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북한 무기 판매를 시도한 슬로바키아 국적자를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20여 종의 무기와 군수품을 넘기고, 러시아는 이를 대가로 항공기와 원자재 등을 북한으로 보내는 거래를 추진한 혐의인데, 백악관은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와 식량을 놓고 새로운 거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이상도)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실이 이번에 제재 대상에 추가한 인물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한 슬로바키아 국적자 아쇼트 므크르티체프입니다.

해외자산통제실에 따르면 므크르티체프는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 사이 북한이 20여 종이 넘는 무기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이를 대가로 항공기와 원자재, 상품 등을 러시아로부터 받는 거래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 관리와 접촉했습니다.

이후 므크르티체프는 러시아 고위 관리와의 협상을 통해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를 받을 준비가 된 사실을 확인한 뒤,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와 상품을 교환하는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실제로 므크르티체프는 북한으로 물품을 보낼 상업용 항공기를 확보하기 러시아 국적자와 협력했다고 해외자산통제실은 밝혔습니다.

재무부는 므크르티체프가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13551호에 따라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0년 8월 발표된 행정명령 13551호는 북한의 무기와 관련 물질, 사치품 등에 대한 수출입과 재수출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러시아는 전쟁 이후 9천 개 이상의 중무기를 잃었다면서 이번 무기거래는 푸틴이 이란, 북한과 같은 최후의 수단으로 눈을 돌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의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 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재무부의 이번 제재를 확인하면서 북한과 러시아가 새로운 무기거래를 위해 다시 접촉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
“우리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추가적인 군수품 획득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 노력의 중심에 아쇼트 므크르티체프라는 이름의 무기상이 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특히 므르크티체프의 북러 간 무기 중개 과정에서 북한이 무기 지원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정치적 정당성과 식량을 제공받으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NSC 전략소통조정관
“이번 거래의 일부로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24종 이상의 무기와 군수품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또 러시아가 북한에 대표단을 파견하려 하고, 군수품의 대가로 식량을 제안하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커비 조정관은 그러면서 북한과 러시아의 모든 무기거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직접 위반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미국은 이 같은 악의적 행위자를 겨냥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