격을 생각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고요. 이는 당연히 경계할 수밖에 없는 일일 겁니다. 또 하나는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는 데 사용하는 수단이 결국은 액체연료 ICBM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번에도 드러났지만 ‘화성-15’를 활용한 것 아닙니까. 이게 사실 ICBM 정상각도 발사 시험을 그대로 모사한 것과 다름없거든요.”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와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2일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성 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왼쪽)와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2일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12일 워싱턴에서 김건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한 북 핵수 석대표 협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북한의 위성 발사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미한 양자와 미한일 3자 차원에서 제재와 군 당국의 대응 등 다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성 김 대표는 군 당국의 대응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미국 전략자산 전개가 가장 유력해 보이는데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금 와 있는 SSBN(전략핵잠수함)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집니다. 나머지는 한미 연합훈련이죠. 북한 탄도미사일을 격추하는 해상 격추 훈련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북한은 이번 주 중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이 회의에서 정찰위성 재발사와 관련한 논의가 있을지, 논의가 있더라도 내용을 공개할지 불분명한 상황입니다.

홍민 박사는 6월 당 전원회의는 통상 각 분야의 상반기 계획 이행을 점검하는 성격이라며 정찰위성 재발사 문제가 별도로 논의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홍민 박사] “하반기에 어떤 방식으로 전략무기에 대한 실험이나 훈련이 있어야 할지 총적인 가닥이 언급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것도 공개되는 부분이 매우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하반기에도 국방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이 정도 원칙적 내용만 공개될 것이다 이렇게 보여집니다.”

신종우 사무국장은 정찰위성 발사 실패가 주민들에게 알려지면 김정은 위원장의 지도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북한 당국이 쉬쉬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 전원회의에서 설사 관련 논의를 하더라도 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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