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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한국 최초 고층 아파트' 생활상 돌아보기


[헬로 서울] '한국 최초 고층 아파트' 생활상 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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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아파트의 변화를 통해 그동안 한국 시민의 주거 공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건축물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관해 다루는 '일상화된 건축의 관찰과 기록'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오래된 아파트의 변화를 통해 그동안 한국 시민의 주거 공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건축물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살펴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 서울’, 오늘은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관해 다루는 '일상화된 건축의 관찰과 기록'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작품 소개 현장음]

서울 중구에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곳 갤러리문에서 '일상화된 건축의 관찰과 기록'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시장으로 들어오니 김지애 작가의 회화 작품이 선보여지고 있었는데요. 이 전시를 기획한 정윤천 교수가 관람객에게 김지애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시에서 다루는 아파트는 1971년에 준공된 여의도 시범아파트로, 한국 최초의 고층 아파트입니다. 벌써 50여 년의 세월을 거쳐 온 아파트인데요. 이번 전시를 위해 각기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8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시각으로 작품을 표현했습니다. 먼저 이 전시의 시작,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정윤천 교수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정윤천 교수] “이 전시는 사실 4년 동안의 연구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기획하게 됐고요. 한국연구재단이라는 곳에서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관한 연구지원을 받았고 지금 이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보여주고자 기획했고요. 전시 형식으로 만든 이유는 연구의 결과를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같이 공유하고자 생각했고 또 여기에 많은 작가분들이 참여하셔서, 연구자의 시선보다는 좀 다양한 시선을 담고자 기획했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연구한 것은 2018년부터입니다. 초반에는 기초 자료를 모으려고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아서 (한국) 국가기록원이나 서울기록원, 서울도서관에 찾아가 흩어진 자료를 우선 한데 모았습니다. 그리고 연구 결과를 전시로 옮기면서 정윤천 교수는 관람객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시 구성에 신경 썼는데요.

[녹취: 정윤천 교수] “전반적으로는 조금 더 쉽게 볼 수 있는 이미지라든지 페인팅이라든지 사진 이런 작업들 위주로 전체적으로 배열했고 이 앞쪽 공간은 좀 편하게 들어와서 그림도 감상하고 이 아파트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그런 인트로 스페이스들 이런 것들로 배열했고요. 이제 안쪽에 들어가시면 조금 더 전문적인 내용들을 볼 수 있게 구성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 안쪽에는 건축 연구자의 결과물도 있고요. 그다음에 또 드로잉도 있고 여러 가지 다이어그램(도표)이라든지 또 주민 설문 결과들 이런 것들도 안쪽에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들어와서 깊게 보고 나갈 수 있는 이런 구성을 의도했습니다.”

건축 전시는 어렵다는 관람객의 편견을 깨기 위해 좀 더 다양한 작가의 시선으로 전시를 꾸몄는데요. 전시를 기획하며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었을까요?

[녹취: 정윤천 교수]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가장 큰 특징은 50년 동안 거주자에 의해서 계속 변했다는 부분이 가장 크거든요. 그러니까 우리가 건축이라고 하는 작업은 그냥 설계자가 끝내고 끝, 하는 이런 작업이라고 사람들이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이제 그 이후에 거주민에 의해서 계속 변하고 또 건축도 변하고 또 살아가는 어떤 모습에 적응해가는 그런 분들이 이 아파트를 통해서 저는 보여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강조해서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정윤천 교수는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살고 있는데요. 그래서 조금 더 깊은 시선으로 아파트를 바라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정윤천 교수] “거의 초등학교 때부터 살았고요. 여기에서 놓치기 쉬운 변화들이 있는데 그거를 직접적으로 알고 이해하고 또 그런 것들을 조금 더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가장 이 전시를 깊게 볼 수 있게 정리한 그런 부분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럼 50여 년의 시간 동안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어떻게 변화됐을까요?

[녹취: 정윤천 교수]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초기에 4가지 타입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모든 집들이 다 다양한 방식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실제로 거주자들이 리모델링하시고 그다음에 아파트가 다른 동시대에 지어진 아파트와는 다르게, 고칠 수 있게 아주 적합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다른 모습이 더 많이 만들어졌고요. 그리고 거의 1천600세대가 있는데 저희가 다 확인하지 못했으나 그래도 1천600개가 조금씩은 다 다르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되고 그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이 아파트가 가지고 있는 가장 다른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그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정윤천 교수는 거주자의 생활 방식과 취향에 따라 변화된 다양한 모습을 건축 드로잉으로 표현했고요. 그 옆에 놓여진 신은기 작가의 작품에서도 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화한 부엌의 모습이 건축 드로잉으로 표현됐습니다. 또한 신은기 작가도 시범아파트의 주민이라고 하는데요.

[녹취: 신은기 작가] “저도 거기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같은 집에서 계속 살고 있고 실제로 이 집이 저희 집입니다. 저희 집을 그린 상황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애착도 있고 그다음에 또 건축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이 아파트가 갖는 어떤 건축 역사적 가치, 건축 자산적 가치도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거주자이자 연구자로서 같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은기 작가는 많은 공간 중 왜 부엌을 연구했을까요?

[녹취: 신은기 작가] “아파트가 1971년에 건립이 됐는데 가구를 배치하려고 보니까 세탁기를 놓을 자리가 없었어요. 왜냐하면 71년도에 세탁기가 없었습니다. 아직 일반 가정에 없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시 이 아파트를 설계했던 사람들은 세탁기를 놓을 자리를 마련해 줘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하고 만들었던 집이죠. 그래서 2000년대 들어와서 오늘날은 세탁기가 필수잖아요. 그래서 이 세탁기를 어디다 놔야 되나 찾았고 이제 좀 많이 했던 게 어디냐 하면 이게 원래 부엌의 벽이고요. 여기 바깥이 복도고 이 사이가 테라스예요. 외부 공간입니다. 요새 많은 집들이 이렇게 벽을 막아서 서비스 공간을 만들어서 세탁기를 거기다 집어넣더라고요. 테라스에다가 벽을 세워서 실내로 만든 거죠. 거기다가 세탁기를 집어넣은 거예요.”

이어 신은기 작가는 한국의 잊혀진 건축 자산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람객이 관심 가져주길 바랐습니다.

[녹취: 신은기 작가] “오히려 일제강점기 시대 때보다도 70년대, 80년대는 자료가 더 없어요.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너무 빨리 변화하느라 이런 자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이미 있었다가 없어진 건물은 어쩔 수 없지만 앞으로도 이제 향후 몇십 년간은 건물이 정말 많이 없어질 겁니다. 왜냐하면 그만큼 70년대에 엄청나게 많은 건물을 지었고 내구연한과 여러 가지 연한이 지금 다가오는 시점이기 때문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없어질 건데, 물론 누구나 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물들은 다들 기록을 남기세요. 하지만 이렇게 경계에 있는 애매한 건물도 굉장히 많은데 그것이 조금 안 중요해 보이더라도 누군가는 다 관심 가지고 다 기록을 남겨주시면 그게 또 한 몇십 년 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시장에서는 한국 시민 김민희 씨가 오늘날 시범아파트의 모습을 담은 사진과 회화 작품을 살펴보고 있었는데요.

[녹취: 김민희 씨] “(한국) 첫 모델인 아파트를 이렇게 다른 시각으로 보여준다고 하니까 그게 좀 흥미로웠어요. 저는 지금 이 회화 작품이 조금 더 눈이 가는 것 같아요. 크기도 하지만 이거를 그대로 그려놓은 게 아니라 작가의 생각을, 상상력을 여기다 입힌 것 같아서 좀 다양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요즘에는 뭐 발코니들 이런 것들이 발전하고 그런 개인, 집안에 있는 삶을 더 중시해서 각 층마다 정원이 들어간 아파트도 나오고 한다잖아요. 그러면 뭐 그런 것들이 조금 더 변형돼서 집 안에서 모든 걸 즐길 수 있는 그런 아파트들이 나오지 않을까요. 각각 세대별로 자기 개성을 담아낼 수 있는 그런 아파트들 그런 것들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건축학과 4학년이라는 송한빛 씨는 건축 디자인에 관련한 영감을 얻기 위해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녹취: 송한빛 씨] “옛날과 현대가 조합되어서 새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방법이 되게 신기했던 것 같아요. 배치 같은 경우도 되게 보지 못했던 것들이 좀 많아서 제가 공부했던 것과는 약간 다른 배치들이 좀 많이 보였던 것 같아요. 옛날 아파트는 노후화된 느낌이 있었지만 이렇게 변화되면서 현대와 더욱더 가까워지고 녹아드는 그런 느낌...”

끝으로 또 다른 관람객 서주원 씨는 50년 된 아파트의 생활상을 작품을 만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전시라고 전했습니다.

[녹취: 서주원 씨] “옛날이랑 비교해서 현재 반영된 건축물이나 혹은 투시도에 관련해서 변화된 것들이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식모방 같은 게 옛날에 있었는데 이제는 식모라는 그런 개념이 존재하지 않으니까 거기에 또 다른 가구들이 배치돼 있던 게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이런 게 또 하나의 역사고 또 어떤 큰 어떤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1인 가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까 1인 가구의 특성화된 그런 건축물이 많이 보여질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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