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워싱턴 톡] 미 전직 고위관리들 “확장억제 대응력 불충분…한국 핵무장 옵션 배제 못해”


8일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려 이동 중이다.
8일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려 이동 중이다.

미국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했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미국이 한국에 제공할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미국의 확고한 방어 공약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현실적 대응이 되기 어렵다는 진단인데요. 특히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 역량을 완성할 경우 과거 소련이 그런 수준에 도달했을 때와 비슷한 파장을 일으켜 미한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며 한국의 자체 핵무장 옵션도 배제될 수 없다고 내다봤습니다. 18일 영상으로 공개된 VOA ‘워싱턴 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과 프레드 플라이츠 전 NSC 비서실장의 대담을 함지하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진행자) 3국 공조를 원하는 미국의 주도하에 일본과 한국은 과거사 논쟁에도 불구하고 공통의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왜 과거가 아닌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보십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일본, 미국, 유럽, 한국 등 우리 모두는 근본적인 국제 질서를 겨냥한 여러 위협에 함께 직면하고 있어 협력이 중요합니다. 미국, 일본, 한국 세 나라 모두 전쟁 등을 겪었음에도 1945년 이래 번영을 누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번영이 지금 중국, 러시아, 북한 등의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세 나라는 전반적인 위협에 대한 공통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게 세 나라 이익에 크게 부합하고요. 공동성명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어조와 우선순위가 다르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셔먼 부장관이 보여준 것은 한국이 북한을, 일본이 중국을 상대로 더 초점을 맞춰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같이 연대하고 있으며 함께 대응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15년 전 부시 정부 때 삼각 공조를 추진하려던 때보다 훨씬 발전한 것입니다.

진행자) 트럼프 정부에서 백악관 NSC 비서실장을 지내셨는데요. 한국보다 일본이 미국과 더 강력히 연대한다는 평가가 미국 정부 내에 있습니까? 특히 중국 정찰풍선 사태 이후 한국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어떻게 더 적극적으로 연대할 수 있을까요?

플라이츠 전 실장) 중국은 미한일 삼각관계에서 한국이 약한 고리가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듯한 중국의 행동을 한국이 목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중국과 러시아는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안보리 결의가 부결된 것은 이때가 처음입니다. 최근 열병식에 동원된 많은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에는 중국산 부품이 사용된 듯합니다. 북한이 갑자기 이 차량 제작 능력을 습득한 게 아니라면 말이죠. 아마도 중국 때문일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이 트럼프 정부 때만큼 북한을 강경하게 대하지 않거나 혹은 중국이 북핵 프로그램 개발을 적극 지원하진 않더라도 못 본 척한다면 한국은 일본과 같은 편에서 싸울 것이라고 결정한 것 같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백악관 시절에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 중이었는데요. 당시 한국이 미한일 관계에서 약한 고리로 간주됐습니까?

플라이츠 전 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와 제 상관인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모두 문 대통령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햇볕정책’과 대북 외교를 실제로 믿었죠. 물론 그 때문에 칭찬받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북한에 강경한 접근법을 취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 때로는 문재인 대통령을 압박해야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으로 협력한 공로가 있습니다. 그가 약한 고리였다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다만 그는 트럼프 정부의 공세적인 접근법에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진행자) 일본은 최근 국방력 강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 압박 전략에 적극 참여하길 주저하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일본에 더 의지하고 일본 국방력 강화를 더 지지하게 되지 않을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데이트 관계가 아닙니다. X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Y와 더 적은 시간을 보내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미국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과의 양자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전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또 3자 관계도 강화하려 합니다. 2007년 말과 2008년 제가 직접 경험한 한일 간 마찰에 비하면 큰 진전입니다. 지난해에는 2017년 이래 처음으로 미한일 연합군사훈련이 실시됐습니다. 한국도 이 연대의 일원이 돼야 한다는 걸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한국이 북한에 우선순위를 두고 중국과 밀접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걸 고려할 때 일본과 입장이 똑같진 않을 겁니다. 한국의 주요 위협은 북한이고 일본의 주요 위협은 중국입니다. 인도처럼요. 우리는 인도가 중국 견제에 엄청나게 중요한 동맹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못 본 척했죠. 미국은 이처럼 세련된 수준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미한일 3자 사이에 이와 관련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미국 정책 입안자들이 한국이 처한 그런 독특한 상황을 민감하게 이해한다는 뜻입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물론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중국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입장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유연성과 이해를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공동 회담을 하고 공동 성명까지 낸 것이죠. 비록 각국이 내세운 우선순위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요.

진행자) 셔먼 부장관과 한일 외교차관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했습니다. 그런데 미국 정부 내에 한반도 비핵화가 가능하리라고 믿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이라도 있나요?

플라이츠 전 실장) 확실히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한반도 비핵화는 트럼프 정부의 목표였고 김정은도 미북 정상회담에서 여기에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실무협상에서 아무 진전이 없었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됐더라면 비핵화 목표에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고 저는 기대했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했을진 모르겠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돼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워싱턴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실제로 달성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봅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북한 문제를 실제로 해결하려 한다고 보세요? 혹시 그냥 관리하면서 뒤로 미루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아주 좋은 질문입니다. 제 주요 전문 분야인 중동에 대해 같은 질문을 하더라도 저는 같은 대답을 할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위협을 명백하고 공격적이며 무자비할 정도로 우선시하고 있습니다. 이란, 국제테러, 북한 위협은 후순위입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사고가 나거나 실수를 할 수 있죠. 특히 북한이 그런 경우이고 이란 핵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울러 어떤 지역의 불안과 불안정도 전 세계의 전반적 집단 안보 체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도 이를 이해하고 있고 국가안보전략에도 명시했습니다. 우리는 한국을 방어함으로써 역으로 우크라이나 방어를 돕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전략의 일부라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웬디 셔먼 부장관이 두 외교차관과 만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 문제를 무시하지 않지만 확실히 중국이나 러시아만큼 높은 우선순위를 두진 않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정부가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한반도 주변의 방위 태세 또한 강화하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군사훈련을 취소하면서 방위 태세가 4년간 약화된 거 아닐까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매우 중요한 점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동유럽 등 일부 지역에 대해선 군사력을 증강했지만, 진행자 말이 맞습니다. 하지만 군사력만 증강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중동에서도 같은 문제를 봅니다. 미국 중부사령부가 중동에서 매우 강력한 전방 부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외교적 접근과 전략 없이 군사력과 군사 자산 배치 그리고 주둔만으로는 지역이 혼란에 빠지는 것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문제입니다. 플라이츠 부소장이 언급한 대로 우리는 북한과의 외교가 필요합니다. 군사력 보강을 위해 중동 외교가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요. 군사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진행자) 플라이츠 실장님. 덧붙일 말씀 있나요?

플라이츠 전 실장)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 정부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 위협을 근본적으로 무시했습니다. 오바마 정부 당시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협이 엄청나게 커졌습니다. 제프리 대사 말대로 이것은 우선순위의 문제입니다. 바이든 정부의 우선순위는 중국과 러시아에 맞춰졌고 끔찍한 2015년 이란 핵 협상을 되살리는 것입니다. 미국은 글로벌 파워입니다. 여러 위협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해 75발 넘는 미사일을 시험했고 7차 핵실험을 준비 중인 듯합니다. 이것은 국제 안보를 매우 심각하게 위협하는데 바이든 대통령은 국정연설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매우 유감입니다. 제 연구소는 이 문제에 대한 백악관의 관심을 환기하려 합니다.

진행자) 하지만 75발의 북한 미사일 시험에 대응해 미국과 한국은 확장억제와 방위 태세를 강화했습니다. 확장억제 논의도 전례없이 활발히 진행 중이고요.

플라이츠 전 실장) 그것이 이 위협에 대한 실질적 대응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북한을 관여시키는 데 진지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확장억제라는 현재의 대응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플라이츠 전 실장) 그것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북한에 관여할 진지한 계획이 없습니다. 최근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이 북한을 거의 언급하지 않은 게 가장 좋은 예이고요. 바이든 정부는 전 세계 다른 분쟁들에 주의가 분산돼 북한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대북특별대표를 상근직으로 승격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더 진전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진행자)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에 대해 한국인들이 우려할 만하다고 보시나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우선 북한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공약은 확고하고 견고합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이 점을 최근 재확인했습니다. 그럼에도, 군사적 조치만 취할 수는 없다는 견해에 동의합니다. 전투기를 더 자주 띄우고 여러 종류의 무기를 과시하는 군사적 조치는 쉬운 일이죠. 외교적 전략을 세워야 하며 군사적 조치는 한 요소일 뿐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심지어 군사적 측면에서조차 북한은 미국의 방어망을 압도하고 핵을 탑재한 ICBM으로 미국을 타격할 능력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몇 년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것은 판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1950년대와 60년대 소련이 이런 능력을 갖췄을 때 우리는 매우 중대한 조치를 취해야 했습니다. 당시 프랑스는 자체 핵무기 능력을 개발하기까지 했죠. 최근엔 억지력과 군사 조치가 강화됐고 어느 때보다도 진전됐으며 특히 일본과 한국이 더 통합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는 다가오는 군사 위협에 실질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며 진정한 외교를 대신하지도 못합니다.

진행자) 군사적 측면에서 현재의 확장억제에 더 추가할 요소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어떤 요소를 추가해야 하죠?

제프리 전 부보좌관) 세 가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선 미국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다시 배치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에 한국에서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유럽에도 전술핵을 배치했습니다. 핵무기 공동 통제도 추가돼야 합니다. 몇몇 나토 국가들과 그렇게 하고 있죠. 기밀이어서 제가 국가명을 밝힐 순 없지만 그들이 비행기를 조종하고 우리는 무기를 제공한다는 걸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드골 대통령 당시 프랑스처럼 자체 핵 능력을 개발하겠다는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 대통령은 이미 그 부분을 암시했죠. 이런 방안들은 매우 중대한 군사적 조치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을 북한이 역내에 제기하는 위협에 대한 미한 간 통합된 외교 전략과 따로 추진할 순 없습니다.

진행자) 87%의 한국인들이 독자적 핵무기나 미국 핵무기를 영토 내에 갖고자 하는 게 타당하다는 뜻입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아주 좋은 질문이지만 분명한 답은 피하겠습니다. 우선 우리는 협력국 국민들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특히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의 목소리는 중요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인들이 중요한 쟁점들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저 B-2 폭격기를 한국 영공에 더 자주 전개하자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건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우리가 지금 하는 일이지만요. 이건 중요한 질문들입니다. 전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하는 게 중요합니다. 50년 전 소련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타격할 능력을 갖춘 것은 우리의 유럽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꿨으니까요. 이것은 우리와 한국의 관계도 근본적으로 바꿀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주자는 일본과 한국이 미국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체 핵무장을 추진한다면 이를 지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한일 핵무장을 지지할까요?

플라이츠 전 실장)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어떤 공화당 대통령도 한국, 일본과 강력하게 연대할 것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다시 집권해도 한국, 일본의 핵무기 개발을 최선의 방안으로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핵 프로그램이 계속 진전되면 한국 핵무장 위협을 밀어붙일 것으로 봅니다.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중국과 더 관여할 것입니다. 미국은 유엔 제재 이행과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을 위해 중국을 충분히 압박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모든 문제의 핵심인데 지난 2년간 관련 움직임을 보지 못했습니다.

진행자) 2017년 제임스 클래퍼 당시 국가정보국장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훌륭한 무기인 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게 신경 쓰인다”고 말했는데요. 비무장지대를 따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면 북한 정권이 ‘완전히 미쳐버린다’고 클래퍼 전 국장은 밝혔습니다.

플라이츠 전 실장) 클래퍼 국장에 동의합니다. 외부 세계에 대한 지식이 퍼지는 것을 김정은 정권과 일가는 매우 두려워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겪는 결핍과 억압을 그들 스스로 알아차리는 것을 정권은 원치 않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외부 세계의 실상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는 정보가 북한 정권에 대항하는 매우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한국에 많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CIA 팩트북은 북한이 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이자 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런 나라를 상대할 때 미국이 쿠데타나 정권 붕괴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신중한 처사 아닙니까?

제프리 전 부보좌관) 물론 그렇습니다. 제 말을 믿으세요. 미국 정부 깊은 곳엔 항상 업데이트하는 계획들이 있습니다. 그게 미국 정부가 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부분에 신중해야 합니다. 미국은 30년간 이 문제를 생각했습니다. 클래퍼 전 국장 발언으로 돌아가면 정보 혹은 소프트 파워를 통해 군대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모든 국제 문제를 없앨 수 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이든 북한의 삼대에 걸친 지도자이든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불가능하진 않지만 확률은 낮습니다. 우리의 정책과 전망을 거기에 기초할 순 없습니다.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좋은 일이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통할 거라고 가정하진 맙시다. 거의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진행자)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웬디 셔먼 부장관이 2016년 CSIS 행사에서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등이 북한의 정권 붕괴나 쿠데타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진지하게 이 부분을 고려하자면서요.

제프리 전 부보좌관) 물론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정책의 중심이 될 순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그것을 장려하게 될 것이니까요. 너무 빨리 앞서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결과를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길을 가기 전에 먼저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아시아 동맹들의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고려할 순 있지만 지금까지 논의했던 다른 조치들과 같은 선상에 놓을 순 없다는 것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인민군 창건일 75주년을 맞아 개최한 열병식에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신무기를 공개했습니다. 북한이 조만간 고체연료 ICBM 실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플라이츠 전 실장) 열병식은 매우 도발적이었고 1만 5천 km 사거리의 화성-17형 ICBM들을 선보였습니다. 쉽게 얘기하자면 뉴욕시와 서울이 1만 1천km 떨어져 있죠. 따라서 이 미사일들은 미국 동부를 타격할 수 있습니다. 고체연료 ICBM도 최소한 그 정도 거리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고체연료 ICBM이 위험한 것은 액체연료에 비해 숨기기 쉽다는 건데 발사 직전 연료를 채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고체연료 ICBM은 매우 예민하고 위험하며 은닉할 수 있고 재빨리 발사할 수 있습니다. 열병식에 실제 고체연료 미사일이 동원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원형 발사관들만 보였는데 그 속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떤 미사일인지만 추정할 수 있죠. 북한이 고체연료 미사일을 시험해왔다는 일부 정보가 있습니다. 앞으로 이걸 시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북한 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주목되는 건 실험한 것보다 훨씬 뛰어난 역량을 선보여 왔다는 점입니다. 많은 로켓 전문가들은 북한이 상당한 외부 지원을 받고 있고 아마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로켓 과학자들이 그들의 한계를 뛰어넘도록 돕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5~6년 전에는 북한의 많은 미사일 실험이 실패했지만 2017년부터는 지상 미사일 시험을 뛰어넘어 장거리 미사일 실험에 거듭 성공했습니다.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겁니다. 북한이 갑자기 고체연료 ICBM을 시험해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로켓 엔진 실험을 충분히 하지 않은 상황이라도 말입니다.

진행자) 북한이 핵 개발 영역에서도 외부 지원을 받고 협력했을까요? 특히 이란과 말입니다.

플라이츠 전 실장) 저는 꽤 오래전부터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북한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파키스탄 핵의 아버지’라 불리는 A. Q. 칸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양국이 미사일 기술 부문에서 협력하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이란 과학자들이 북한 핵실험을 참관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확실한 핵 협력 정보는 저도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협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아마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대신해 ‘임계전 핵실험’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이 두 적대국은 확실히 많은 공통 목표를 갖고 있고 그들이 협력하고 있다고 해도 놀랍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제임스 제프리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부보좌관과 프레드 플라이츠 전 NSC 비서실장의 대담을 들으셨습니다.

※ 위 대담 영상은 VOA 한국어 방송 웹사이트와 YouTube, Facebook의 '워싱턴 톡'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워싱턴 톡] “확장억제 대응력 불충분…한국 핵무장 옵션 배제 못해”
please wait

No media source currently available

0:00 0:25:00 0:00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