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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도서관을 밖으로 끌고 나온 '와! 좋다. '서울야외도서관'


[헬로 서울] 도서관을 밖으로 끌고 나온 '와! 좋다. '서울야외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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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서관이 주최하는 세계 최초 야외도서관이 현재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도서관을 밖으로 끌고 나와 책을 보며 하늘과 물,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맑은냇가'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서울도서관이 주최하는 세계 최초 야외도서관이 현재 서울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도서관을 밖으로 끌고 나와 책을 보며 하늘과 물,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서울야외도서관, 책읽는 맑은냇가'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서울광장에서 열리고 있는 '책읽는 서울광장'에서 한 부모와 아이가 읽을 책을 고르고 있습니다. 비어있는 빈백에 자리를 잡고 각자 여유롭게 독서하는데요.
2022년부터 시작한 서울야외도서관, 그 자세한 취지 서울도서관 오지은 관장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오지은 관장] “도서관 그러면 대체로 건물 안에 들어가서 이용하시잖아요. 근데 건물 밖에서 자연과 교감하면서 이용하실 수 있도록 야외 광장에 도서관을 차려놨습니다. 2021년에 코로나가 한참 유행했고 2022년 4월에 거의 종식하는 그 무렵인데 그때 (한국) 시민들은 공기, 순환 이런 거에 대해서 많이 염려하셨어요. 그래서 환기가 안 되는 건물 안에 들어가는 거에 대한 공포심 이런 게 있으셔서 우리 도서관 앞에 서울광장이 있는데 이 광장에서 야외도서관을 하면 그런 공포가 좀 없어지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서울광장에서 4분의 1 공간으로 시작했는데요. 반응이 좋아서 2분의 1로 확장되다가, 전체 공간을 쓰고 그다음에 광화문까지 늘어나고 올해는 청계천까지 늘어나게 됐습니다.”

올해는 모두 세 곳의 장소에서 운영하고 있는데요. 장소마다 주제와 컨셉이 다르다고 합니다.

[녹취: 오지은 관장] “‘책읽는 서울광장’에 5천 권, ‘광화문 책마당’에 5천 권, ‘책읽는 맑은냇가’에 2천 권이 있는데요. ‘책읽는 서울광장’은 가족 단위로 읽을 수 있는 책들 그래서 저희가 5천 권을 그때마다 큐레이션해서 나가요. 5천 권이 고정된 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순환을 시켜요. 그리고 ‘광화문 책마당’ 같은 경우는 연인이나 관광객이 많이 오니까 외국 도서도 많고요. 웹툰 책도 있고 젊은 사람이 많이 오는 공간이기 때문에, 그거에 맞게끔 자기개발서라든가 젊은 사람이 좋아하는 시집이라든가 이런 것을 구성해 놓았고요. 청계천 같은 경우에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독서에 몰입할 수 있게끔 공간을 구성했거든요. 그래서 수필, 에세이 이런 책들을 큐레이션해서 갖다 놨습니다.”

그리고 올해의 슬로건을 소개하며 설명하기도 했는데요. 오지은 관장이 그동안 서울야외도서관을 운영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을 인용했다고 합니다.

[녹취: 오지은 관장] “‘광화문 책마당’을 운영하면서 가장 심쿵했던 말이 아이가 빈백(푹신한 의자)에 탁 누워서 책을 보면서 엄마한테 그러는 거예요. ‘엄마, 이게 행복이야?’ 이렇게 물어보는 거예요. 그래서 소소한 행복을 아이가 느끼는구나, 이렇게 경쟁이 각박한 사회에서 이런 행복을 느끼게 해서 보람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번에 슬로건이 ‘와! 좋다. 서울 야외도서관.’이거든요. 어떻게 해서 나왔냐면 2년 동안 가장 많이 들은 소리가 ‘와! 좋다.’예요. 그러니까 빈백에 탁 누우시면 '아, 좋다.' 이게 그냥 나오는 거예요. 쳇바퀴 속에서 굴러가다가 하늘 한 번 보는 게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여기 오시면 누워서 하늘 한번 보시고 또 근처에 있는 책 한 권 꺼내고 보시면서 일상생활에서 숨구멍 이런 것들을 느끼시는 것 같아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용객의 만족도와 함께 규모도 더욱 커진 서울야외도서관. 오지은 관장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어 야외도서관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오지은 관장] “도서 분실 같은 경우도 2022년에는 1.67 권이었어요. 근데 2023년에는 0.73 권이었어요. 하루에, 저희가 5천 권 책을 꺼내서 나갈 때 도서관 사람들이 너무 걱정했거든요. 책 분실된다. 근데 저는 그래요. 어렸을 때 이런 공간에서 우리가 시민의식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아이가 보고 자라야지, 그 아이가 커서 성숙한 문화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이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부모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성숙하게 이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만들자. 그리고 야외 도서관에 오면 놀이터도 있고 잔디를 맨발로 뛰어다닐 수도 있고 저희가 목표하는 게 도서관에 대한 기존 인식을 깨고 도서관이 낭만적인 공간이고 힐링 되는 공간으로 느끼게끔 해주자는 게 목표거든요. 그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아서 굉장히 기쁩니다.”

3개의 야외도서관 가운데, 서울광장에 마련한 '책읽는 서울광장'의 콘셉트는 '도시의 거실'인데요. 2~3인용으로 새롭게 디자인한 '가족 빈백'이 설치돼 있고요. 또 광장의 중앙에는 '창의 놀이터'가 조성돼 있습니다. 그래서 '책읽는 서울광장'에는 가족 단위의 이용객이 더욱 많은데요. 박아름 씨와 장도혁 학생의 이야기입니다.

[녹취: 박아름 씨] “탁 트인 공간에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도 읽고 놀이 공간도 있어서 책 읽다가 놀고 오기도 하고 그런 점이 참 좋아요. 특별한 일정 없으면 주말에 와서 한 달에 한두 번은 왔던 것 같은데요. 여기서 한 2시간 정도 놀고 주변에 다른 곳도 가고 했던 것 같아요. 초록색 잔디밭에 편안한 빈백(푹신한 의자)이라고 하나요? 편안하게 앉아서 자유롭게 책 읽을 수 있는 거 그게 참 좋아요. 오늘 더 기분 좋았던 게 자리마다 책 바구니가 있었는데 다양한 책이 선별돼서 다 놓여 있어서 저 안에서만 골라 읽어도 충분히 좋더라고요.”

[녹취: 장도혁 학생] “’이상한 무인 문구점’ 재밌어요. 책들이 많아서 좋아요. 여기는 자유롭게 말할 수 있고 커서 하늘만큼 땅만큼 좋아요.”

더불어 박아름 씨는 야외 도서관으로 누구나 독서 문화를 쉽고 즐겁게 즐길 수 있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는데요.

[녹취: 박아름 씨] “요즘에 문해력 문제에 대한 이슈가 많이 있잖아요. 그래서 독서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즐거워해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책 찾아서 오고 직접 가서 골라보기도 하고 또 책 보다가 지루해지면 놀이공간에 가서 놀고 오고 그렇게 즐기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읽어. 읽어. 읽어. 하지 않아도 본인이 찾아서 읽고, 읽는 시간을 즐거워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에도 도서관이 있어서 다니기는 하는데 조용해야 하고 소곤소곤해야 하고 부담감이 살짝 있는데 이렇게 야외에 설치되어 있는 거는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서 더 좋아요.”

그리고 이번에는 올해 처음 운영을 시작한 청계천의 '책읽는 맑은냇가'로 찾아가 봤는데요. 이곳은 '도심 속 힐링 공간'을 콘셉트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자세한 소개 서울도서관 박희정 주무관입니다.

[녹취: 박희정 주무관] “‘책읽는 맑은냇가’는 도심 속 자연에서 오롯이 나에게 몰입하는 힐링 공간입니다. 와 보시면 정말 물소리를 들으면서 의자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펼칠 수 있고 마음이 되게 편안해지는 여백이 있는 공간이죠. 청계천 청계광장 모전교~ 광통교까지 약 300m 정도가 돼요. 그 300m의 공간에서 의자가 물줄기를 따라서 양옆으로 이렇게, 200석이 노을빛 의자로 디자인된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그리고 바로 밑에는 물이 흐르고 있죠. 그리고 음악은 왈츠나 영화 OST 이렇게 그 공간을 채워가는 음악의 선율을 들으면서 책장을 넘길 수 있죠.”

이용객들은 감미로운 음악과 물소리가 어우러진 곳에서 여유롭게 책장을 넘겼는데요. 이곳에는 3가지 주제로 선별된 2천여 권의 책이 비치되어 있습니다.

[녹취: 박희정 주무관] “맑은 냇가에서 생각을 마주하고 마음의 힐링을 얻으며, 영감을 얻도록 크게 <생각이 머묾>, <마음이 흐름>, <영감이 떠오름> 이렇게 세 가지 주제로 책을 구분했어요. 동물 서가로 구분했고요. 또 ‘내 곁의 책 바구니’라고 해서 바로 손 뻗으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가족과 어린이 또 외국인도 함께 읽을 수 있도록 그림책, 시, 에세이, 영서 등 약 13권을 넣은 책 바구니를 약 100개 정도 깔았어요. 그래서 특정한 곳에 가서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손만 뻗으면 읽을 수 있는 책 바구니 이렇게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비치했습니다.”

끝으로 '책읽는 맑은냇가' 개장 소식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찾아온 이용객도 만났는데요. 이색적인 야외 도서관을 즐기는 한국 시민의 소감 들어봅니다.

[녹취: 최민지 씨] “이번에 처음으로 한다고 하더라고요. 청계천이, 그래서 오게 됐어요. 서울 광장도 잔디가 예뻐서 가보고 싶었는데 여기가 처음이라고 하고 냇가에서 책 읽는 게 되게 이색적이잖아요. 그래서 오게 됐어요. 자리에 앉았는데 옆에 생각보다 재밌는 책이 너무 많아서 지금도 많이 읽고 싶어서 되게 많이 골랐거든요. 제가 지방 사람인데 구미 사람이거든요. 근데 지방에서는 이런 행사 같은 걸 안 하는데 서울에서 이렇게 하는 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요. 문화인이 된 기분이랄까요? 일단 이 진득한 여유를 즐기고 노을을 보면서 책과 함께 즐기고 싶은 계획입니다.”

[녹취: 박수영 씨] “생각보다 분위기도 좋고 물도 보면서 책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평소에 책을 잘 안 읽어서, 책을 읽기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돼서 습관을 오래 들이고 싶어서 와보게 됐습니다. 옆에 있는 책 골랐는데 어려운 책은 그렇게 없는 것 같았고 제목만 봐도 읽기 쉬운 책인 것 같았어요. 지금도 세 군데에서 하는 걸로 아는데 더 많은 곳에서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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