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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접경지역 열차 움직임 포착...무기 거래 여부 주목


5월 30일 촬영된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에 열차 4대(사각형 안)가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5월 30일 촬영된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에 열차 4대(사각형 안)가 포착됐다. 사진=Planet Labs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역에서 열차 통행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과거 두 나라가 열차를 이용해 무기 거래를 했던 지점이어서 더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30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측 지대를 촬영한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에 열차 4대가 보입니다.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조러친선 다리에서 선로를 따라 북한 쪽 방향으로 약 2km 떨어진 이곳은 북한에서 러시아로 향하거나 반대로 러시아에서 북한으로 넘어온 열차가 정차하는 지점입니다.

그런데 이날은 열차 화물 야적장으로 추정되는 지점에서 3대, 북서쪽 선로에서 1대의 열차가 식별됐습니다.

열차의 길이는 최소 72m에서 최대 182m로 측정됐습니다.

지난 22일의 경우 이곳에선 야적장 중심부에 서 있는 열차 1대만이 발견됐습니다.

일주일 만에 열차 대수가 늘어나고 발견 위치가 다양해졌다는 건 북한과 러시아 간 열차 운행이 계속 이뤄지고 있는 정황으로 해석됩니다.

VOA가 5월 한 달 간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이 지대에 정차한 열차는 최소 7대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이 일대에 낀 구름으로 위성사진을 판독할 수 없었던 날이 12일이나 됐던 점을 고려할 때 실제로는 더 많은 열차가 드나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열차 화물칸의 색이 주변 바닥 색깔과 비슷해 위성사진이 포착하지 못한 열차도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발 직후 국경봉쇄 조치를 취했으며 이후 러시아 향발 열차 통행도 전격 중단됐습니다.

이후 위성사진에선 단 1대의 열차도 식별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양국 간 열차 운행 재개 소식이 들린 이후 열차의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고 이런 정황이 8개월 째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위성사진만으로 이들 열차의 정확한 행선지와 적재 화물 종류 등을 파악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열차 움직임이 주목되는 건 과거 북러 무기 거래가 바로 이 지점에서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앞서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올해 1월 북한이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전달하는 정황을 담은 흑백 위성사진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 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할 보병 로켓과 탄약, 미사일 등을 실은 열차 모습이 위성사진에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백악관이 무기 수송 열차의 정차 지점으로 지목한 곳은 야적장 중심부에서 선로가 두 갈래로 갈리는 지점인데, 지난달 1일과 2일엔 이곳에 서 있는 열차 1대가 포착됐습니다.

5월 2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화물 야적장 옆에 열차(원 안)이 보인다. 이 지점은 올해 초 백악관이 북러 무기 거래가 이뤄졌다고 지목한 곳이다. 사진=Planet Labs
5월 2일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화물 야적장 옆에 열차(원 안)이 보인다. 이 지점은 올해 초 백악관이 북러 무기 거래가 이뤄졌다고 지목한 곳이다. 사진=Planet Labs

물론 이 지점에 열차가 정차한 사실만으로는 북러 간 무기 거래를 단정할 순 없지만 미국 정부가 지목한 불법 활동 현장에서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는 건 주목할 만합니다.

유엔 안보리는 결의 1718호 등 다수의 대북 결의를 통해 북한의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도 대통령 행정명령 등을 근거로 북한과 무기를 거래하거나 무기 분야에서 협력한 개인과 기관 등에 독자 제재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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