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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버트 조셉 전 국무차관] “북한 주민 주도 정권교체 추진해야… 인권개선∙정보유입 집중”


로버트 조셉 전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을 VOA 조은정 기자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로버트 조셉 전 미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을 VOA 조은정 기자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미국이 인권을 전면에 내세우며 북한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이 제안했습니다. 조셉 전 차관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협상에 집중하는 과거 전략 대신 새로운 대북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2003년 리비아의 핵포기를 이끌어낸 조셉 전 차관은 김씨 정권이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유입해 내부로부터의 정권 교체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조셉 전 차관을 화상으로 인터뷰했습니다.

[인터뷰: 로버트 조셉 전 국무차관] “북한 주민 주도 정권교체 추진해야… 인권개선∙정보유입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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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북한은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고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했습니다. 미국 정부에 새로운 대북 정책을 제안하셨는데요. 과거와 어떻게 근본적으로 다릅니까?

조셉 전 차관) 과거 미국의 대북 정책들은 놀랍도록 일관되게 협상을 통한 비핵화에 집중했습니다. 우리는 훨씬 다른 접근법을 제안합니다. 김씨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북한은 핵 프로그램과 미사일 전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점을 전제하면서 전략을 짰습니다. 경제와 외교 등 모든 국가적 도구를 활용해 북한을 봉쇄하면서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입니다. 더 나은 삶을 살고 마땅히 누려야할 기본적인 존엄성을 가지려는 북한 주민들의 열망을 토대로 내부로부터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보와 영향력 캠페인을 펼치면서 인내심을 갖고 힘과 의지를 투사하며 무엇보다 지도력을 발휘하면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기자) 미국의 과거 대북정책들이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조셉 전 차관) 30년 간의 정책이 실패한 ‘증거물 1호’는 북한 무기고 확대입니다. 아주 적은 숫자인 핵탄두 한 두개로 시작해 오늘날 40에서 60개로 늘었으며, 2027년까지 이 숫자는 최대 200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불과 4년 밖에 남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증가할 것입니다. 이러한 전망 대로라면 북한군의 역량은 영국군과 프랑스군과 같은 수준에 도달할 것입니다. 수년 뒤 북한이 핵무기를 수 백기 가지고 있을 때 우리가 이런 대화를 계속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는 또한 북한이 다른 불량국가들에게 핵 기술을 포함한 무기를 판매하는 경향을 알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심지어 테러 단체들에게 팔 것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책을 바꿔야 합니다.

기자)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을 지내셨는데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다른 나라들과 테러단체들에 전파한 증거를 보셨습니까?

조셉 전 차관) 탄도미사일 기술과 관련한 북한과 이란의 관계에 대한 증거는 아주 많습니다. 북한이 시리아에 원자로 핵기술을 수출한 것도 목격했는데, 이스라엘이 2007년에 공습으로 제거했죠. 우리는 북한의 확산 활동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재임 당시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를 만든 가장 큰 동기 중 하나가 북한의 확산 활동을 막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운송수단 확산 활동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기자) 정보 캠페인을 통해 내부로부터의 정권 교체를 추구한다고 하셨습니다. 현 김정은 체제하에서는 비핵화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까? 또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어떻게 비핵화와 정권 교체로 이어집니까?

조셉 전 차관)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김씨 정권은 핵무기 보유가 정권 생존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한 핵은 이웃 국가들을 위협하는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죠. 북한이 한반도를 통일하기 위한 전쟁을 시작할 경우 미국이 한국에 지원군을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확충할 것이 분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북한 정권의 가장 큰 취약성은 내부에서 비롯된다는 것입니다. 기본적인 인권을 부정 당했던 북한 주민들로부터 비롯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전략은 정보와 영향력 캠페인을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그들의 인권 상황이 최악이라는 점과 김씨 정권의 부패를 알리고, 외부 세계에 대한 진실, 한국의 자유와 번영을 전하는 것입니다.

기자) 다시 말하면 북한 정권이 교체 되거나 한국 주도의 통일이 될 경우에만 북한 비핵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판단하시는 거죠?

조셉 전 차관) 그렇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협상을 하더라도 성실히 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에 협상을 통해 핵능력을 흥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법에 명시했죠.

기자) 국가적 도구를 모두 활용하는 전략인데 북한을 전방위로 압박한다는 뜻인가요? 왜 다각도의 압박 캠페인이 이 시점에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조셉 전 차관) 냉전 기간 동안 미국이 소련에 대해 봉쇄 정책을 유지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잘 알 수 있습니다. 각 정권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기본적인 정책은 소련을 봉쇄하는 것이었죠. 조지 캐넌의 이론은 소련의 내부 역학이 정권의 종말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확히 그의 예견대로 됐습니다. 내부에서 곪았고 우리는 외부에서 압박을 유지했습니다. 물론 우리는 소련과 외교를 했고 전쟁을 피했습니다. 우리의 전략은 외교를 중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외교는 매우 중요한 수단이며, 우리는 무력을 동원한 정권교체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정보와 다른 물질을 제공하길 원합니다.

기자) 소련에 대한 봉쇄정책을 설명하셨는데요. 레이건 정부가 소련에 인권 문제를 제기했을 때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소련의 행동은 긍정적으로 변했습니까?

조셉 전 차관) 매우 복잡한 질문입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에 대한 4대 의제에 인권을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주장했습니다. 이 외에 경제 문제, 역내 문제, 중거리 핵전력 협약(INF) 등 군축 협상이 핵심 의제였죠. 이러한 다양한 노력들이 통합되면서 소련 정권의 종말을 촉진하고 가속화 시켰습니다. 소련 지도자들이 내부적으로 자신들의 입지가 불안하다고 인지한 점에서 이를 분명히 알 수 있죠.

기자) 북한은 핵 선제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핵무력 정책을 법제화했습니다. 이 점을 감안하면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선제적 무력사용을 포함한 비상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신중하고도 분별 있는 조치 아닐까요?

조셉 전 차관) 우리는 북한 정책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합니다. 북한은 김씨 정권이 위협을 받으면 핵무기를 선제적으로 사용하겠다는 점을 법제화했죠. 당연히 우리는 (북한의) 그 선택에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방위 태세와 억제 태세와 관련해 우리가 정권 교체를 달성하기 위해 무력을 선제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고서에 분명히 밝혔습니다. 북한이 공격을 진행하고 있고 특히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높은 확신이 있는 경우에만 미국과 한국이 선제적 무력 사용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은 다량의 화학무기와 생물학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자) 지금까지 저희가 큰 틀의 대북 정책의 전략을 살펴봤는데요. 북한의 도발이 사상 최고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조셉 차관님의 전략이 당면한 북한의 위기 고조에는 어떻게 대응합니까?

조셉 전 차관) 특별한 묘책은 없습니다. 북한은 핵무력과 미사일 개발을 계속할 것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로 미국 도시들을 볼모로 잡아두려고 하죠. 우리는 방위와 억제에 있어 인내심을 갖고 힘을 투사하는 전략을 추구합니다. 우리가 60년에서 70년에 걸쳐 소련에 대응한 것을 기억해야 합니요. 우리가 북한에 정보를 유입하는 등 이 전략을 추진한다면 북한은 그것보다 훨씬 짧게 걸릴 것입니다. 우리는 정권을 봉쇄해야 합니다. 북한의 도발적 행동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며, 현재 미국의 대북정책도 물론 북한의 도발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을 염두에 두며 인권 캠페인을 통해 정권의 종말을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조셉 차관님은 2003년 리비아의 핵포기를 이끌어 내셨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이 ‘리비아식 비핵화’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리비아 사례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 북한에 적용할 수 있을까요?

조셉 전 차관) 모든 확산 문제들은 독특하고 북한, 리비아, 이란은 모두 상황이 다릅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정책들의 공통점은 국가적 도구를 포괄적이고 응집력 있게 모두 통합한다는 점입니다. 리비아의 경우에도 그랬고, 북한에도 이런 정책을 이행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리비아 정부에 대해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하는 전략적인 결정을 내릴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북한에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북한이 지키지도 않을 합의만 나오는 협상을 계속 이어갈 수는 없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더 많이 만들 시간만 벌 뿐입니다.

기자) 바이든 정부에 이 정책 제안을 전하셨나요? 대선 주자들에게는요?

조셉 전 차관) 우리의 전략을 바이든 정부 최고위층에서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그들과 접촉해 우리의 전략을 설명할 것입니다. 또 대선 주자들에게도 우리의 전략 문서를 전달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차기 대통령이 취임하면 이 문제를 시급한 우선순위에 두고 적합한 사람들에게 맡기길 기대합니다. 이 정책을 이행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관료주의를 먼저 극복해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30년간의 실패한 정책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로버트 조셉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차관으로부터 비핵화 협상에 집중하는 과거 전략에서 탈피한 새로운 대북 전략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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