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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반려식물병원


[헬로 서울] 반려식물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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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뜻하는 '식집사'와 식물에 투자하는 '식테크'처럼 식물과 관련한 여러 신조어가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 식집사에게 식물을 키우는 일이란 쉽지 않을 텐데요. 최근 병든 식물을 치료해 주는 특별한 식물병원이 생겼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반려식물병원'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한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식물을 키우는 사람을 뜻하는 '식집사'와 식물에 투자하는 '식테크'처럼 식물과 관련한 여러 신조어가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 식집사에게 식물을 키우는 일이란 쉽지 않을 텐데요. 최근 병든 식물을 치료해 주는 특별한 식물병원이 생겼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반려식물병원'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반려식물병원. 1층에 마련된 접수진단실로 들어서니 식물 의사로 활동하는 주재천 팀장이 병든 식물을 가지고 온 한국 시민에게 상담을 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10일에 개원한 반려식물병원. 반려 식물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서울 시민을 위해 무료로 진단과 처방, 입원까지 시켜주는 특별한 식물병원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먼저 이곳에 오면 처음으로 들르는 접수진단실로 가니 식물병원 관계자가 접수를 돕고 있었습니다.

[녹취: 식물병원 관계자] “저희는 오시는 내방객들에게 치료 동의서를 받고 있고요. 치료 동의서를 받고 저희가 접수하면 접수 스티커를 붙여요. 화분에 접수 스티커를 붙이고 대장에 들어갈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이제 신청인의 인적 사항이 들어가고요. 그다음에 식물의 관리 상태, 식물명, 얼마나 길렀는지, 증상이 어떤지 쓰게 되고 개인 정보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거 사인 한번 받고요. 나중에 입원하게 되면 가지러 오실 때 수령증을 주셔야 확인이 되거든요. 그래서 그 수령증도 같이 적고 있습니다.”

접수진단실 한쪽에는 식물에 관한 보다 정밀한 진단을 할 수 있는 현미경실도 마련돼 있었는데요.

[녹취: 식물병원 관계자] “오늘 오신 분처럼 (식물에 붙은) 벌레가 클 수도 있지만 너무 작아서 안 보이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그게 먼지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거를 직접 털어서 보면 ‘이게 무슨 벌레입니다.’라고 선생님들께 설명해 드리고 있고요. 벌레는 왼쪽 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하지만 곰팡이 포자류 같은 거는 좀 더 자세하게 봐야 하거든요. 그래서 오른쪽 현미경이 더 자세히 보는 현미경이라서 저기서 곰팡이 포자를 볼 수 있습니다.”

반려식물병원이 개원한 지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요. 개원 소식을 알고 찾아오는 서울 시민이 정말 많다고 합니다.

[녹취: 식물병원 관계자] “엄청 많은 분이 지금 방문하고 계시고요. 저희가 인터넷으로 예약받고 있는데 전날이 되면 이제 다음 날 예약이 아예 꽉 차는 일이 좀 많아졌어요. 이렇게 많은 분이 오실 줄 몰랐는데 그만큼 (서울) 시민분이 식물을 기르는 데 관심이 많다는 뜻이니까 저는 좀 좋고요. ‘반려식물병원’이다 보니까 집에서 기르는 식물들이 거의 다 관엽식물, 잎보기 식물을 많이 가져오세요. 그래서 그 잎보기 식물들이 잎에 장애가 생겨서 잎이 탄다거나 아니면 잎이 마르거나 아니면 벌레가 생겨서 오는 경우도 되게 많으세요.”

반려식물병원을 찾은 내원객은 먼저 치료동의서를 쓴 뒤 식물 의사로 활동하는 주재천 팀장과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주재천 팀장은 분갈이 여부나 재배 환경을 물어보며 꼼꼼히 진단했는데요. 찾아오는 내원객들을 보며 식물을 키우는 연령대가 더욱 넓어졌다고 말합니다. 서울시 농업기술센터 환경농업팀장 주재천 씨입니다.

[녹취: 주재천 팀장] “요즘 반려 식물 키우시는 시민이 많아지면서 반려식물병원 사업을 하게 됐어요. 지금 찾아오시는 분들 보니까 굉장히 젊으신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더라고요. 그거 보면 요즘 진짜 집에서 이렇게 식물을 갖고 오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지고 있구나 그걸 느끼게 됐고 또 그에 맞게끔 참 시의적절한 사업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집에서 식물을 키우다 보면 병들거나 생명력이 조금 안 좋아지잖아요. 근데 물어볼 데가 잘 없잖아요. 우리가 흔히 하는 인터넷을 통해서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원체 많은 정보가 있으니까 거기서 자기가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기가 어려운데 반려식물병원이 있으면 궁금한 거 질문해서 물어볼 수 있고 또 무슨 병인지 알게 되면 앞으로 다른 식물을 키울 때나 이렇게 도움을 충분히 받을 수 있잖아요.”

현장에는 병든 올리브 나무와 레몬 나무를 들고 온 한 부부가 진단받고 있었는데요. 주재천 팀장은 흙을 만져보며 우선 습도를 확인했고요. 또 가지를 잘라 식물의 생육상태를 확인했습니다. 흙을 만져 본 주 팀장은 이미 너무 과습된 상태라고 전했는데요.

[녹취: 주재천 팀장] “지금 오시는 분들을 보면, 왜 그렇게 상태가 안 좋아졌을까 보면 대부분 물 주기를 잘못하셨어요. 우리가 이제 통상적으로 집에서 물 주기를 어떻게 하냐면 3일에 한 번씩 줘요. 일주일에 한 번씩 줘요. 이렇게 날을 정해서 주시더라고요. 근데 물 주는 거는 날을 정해서 주시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식물이 물이 필요할 때 줘야 해요. 우리 식물 키우시는 분들이 가장 쉽게 틀리는 부분이 그 부분이에요. 물을 그냥 주는 거예요. 식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혀 안 하고 본인이 필요해서 주는 거예요. 의무감에, 집에 들여놨으니까 근데 식물을 잘 키우려면 정말 식물이 물이 필요할 때를 찾아가는 과정 그것만 찾아내신다면 정말 집에서 어떤 식물이라도 잘 키울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반려 식물의 잎이 조금 처져있을 때 그리고 흙의 표면부터 2~3cm 정도의 깊이가 말랐을 때 물을 주는 것이 좋고요. 이 밖에도 내원객들이 식물에 관해 잘 못 알고 있는 것이 분갈이라고 합니다.

[녹취: 주재천 팀장] “집에서는 거의 화분 갈이 안 하셔도 돼요. 내가 식물 사 온 지가 한 3년 정도 지났는데 화분 갈이를 안 했어, 미안하잖아요. 그러니까 분갈이하는데 그러고 나서 생육이 안 좋아져요. 분갈이 안 하는 대신 뭐냐 하면 봄이나 가을에 영양제만 주시면 돼요. 그러면 그 화분이 정말 잘 자랄 거예요. 분갈이는 언제 하냐면 식물이 너무 잘 자라서 우리도 가족이 되면 식구가 늘어나잖아요. 아이가 하나, 둘 늘어나면 방이 각자 필요하잖아요. 그럼 큰 집으로 이사 가야 하잖아요. 방이 많은 집으로, 식물도 마찬가지예요. 그게 너무 잘 자라서 화분이 너무 작아진 거예요. 그러면 큰 집으로 이사 가는 게 화분 갈이지 그냥 기존에 있는 흙을 털어버리고 새 흙을 넣는 게 화분 갈이 아니거든요.”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한 반려식물병원은 무료지만 달에 한 번, 1인당 3개까지 제한하고 있고요. 30분 단위로 진료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입원 치료는 3달까지 가능한데요. 제가 찾아간 날 입원해 치료받고 있는 반려 식물은 16개였습니다.

[녹취: 주재천 팀장] “뒤쪽에 보면 입원 치료실이 있어요. 그쪽에 가서 식물은 치료라는 게 뭐냐면 일단은 토양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제 분갈이를 하게 돼요. 분을 갈면서 뿌리 상태도 보고 줄기 상태도 보고 그래서 이제 상태가 적절히 괜찮다, 집으로 가서 치료가 가능하다고 그러면 바로 퇴원하시는 거고, 만약에 이거는 집에 가서 상태가 더 안 좋아질 수 있다고 그러면 저희가 일주일에서 한 두세 달 정도 입원 치료도 가능하거든요. 오늘 근데 바로 퇴원하신 분들은, 분갈이하고 가신 분들은 식물 상태가 매우 안 좋아서 하나는 거의 사망 처리했고 하나는 여기 놔둬도 똑같이 어려워요. 이제 그분이 집에서 화분을 많이 키우신다고 하시니까 아직 뿌리 활력은 괜찮았거든요. 줄기 활력까지, 그래서 집에서 새순을 받는 방법을 알려드렸어요. 그래서 그분한테는 새순을 받을 방법을 알려드려서 그걸 한번 집에서 해보시라고….”

더불어 주재천 팀장은 식물병원을 통해 당장 아픈 식물을 낫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식물을 키우는 방법에 관해 잘못됐던 점을 인지하고 올바른 방법을 알게 해 앞으로 더 많은 식물을 잘 키우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곳을 찾은 한 부부, 박은진 씨와 민상수 씨도 식물 진단을 통해 올바르게 돌보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박은진 씨] “올리브 나무를 키우고 있는데 갑자기 잎이 많이 떨어져서 죽어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진단받으러 왔습니다. 일단 과습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하셨고요. 과습에 대한 앞으로의 해결 방법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고 살리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안내해 주셨어요. 제가 평소에 너무 잘못된 습관으로 식물들을 좀 아프게 한 건 아닌가… 그다음에 분갈이를 함부로 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거에 대해서도 배웠습니다.”

[녹취: 민상수 씨] “식물에 평소 관심은 있었는데 잘 알지 못하는 지식,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많았는데 그걸 수정해 주는 부분이 되게 좋았어요. 먼저 기본 지식을 갖추고 키우는 게 식물에도 좋고 키우는 사람한테도 좋을 것 같아요. 식물도 키우는 사람이랑 교감한다니까 애착을 가지고 관심 있게 관리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잎이 마른 커피나무를 들고 온 한 서울 시민도 있었는데요. 식물에 관심이 많은 만큼 무료로 운영되는 반려식물병원이 반갑다고 전했습니다.

[녹취: 서울 시민] “집에 있는 아이들을 제가 잘 관리하긴 했는데 지금 잎이 마르고 있어서 왜 그런지 알아야 제가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얘기 듣고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식물을 좋아하는 사람이, 식집사가 많이 늘어나고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시스템이 더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주재천 팀장은 반려식물병원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까지 얻어가길 바랐습니다.

[녹취: 주재천 팀장] “이 반려식물병원을 통해서 얻어가셨으면 하는 건 행복이에요. 우리가 일반적인 병원에서는 건강을 찾아가시잖아요. 저희 반려식물병원에서는 행복을 찾아가셨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집안에서 반려 식물을 많이 키우면 키울수록 사람은 이제 편안해질 거예요. 그러면서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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