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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한 정상회담, '포괄적 협력' 증대...확장억제 우려 불식"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알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알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 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미한 동맹 70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가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습니다.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핵협의그룹을 창설한 데 대해서는 한국민들에게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를 높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26일 VOA에 이번 미한 정상회담이 “매우 긍정적인 회담이었다”며 “양측 모두 전반적인 관계뿐 아니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길 원했던 것이 분명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The real breadth of topics that were discussed, just in the in the joint press conference. It clearly shows that the relationship is very expansive, that includes not only the North Korean threat, but also the Indo Pacific security areas, as well as economic business interests, high technology, and now new cyber and space initiatives.”

클링너 연구원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매우 광범위한 주제가 논의됐다”며 북한 위협, 인도태평양 안보, 경제와 교역, 첨단기술, 사이버와 우주 협력 등을 언급했습니다.

“첨단기술 등 경제협력 심화”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도 26일 VOA에 “양국 정부가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을 조율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10년이나 15년 전만해도 공동성명이 외교와 안보에 집중됐지만 이번엔 우주, 사이버, 청정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So what this tells me is that the two governments are really coordinating across a broader range of issues and focusing on strategically consequential issues in a way that it's just very different from the old model where we primarily just focused on the security relationship and on deterrence on North Korea.”

스나이더 국장은 “양국 정부가 더 폭넓은 현안들에 걸쳐 조율하면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주로 안보 관계와 북한 억지에 집중하던 과거의 관계와 매우 다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우주와 첨단기술 등 “특화된 경제 개발 분야에서 예전부터 미국과 협력을 모색했지만 미국 정부는 최근까지도 일정부분 거리를 둬 왔다”며 “이제는 미국이 한국과의 경제 정책의 통합을 보다 포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나이더 국장은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은 미국에 혜택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에 도움이 된다”고 밝힌 데 주목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미국이 한국의 성공을 포용하고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의지를 반영한다”는 것입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

트로이 스탠거론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경제협력은 이제 미한 관계의 핵심 요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When we look at the technology such as semiconductors, which are foundational for economic growth national defense, it's clear that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are partners at a very deep level on key economic issues going forward. And so when we consider the possibilities here, what you can see is the two sides trying to work through some of the tensions we've seen recently with the inflation Reduction Act and the Chips and Science Act, but also build on that cooperation to the benefit of both countries.”

스탠거론 국장은 “국방과 경제성장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등의 기술을 보면 앞으로 미국과 한국이 핵심 경제 현안들에서 매우 깊은 협력을 할 것이라는 점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에서 보여준 긴장을 해소하고 양국의 이익을 위해 협력을 강화하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탠거론 국장은 미한 정상회담 이전에 이미 양측이 IRA와 반도체법 관련한 우려를 해소하는데 많은 진전을 냈다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창설되는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등을 통해 협의를 심화하면서 앞으로는 유사한 어려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6일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서 악수하고 있다.

“핵협의그룹, 확장억제 우려 불식할 것”

한편 미한 양국은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고 잠재적 핵 위기에 한국의 참여를 높이는 새로운 협의체인 핵협의그룹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또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 (NPT)상 의무를 재확인하며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미국 정부에서 비확산 정책을 담당했던 전직 고위 당국자들은 미국과 한국 간 새로운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이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에 대한 확신과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은 26일 VOA에 “핵협의그룹은 확장억제 정책의 입안과 실행에 있어 한국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북한의 공격에 대해 재래식이나 핵 등 동맹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아인혼 전 특보] “I think the this new group will give South Koreans a greater voice in the development and execution of extended deterrence policies. It will be a forum for the discussion of options for an alliance response, whether conventional or nuclear to North Korean aggression. And I believe it'll give South Koreans greater confidence that their government can play a prominent role in discussions affecting their vital security interests.”

아인혼 전 특보는 “이것은 한국 국민들에게 자국 정부가 자신들의 중요한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논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더욱 큰 확신을 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도 VOA에 “핵 억지력 계획에서 한국 정부의 목소리를 높이고 공식화함으로써 한국인들은 자신들의 이익이 반영되고 동맹이 단결할 것이며 억지력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만 하다”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By elevating and formalizing Seoul's voice in nuclear deterrence planning, South Koreans should be reassured that their interests will be heard, the alliance will be unified, and deterrence will not be in doubt. This is nuclear power sharing--everything short of sharing nuclear weapons and making an independent nuclear option unnecessary.”

이어 “이것은 핵무기를 제외한 모든 핵 위력을 공유하는 것이고, 독자적인 핵 옵션을 불필요하게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핵협의그룹이 실제로 가동되면 미국과 한국 사이에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가시적인 증거가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의 한국 방어 공약에 대한 확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달리 한국에는 전술핵을 배치하지 않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협의체의 효력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세이모어 전 조정관] “So I think the US has many different options for using nuclear weapons if it had to, and we don't need that the US military doesn't need to have tactical nuclear weapons based in South Korea because the US has other means for delivering nuclear weapons through aircraft or missiles or submarines. So I don't think this will diminish the credibility of the consultative group.”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다”며 “항공기나 미사일, 잠수함을 통해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이 전술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인혼 전 특보도 전술핵이 한국에 배치되지 않는다고 해서 “새로운 협의체의 효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확장억제의 기본적인 원칙과 목적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두 협의체가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입니다.

[녹취:아인혼 전 특보] “Hopefully, the assurances provided in the Washington declaration will give South Korea confidence to remain a non-nuclear weapon state under the NPT for the indefinite future.”

아인혼 전 특보는 그러면서 워싱턴 선언에 담긴 여러 확장억제 강화 조치가 “한국이 앞으로도 계속 핵확산금지조약(NPT)이 규정한 비핵국으로 남을 확신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더그 밴도우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
더그 밴도우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

더그 밴도우 케이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 선언은 “미국의 (확장억제) 유지력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시도”라고 풀이했습니다.

[밴도우 연구원] “The commitment was made in an attempt to allay South Korean concerns over America's staying power. The new policy may help at the margin, but the fundamental issues remain unchanged… If Pyongyang continues to increase the number and lethality of its nuclear weapons, pressure will continue to grow for a countervailing South Korean bomb.”

그러면서 “새로운 정책이 지엽적인 도움은 줄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들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밴도우 연구원은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 수와 위력을 계속 높인다면 한국에서 이에 상응한 폭탄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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