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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주재 당 중앙군사위 개최…“전쟁 준비태세 엄격 완비”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6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6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

한 달 넘게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쟁 준비태세 완비를 지시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확장억제를 강화하고 대규모 연합훈련을 앞둔 시점에서 대내 결속과 대미 경고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대외 관영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4차 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6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7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소집한 것은 지난해 6월 21일부터 사흘간 열린 제8기 제3차 확대회의 개최 이후 7개월여 만입니다.

또 김 위원장이 공개석상에 나타난 것도 지난해 12월 31일 600mm 방사포 증정식 연설 이후 37일만입니다.

‘조선중앙통신’ 등은 김 위원장이 이번 회의를 지도했고 회의에선 올해 주요 군사정치 과업과 군 건설 방향에 대한 전망적 문제들이 심도있게 토의됐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회의에선 군사사업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기구편제 대책과 조성된 정세에 대처해 작전 전투 훈련을 확대 강화하고 전쟁 준비태세를 완비하는 문제 등을 토의 결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당의 방대한 투쟁과업을 무적의 군사력으로 억척같이 떠받들고 힘있게 개척해나가는 데서 백승의 위훈을 떨쳐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이번 회의에 대해 “지난해 연말 열린 당 전원회의 결정 사항의 관철을 위한 후속 조치 차원으로 이해한다”며 “군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 이후 첫 첫 공개활동으로 군 회의를 주재하고 전쟁 준비태세 완비를 논의한 것은 미한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 등 대외 정세 변화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최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의 방한과 서해상에서의 연이은 미한 공중연합훈련, 그리고 다가오는 대규모 미한 연합훈련 등을 의식해 김 위원장이 군 기강을 다잡고 정면대결 의지를 대외에 알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최근 미국의 국방장관이 방한하고 나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을 좀 더 확고히 한다는 의지를 발표를 하고 연이어서 5세대 첨단 스텔스 전투기를 동원한 훈련을 진행한 바 있죠. 그래서 북한도 그동안 조용했지만 이제 한미의 북한에 대한 대응 방향이 좀 더 공세적으로 바뀐 이상 북한도 그에 따른 대응태세를 갖춰야 되겠다는 차원에서 주요 군 지휘관들을 모아서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홍민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이번 회의는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보다는 만들어진 계획을 군 간부들에게 재차 주지시킴으로써 경각심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특히 ‘전쟁 준비태세’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미한 연합훈련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사전 경고성 대외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박사는 이번 회의가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주민들을 결속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달 하순 이례적으로 식량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기로 예고한 가운데 주민들에게 외부 위협을 부각시키면서 민심 동요를 막고 국방 분야에서의 김 위원장의 업적을 거듭 강조하려는 의도라는 게 차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차두현 박사] “무력 자체가 계속 건설돼 나가고 있고 또 그게 업적이고 지금이 전쟁 상태이기 때문에, 일종의 준전시 상태이기 때문에 지금 당면한 어려움이 있어도 겪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딱 좋은 거거든요.”

북한은 지난 5일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를 열고 이달 하순 '농사 문제와 농업발전의 전망목표들을 토의하기 위해'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를 소집하기로 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의 이번 회의 보도에서는 핵 무력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번 회의가 김일성 주석이 군의 현대화와 강화 발전을 위해 만든 ‘일당백’ 구호 제시 60주년 기념일에 열렸다고만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8일 건군절 75주년을 기념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열병식에 김 위원장이 참석해 연설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를 통해 보다 직접적이고 강경한 대외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5년, 10년 단위의 꺾어지는 해인 정주년의 건군절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 준비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는 것으로 미뤄 김 위원장이 연설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문성묵 센터장] “한미의 일련의 행동을 군사적 긴장 고조, 북한을 압살하려는 대북 적대정책의 일환임을 부각시키고 거기에 강력하게 대응하고 강국을 만든 김정은 업적을 부각시키고 앞으로 한국과 미국에 대해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그런 메시지를 함께 담으리라고 봅니다.”

한편 이번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통해 북한에 ‘미사일 총국’이 신설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회의 사진을 보면 회의 석상에 앉은 김정은 위원장 뒤쪽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미싸일(미사일)총국’이라는 글자와 마크가 새겨진 깃발이 서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사일총국은 북한 매체 보도에서 언급된 적이 없었고 사진상 깃발로 등장하기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깃발의 마크는 북한의 최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으로 보이는 미사일이 지구 위로 날아가는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깃발 상단에는 창설 연도를 적은 것으로 보이는 숫자의 일부인 ‘016’이 식별되는데 이 조직이 2016년 창설됐음을 뜻하는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국가항공총국이나 원자력총국 등 북한에서 ‘총국’은 주로 실무총괄 부서를 일컫는 점을 고려하면 미사일 총국은 군수공업부의 지도와 감독을 받아 미사일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탄도미사일을 직접 운용하는 전략군 등 군 부대와도 다른 별개의 행정조직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옵니다.

신종우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신종우 사무국장] “군수공업부에서 만들기만 하는 거지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계획을 세우고 주도하는 전반적인 플랜을 세우고 하는 게 미사일 총국 같습니다.”

홍민 실장은 “2016년은 북한의 제2경제위원회 산하 미사일 담당 총국이 리병철 중심으로 로케트공업부로 확대 개편된 해”라며 “로케트공업부가 미사일총국으로 명칭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 이성준 공보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미사일총국을 인지하고 추적하고 있었다”며 "관련 동향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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