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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전문가 인터뷰] 마커스 실러 “북한 ICBM 재진입기술 갖춰…외부 지원으로 초고속 개발”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

북한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사전 연료주입 체계를 모두 갖췄다고 독일 ST애널리틱스의 마커스 실러 대표가 평가했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수십 년 걸려 완성한 고체연료 ICBM 기술을 북한은 너무 빨리 습득하고 있다며 ‘외부 지원설’에 무게를 뒀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독일 정부, 유럽연합 등에 미사일 기술 자문을 한 항공우주 공학 전문가 실러 박사를 조은정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상 각도 발사 능력을 보유했고 발사 시기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사님도 그렇게 판단하십니까?

실러 박사) 물론입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둘러싼 큰 논란이 있는 것을 알지만, 저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북한에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북한 ICBM은 작동한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정상 각도 발사가 가능할 것입니다. 가능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기자) 하지만 북한은 2017년 11월 화성-15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뒤 시험 발사를 네 차례 정도밖에 하지 않았는데요. 화성-15형을 안정적 미사일로 보시나요?

실러 박사) 엔지니어 입장에서 보면 그리 안정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무기들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봅니다. 북한은 역내에서 미국의 행동을 억지하려고 합니다. 실제 전쟁에 쓸 의도가 없다면 실험을 충분히 하지 않고도 배치할 수 있죠. 무기가 제기하는 위협만으로도 상대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요.

기자)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북한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셨지만, 미한 당국자들은 북한 ICBM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검증이 필요하다는 쪽입니다. 박사님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갖췄다고 보시는 건가요?

실러 박사) 우선 ‘열차폐막(Heat Shield)’의 무게가 중요한데요. 소형 미사일은 매우 가벼운 탄두만을 실을 수 있기 때문에 재진입체에 작고 매우 효율적인 열차폐막을 달아야 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ICBM은 매우 큽니다. 열차폐막 무게가 1~2톤 정도 돼도 괜찮죠. 따라서 열을 견디는 데는 아무 문제도 없을 겁니다. 그보다는 재진입체에 탑재되는 핵무기가 대기권 재진입 시 고열과 진동, 가속을 견딜 수 있을지가 더 큰 관건입니다.

기자) 북한이 재진입체 기술을 갖췄다고 보시는지 질문드렸는데요.

실러 박사) 가장 기본적인 역량은 갖췄다고 봅니다.북한은 세 가지 다른 ICBM을 개발했으며 네 번째 ICBM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핵무기도 있습니다. 재진입 기술 획득은 전체 시스템에서 가장 쉬운 부분입니다. 북한은 30여 종의 다양한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북한이 기술을 가졌는지 여부가 아니고 그 기술을 누구의 도움으로 확보했느냐 입니다.

북한이 지난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 화성-15형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8일 평양국제공항에서 화성-15형 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기자) 북한 미사일 역량이 너무 빠르게 진전돼서 그런 의문을 가지시는 건가요?

실러 박사) 북한의 프로그램은 너무 성공적입니다.북한은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고 거대한 산업 기반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30여 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매년 새로운 형태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 지원을 받았다고 보십니까?

실러 박사) 분명히 우크라이나, 옛 소련, 러시아 기술의 흔적이 보입니다. 중국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지원을 받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일부 중국 기업들이 중국 정부가 모르게 장비를(hardware) 판매하고 있을 것입니다. 잘 모르지만 분명히 모종의 지원이 있을 것입니다.

기자) 북한이 ICBM의 재진입 성공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미사일 전파신호 송신 장치 텔레메트리를 갖추고 있습니까?

실러 박사) 제가 알기로는 태평양에 텔레메트리 체계와 적외선 레이더 탐지기를 장착한 북한 선박은없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일단 태평양으로 ICBM을 발사하면 그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질 것입니다.북한은 또 궤도에 자체 중계 위성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러시아나 중국의 통신위성을 사용해 북한으로 신호를 보내지 않는 이상 북한은 지평선 너머로 사라진 ICBM의 상황을 파악할 수 없습니다.

기자) 북한은 이번 화성-15형 발사 훈련이 기습발사 훈련이었다면서 명령에서 발사까지 몇 시간밖에 안 걸렸다고 했습니다. 북한이 주장했던 사전 연료 주입 체계, 즉 앰풀 방식을 이용했을까요?

실러 박사) 북한은 1960년대 소련의 옛 기술을 다수 갖추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앰풀화 기술을 갖고 있다고 꽤 확신합니다. 연료 앰풀화를 하면 액체연료를 발사 직전에 주입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부 러시아 ICBM은 여전히 그 기술을 쓰고 있고 발사까지 반응 시간이 2분도 안 됩니다.

기자) 북한이 개발 중인 고체연료 ICBM을 올해 안에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한국 군 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고체 연료 ICBM 기술을 어느 정도 진전시켰습니까?

실러 박사) 북한은 대출력 고체연료엔진 지상분출시험을 한 번 했습니다.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하기에 충분한 엔진이죠. 북한은 해외에서 모종의 지원을 받았을 것입니다. 북한이 조만간 고체연료형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북한이 자체 개발한 기술이 아닐 것입니다. 현실에서 이론을 실제로 구현하고 무엇인가를 만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서방 국가들, 러시아, 중국 등은 모두미사일을 개발할 때 수십번의 시험 발사를 했고 수십 년이 걸렸습니다.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어떤 국가가 6개월 만에 새로운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한다면 그 나라는 틀림없이 외부로부터 기술을 구매했을 것입니다. 첫 고체연료 ICBM을 개발하기까지 러시아는 20년이 걸렸고, 중국은 30년, 인도는 20년 이상 걸렸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어떻게 5년 만에 만들겠습니까?

기자) 북한은 20일 발사한 600mm급 초대형 방사포를 전술핵 공격수단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초대형 방사포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실러 박사) 물론입니다. 북한이 직경과 중량이 충분히 소형화된 핵탄두를 가지고 있다면 가능합니다.저는 핵무기 전문가가 아니고 로켓 전문가입니다.소형화만 됐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마커스 실러 박사로부터 북한의 미사일 역량과 외부 지원 의혹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내일은 반 밴 디펜 전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수석부차관보와의 인터뷰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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