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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서울] 40년 전 서울 풍경-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 사진전


[헬로 서울] 40년 전 서울 풍경-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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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열리는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40년 전, 서울의 사라진 풍경과 마주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서울의 재개발 예정지 곳곳을 담은 사진을 통해 그 시절, 삶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데요. 변화하는 한국의 모습을 살펴보는 ‘헬로서울’, 오늘은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열리는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 전시 현장으로 안내해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작품 소개 현장음]

서울 관악구에 있는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뮈에인, 내 마음속의 오목렌즈' 사진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김재경 작가가 자기 작품 중 하나인 'mute'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녹취: 작품 소개 현장음]

전시 제목인 '뮈에인'은 그리스어로 '신성하게 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은 여러 차례 재개발을 거쳐 초고층 빌딩과 아파트로 가득한데요. 1980년대, 작은 집들이 모여있는 '달동네'와 그 당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다시 한번 질문하고 있습니다.

마음속 오목렌즈를 통해 과거로부터 배우는 길과 미래로 나아가는 길을 더 멀리 내다보고자 한 건데요. 먼저 전시 소개, 서울대학교미술관 학예연구사 오진이 씨에게 들어봅니다.

[녹취: 오진이 학예연구사] “196점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1982년도 작품부터 2010년도 작까지 서울 곳곳에 10곳이 넘는, 예를 들어서 봉천동, 신림동, 도곡동, 압구정동, 중계동, 상계동 등등 그런 곳에 재개발 예정지였던 곳, 지금은 아파트로 다 재개발되어서 도시가 되었으나 산동네 아니면 많이들 달동네라고 불렸던 곳에 그 당시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입니다.”

서울대학교미술관은 1년에 4차례 정도 주제를 정해 기획전을 엽니다. 이번 전시는 한 해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것을 고민할 수 있는 전시를 마련한 건데요.

[녹취: 오진이 학예연구사] “사실 이제 도시 주거인이 90%가 넘을 예정이라고 해요. 이미 85%는 넘었고 그런데 이렇게 도시화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어떤 공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며 무엇을 잃지 않아야 하는가? 이런 것을 같이 생각해보고자 이런 사진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모두 4명의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김정일 작가와 임정의 작가 그리고 최봉림 작가와 김재경 작가인데요. 서울의 오래전 풍경 사진을 가진 작가를 찾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고 합니다.

[녹취: 오진이 학예연구사] “일단 30년 전부터의 이야기에요. 그리고 사진을 그때 찍었어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일이었는데요. 특히 이제 기록 사진을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는 정말로 사비를 들여서 아무런 대가 없이, 이런 사진을 그냥 하루 이틀의 출사를 통해서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알려진 분들 10여 분들을 다 인터뷰하고 그중에서 양이라든지 아니면 지속성이라든지 또 작품으로서의 어떤 가치를 다 고려하여서 이 네 분의 작가님을 섭외하게 되었고...”

그렇게 모두 196점의 사진을 추렸습니다. 오진이 학예연구사는 전시 구성을 작가별로 나눴는데요.

[녹취: 오진이 학예연구사] “제가 택한 방식은 먼저 김정일 작가님 사진 보고 임정의 작가님 사진 보고 이런 식으로 작가별로 했거든요. 왜냐하면 굉장히 특이하게도 그 작가분들이 집중해서 찍으신 연도가 다 달라요. 그래서 작가의 스타일도 보여주면서 1980년대 초부터 2010년대까지 관람객들이 쭉 보면서 시간 여행할 수 있게 크게는 그렇게 구성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로는 1982년, 서울의 재개발 예정지를 담은 김정일 작가의 사진, 50여 점이 선보여지고 있습니다.

[녹취: 오진이 학예연구사] “그 당시에 사진학과 대학생이었어요. 그런데 다큐 사진이라는 거 그리고 굉장히 진실을 기록하는 객관적인 그런 기록자가 되어야 한다는 일종의 젊은이로서의 사명감 이런 것으로 해서 재개발 예정지에, 어떻게 보면 누추하죠. 그러한 집 아니면 공공기관을 정면으로 아주 담대하게 포착해냈습니다.”

김정일 작가의 사진에는 관악구 봉천동의 공용 화장실, 강남구 압구정동의 판잣집, 또 뛰어노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담겨있고요. 이어서 임정의 작가의 사진이 펼쳐졌습니다.

[녹취: 오진이 학예연구사] “임정의 작가님은 한국 건축 사진의 제1세대, 그 문을 여셨다고 해서 아주 유명하신 분인데 그분의 대규모 건축 사진은 모든 사람이 알아도 이분이 이렇게 5년, 6년, 7년을 재개발 예정지를 다니면서 이런 사진도 찍으셨나 라고 놀라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야말로 아주 몇백 채가 보이는 롱샷(long shot)에서부터 그 건물의 화분까지 그리고 대문 하나까지 찍으시는 클로즈업(close-up) 사진까지 정말 수천 장 제 생각에 만 장 넘을 것 같아요. 그거를 다 기록해놓으셨고 이번 전시를 위해서 다시 그걸 다 손수 셀렉(select) 하시고 다시 인화하셔서 출품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김재경 작가는 1999년에서 2000년까지 좁은 골목과 계단의 모습을 담은 'mute' 연작을 소개했는데요. 평소에도 도시 주거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김재경 작가입니다.

[녹취: 김재경 사진작가] “도시 주거라는 게 우리가 필요한 주거 수요 문제를 그러니까 공급이라고 할 수 있겠죠. 주거를 공급하기 위해서 대규모로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통해서 공급돼왔던 게 지금의 현실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그 수요 또는 공급이라는 측면에서 대규모의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 낙후한 주거지들을 대규모로 삭제하고 다시 지어왔던 거죠. 그러나 우리 삶 속에 여러 가지 관련성에 비춰봐서는 우리가 살던 집에 사람의 관계가 매우 많거든요. 그런 부분에 저는 약간 문제가 있다고 지속해서 사진 작업화했던 것이죠.”

그러면서 김재경 작가는 전시를 통해 우리의 삶을 담는 집에 대한 생각을 좀 더 깊이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현장에는 서울대학교 재학생인 이하은 학생이 사진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는데요. 그 소감 들어봅니다.

[녹취: 이하은 학생] “내가 정말 이러한 기록들, 이런 사진들이 아니었다면 그걸 정말 생생하게 그걸 느낄 수 없었겠구나, 당시에 그러한 분위기나 시대상을 느낄 수 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되게 의미 있게 다가왔었고요. 그리고 사실 저도 재개발 때문에 3년 전에 아파트로 처음 이사를 하게 됐는데 사진 보면서 저희 아빠가 많이 생각이 났던 것 같아요. 아빠가 그 동네에서 1960년대부터 계속 살아오셨다가 처음 이사를 하셨던 거였는데, 이런 사진들을 봤을 때 뭔가 또 아빠께서 보시는 시선이나 감상이 또 되게 다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저의 추억과 다시 되새김하는 자리이기도 했고, 동시에 아빠의 추억이었을 수도 있을 장소들을 좀 상상해보는 그런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현재 사진 작업을 하는 김한준 씨도 사라져가는 것을 기록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한준 씨] “과거에 재개발 지역을 담으셨던 사진전이라고 하셔서 사진의 매력 중의 하나가 사라져가는 것을 기록하는 매력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데 저의 앞세대의 사진가분들이 담으셨던 그 시선을 조금 배우고 느껴보고 싶어서 왔습니다. 전시 둘러보니까 그 당시에 최봉림 작가님께서 봉천동의 아이들의 골목길 모습이나 그 삶의 모습들이 담겨 있는데 오늘날에는 솔직히 그런 거를 한국에서는 담기가 좀 조심스러운 상황이잖아요. 미국처럼 예를 들면 공공장소에서의 삶의 모습을 쉽게 접근하고 담고 기록할 수 있을 정도의 어떤 표현의 자유 그런 거를 담을 수 있는 게 한국도 어느 정도 보장되면 이렇게 삶의 모습들이 계속 기록되고 담길 수 있지 않겠냐는 좀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전시장을 찾은 70대의 관람객들은 자신의 어렸을 적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최인숙 씨] “우리 때는 이렇게 살았는데 지금 젊은이들이 이걸 보면 이해할 수 있을까? 옛날 모습이 그대로 있는 거죠. 제가 49년생이니까 그 뭐 한 70년을 살아왔잖아요. 그러니까 가슴에 와 절절히 닿죠. 압구정동 뭐 저기 신림동 저쪽에 봉천동 이런 거 다 기억나죠. 너무 좋죠. 왜냐하면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지 미래를 나아갈 수 있는 거잖아요. 이게 역사의 한 발자취잖아요. 그러니까 너무 좋은 거죠.”

[녹취: 김희국 씨] “이런 기록은 오랫동안 남겨놔야 하는 것들이잖아, 내가 70이 됐어요. 한 육십 년 전의 사진을 갖고 있는데 이제 그런 거 보면 마당에서 외할아버지 회갑 때 가족들 사진 찍은 것들 있잖아. 그런 거 보면 옛날의 가족 구조가 대가족 제도를 이루고 있었던 또 그런 데 대한 기억도 좋더라고 그러니까 오래된 것을 잘 보관하고 있는 게 참 좋은 의미인 것 같아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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